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이 지난 18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른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2회전에서 공을 받아치고 있다.

정현이 지난 18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른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2회전에서 공을 받아치고 있다. ⓒ 연합뉴스


한국 테니스 간판스타 정현(세계랭킹 58위)이 메이저대회 8강이라는 새 역사를 썼다.

정현은 22일(한국 시각) 호주 멜버른의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2018 호주오픈 남자 단식 16강전에서 세르비아 출신의 세계적인 스타