북측 응원단 "다시 만나요"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위해 방남한 북측 응원단과 취주악단이 22일 오후 강원도 강릉 정동진 모래시계 공원에서 공연을 마친 뒤 “우리는 하나다”를 외치는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 북측 응원단 "다시 만나요"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위해 방남한 북측 응원단과 취주악단이 22일 오후 강원도 강릉 정동진 모래시계 공원에서 공연을 마친 뒤 “우리는 하나다”를 외치는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 유성호


북측응원단 정동진 공연 '눈물바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위해 방남한 북측 응원단과 취주악단이 22일 오후 강원도 강릉 정동진 모래시계 공원에서 공연을 펼친 뒤 “우리는 하나다”를 외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 북측응원단 정동진 공연 '눈물바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위해 방남한 북측 응원단과 취주악단이 22일 오후 강원도 강릉 정동진 모래시계 공원에서 공연을 펼친 뒤 “우리는 하나다”를 외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유성호


북측응원단 정동진 공연 '눈물바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위해 방남한 북측 응원단과 취주악단이 22일 오후 강원도 강릉 정동진 모래시계 공원에서 공연을 펼친 뒤 “우리는 하나다”를 외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 북측응원단 정동진 공연 '눈물바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위해 방남한 북측 응원단과 취주악단이 22일 오후 강원도 강릉 정동진 모래시계 공원에서 공연을 펼친 뒤 “우리는 하나다”를 외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유성호


북측 응원단이 눈물을 흘렸다.

22일 오후 강원도 강릉 정동진 모래시계 공원에서 열린 취주악단 공연 뒤였다. 몇몇 응원단원들은 손을 들어 눈가에 맺힌 눈물을 찍어내고 뺨을 닦았다. 눈시울이 붉어진 채 손을 흔드는 이들도 있었다.

이들이 눈물을 보인 까닭은 폴리스라인을 친 경찰들 너머에서 단일기(한반도기)를 열심히 흔들던 이들 때문이었다. 어느 때처럼 <다시 만납시다>를 끝으로 공연은 끝났지만 누구도 흩어지지 않았다. "우리는 하나다"를 먼저 외쳐, 결국엔 응원단의 선창 "우리는", 관중의 후창 "하나다"로 만들어냈다. 퇴장 순서를 기다리던 응원단에게 '답가'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들려주기도 했다.

방남 후 다섯 번째 공연이었다. (관련 기사 : 3중창 업그레이드하니 '구름관중'... 북 취주악단, 마성의 무대) 그러나 앞서의 공연들과 다른 점이 있었다. 시작부터 시민들이 응원단과 호흡을 함께 했다. 시민들은 응원단이 입장할 때부터 "우리는 하나다"를 외치면서 맞았다. 응원단은 그들과 시선을 맞추면서 오랫동안 손을 흔들었다. 두 번째 곡 <아리랑>이 연주될 땐 노래를 부르면서 함께 했다.

매번 새로운 공연을 추가했던 응원단은 이번엔 부채춤을 새로 선보였다. 파란 저고리에 흰 치마를 입은 응원단원들이 취주악단의 연주에 맞춰 분홍색 부채와 연두색 천을 휘날렸다. 시민들은 탄성을 보내면서 박수를 쳤다. 전북 김제에서 온 장일순(78, 여)씨는 "애기들이 너무 이뻐, 너무 잘해"라고 감탄했다.

공연 1시간 전인 오후 3시께만 하더라도 예상치 못한 분위기였다. 정동진 모래시계 공원 내엔 사람이 거의 없었다. 일부 관광객들이 북측 응원단 공연 소식을 듣고 자리를 잡았지만 10여 명 남짓 정도였다. 공원 측 관계자는 "주말엔 그래도 사람들이 많은 편인데 평일이라 한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응원단보다 먼저 공연 장소에 도착한 북측 기자단 쪽에서도 사람이 너무 없다고 걱정할 정도였다.

하던 행사 단축하고 온 농민들, 북측 응원단과 어우러지다



북측 응원단, 정동진 공연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위해 방남한 북측 응원단과 취주악단이 22일 오후 강원도 강릉 정동진 모래시계 공원에서 준비한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 북측 응원단, 정동진 공연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위해 방남한 북측 응원단과 취주악단이 22일 오후 강원도 강릉 정동진 모래시계 공원에서 준비한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 유성호


북측 응원단, 정동진 공연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위해 방남한 북측 응원단과 취주악단이 22일 오후 강원도 강릉 정동진 모래시계 공원에서 준비한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 부채춤 선보이는 북측 응원단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위해 방남한 북측 응원단과 취주악단이 22일 오후 강원도 강릉 정동진 모래시계 공원에서 준비한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 유성호


북측 응원단, 정동진 공연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위해 방남한 북측 응원단과 취주악단이 22일 오후 강원도 강릉 정동진 모래시계 공원에서 준비한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 북측 응원단 "만나서 반갑습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위해 방남한 북측 응원단과 취주악단이 22일 오후 강원도 강릉 정동진 모래시계 공원에서 준비한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 유성호


전농 회원들, 북측 응원단 공연에 맞춰 '통일 기차놀이'  전국농민회총연맹 회원들이 22일 오후 강원도 강릉 정동진 모래시계 공원에서 열린 북측 응원단과 취주악단의 공연을 지켜보며 함께 기차놀이를 하고 있다.

▲ 전농 회원들, 북측 응원단 공연에 맞춰 '통일 기차놀이' 전국농민회총연맹 회원들이 22일 오후 강원도 강릉 정동진 모래시계 공원에서 열린 북측 응원단과 취주악단의 공연을 지켜보며 함께 기차놀이를 하고 있다. ⓒ 유성호


전농 회원들, 북측 응원단 공연에 맞춰 '통일 기차놀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위해 방남한 북측 응원단과 취주악단이 22일 오후 강원도 강릉 정동진 모래시계 공원에서 공연을 펼치자, 수많은 시민들이 한반도기를 흔들며 화답하고 있다.

▲ 전농 회원들, 북측 응원단 공연에 맞춰 '통일 기차놀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위해 방남한 북측 응원단과 취주악단이 22일 오후 강원도 강릉 정동진 모래시계 공원에서 공연을 펼치자, 수많은 시민들이 한반도기를 흔들며 화답하고 있다. ⓒ 유성호


분위기를 반전시킨 주인공은 '전국농민회총연맹(이하 전농)'이었다. 원래 전농 측은 이날부터 23일까지 강릉, 고성 등에서 '전국농민 통일문화제'를 열 예정이었다. 이날 오후에도 강릉 대학로에서 농민통일문화제를 하던 터였다. 그러나 북측 응원단 공연 소식을 듣고선 원래 행사 일정을 단축시키고 정동진으로 이동했다.

덕분에 한산했던 공원은 삽시간에 사람들로 가득 찼다. 이중삼중 서있는 사람들 탓에 응원단을 볼 수 없던 이들은 국기게양대와 박물관으로 쓰이는 열차 위에 올라가 공연을 지켜봤다. 흥도 이들이 돋우었다. 공연 중 "잘 한다", "우리는 하나다" 외치면서 추임새를 넣고, 농민 10여 명은 단일기를 쥐고 원을 그리면서 기차놀이를 했다. 그간 응원단의 공연 모습을 담던 북측 기자단은 이날 시민들 반응에 더 민감하게 응하면서 취재 활동에 나섰다.

뜨거웠던 분위기는 공연장이 좁았던 덕도 있었다. 앞서 공연이 열린 강릉 오죽헌이나 평창 올림픽 플라자는 장소가 넓어 응원단과 시민 간의 거리 역시 멀었다. 이 사이에 경찰의 폴리스라인까지 겹쳐져 시민들 입장에선 '즐긴다'보다 '본다'는 느낌이 더 강했다.

하지만 이번엔 손을 뻗어 닿을 만한 거리에서 공연이 열렸다. 상대적으로 사람이 덜 몰렸던 응원단 뒤편에 있던 시민들 일부는 응원단원들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 시민들이 휴대폰을 들고 "하나, 둘"이라고 신호를 주면 가까이 있던 응원단원이 얼굴을 돌려 시선을 맞추기도 했다.

전농은 마지막까지 북측 응원단과 함께 했다. 응원단을 실은 버스가 주차장을 빠져나갈 때, 양쪽으로 서서 단일기를 흔들면서 배웅했다. "우리는 하나다"라는 구호 뒤엔 "꼭 다시 만납시다"란 말이 덧붙었다.

공연을 즐긴 건 전농 회원들만이 아니었다. 공원 내 벤치에 앉아 남편과 함께 공연을 기다렸던 정미경(46, 여)씨는 "(공연이 있는지) 모르고 왔는데, (보게 돼) 행운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절도 있는 춤이나 웃고 있지만 긴장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앳된 애들인데"라며 "감동적이었다. 통일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자녀들과 함께 울산에서 온 한경이씨는 공연 중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그는 "(응원단과 시민 사이에) 경계선이 있으니깐, 경계선 밖에서 봐야 하니깐. 그게 마음이 안 좋았다"라며 "어린 아이들에게 미안하다.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선) 사이에 있다, 이런 저런 생각이 났다"고 말했다.

북측 응원단, 정동진 공연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위해 방남한 북측 응원단과 취주악단이 22일 오후 강원도 강릉 정동진 모래시계 공원에서 준비한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 옷 매무새 고치는 북측 응원단원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위해 방남한 북측 응원단과 취주악단이 22일 오후 강원도 강릉 정동진 모래시계 공원에서 준비한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 유성호


북측 응원단, 정동진 공연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위해 방남한 북측 응원단과 취주악단이 22일 오후 강원도 강릉 정동진 모래시계 공원에서 준비한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 북측 응원단 악기에 비친 남측 시민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위해 방남한 북측 응원단과 취주악단이 22일 오후 강원도 강릉 정동진 모래시계 공원에서 준비한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 유성호


박행덕 전농 의장 "함께 춤추며 즐기자, 다들 흔쾌히 왔다"
특별했던 북측 응원단 취주악단의 다섯 번째 공연. 정동진 공연에 함께 한 박행덕 전농 의장은 "아주 좋다. 감개무량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앞서 북측의 올림픽 참가를 계기로 전농에서 기획했던 '통일밥상' 계획을 정부 당국에서 반대했던 것을 비판했다. 그는 "이런 기회가 왔을 때 (정부 당국은) 남과 북이 서로 만날 수 있게 길을 터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박 의장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북측 응원단 공연을 본 소감이 어떤가.
"아주 좋다. 감개무량하다. 내가 60 넘게 살았는데 이런 공연은 처음 본 것 같다."

- 앞서 하고 있던 행사(전국농민 통일문화제)를 단축시키고 공연을 보러 왔는데. 회원들의 의사는 어땠나?
"흔쾌히 (행사 단축 등에) 동의했다. 본래 그게 우리 행사 취지였다. 북측 동포가 공연하고 있는데 거기 가서 응원하는 것이 의미 있는 일이다. 함께 춤추면서 즐겨보자. 그렇게 동의했다. 행사 단축하는 게 문제가 아니라 행사를 못하는 한이 있더라도 (북측 동포들과) 같이 즐기는 게 예의다 생각한다. 전부 다 이에 호응하고 흔쾌히 왔다."

- 전농은 앞서 북측의 올림픽 참가를 계기로 '통일밥상'을 준비했던 것으로 안다.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북측에서 올림픽에 선수단 등을 파견한다고 했을 때, 남과 북이 마주쳐서 같이 얘기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왔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우리 정서가 그렇지 않나. 귀한 손님이 우리 집에 오면 배 부르게 먹여서 보내는 게 우리 정서이고 문화다. 그래서 북에서 온 손님들을 정성껏 대접해서 따뜻한 동포애를 보이고자 했다. 그리고 남북 문제를 풀어가는데도 상당히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서 전농에서 나선 것이다."

- 결과적으론 무산된 것 아닌가.
"정부 당국이 왜 농민들이 통일밥상을 차려서 북측 손님을 대접하는 걸 반대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이런 기회가 왔을 때 남북 농민이나 국민이 같이 만나서 소통하고, (동시에) 남북 당국도 만나서 소통해야 평화가 정착되고 민족이 하나 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텐데. (민간도) 만날 수 있는 길을 터줄 필요가 있다."

- 오늘 공연 역시 경찰이 북측 응원단과 시민 사이에 서 있었다.
"경찰이 먼저 공연장에 와서 (시민들을) 통제하는 건 상당히 좋지 못하다고 본다. 오히려 개방해서, 남쪽의 자신감을 보여줘야 한다. 북측은 현재 상당히 자신감을 갖고 나서는 것 같은데. 문재인 정부가 남북 문제를 풀어가는 것에 있어서 자신감 없는 것으로 비춰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


북측 응원단 "다시 만나요"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위해 방남한 북측 응원단과 취주악단이 22일 오후 강원도 강릉 정동진 모래시계 공원에서 공연을 마친 뒤 “우리는 하나다”를 외치는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 북측 응원단 "다시 만나요"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위해 방남한 북측 응원단과 취주악단이 22일 오후 강원도 강릉 정동진 모래시계 공원에서 공연을 마친 뒤 “우리는 하나다”를 외치는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 유성호


한반도기 흔들며 북측 응원단 배웅하는 시민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위해 방남한 북측 응원단과 취주악단이 22일 오후 강원도 강릉 정동진 모래시계 공원에서 공연을 마친 뒤 버스를 타고 이동하자, 시민들이 한반도기를 흔들며 배웅하고 있다.

▲ 한반도기 흔들며 북측 응원단 배웅하는 시민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위해 방남한 북측 응원단과 취주악단이 22일 오후 강원도 강릉 정동진 모래시계 공원에서 공연을 마친 뒤 버스를 타고 이동하자, 시민들이 한반도기를 흔들며 배웅하고 있다. ⓒ 유성호



평창올림픽 북측 응원단 전국농민회총연맹 통일밥상 정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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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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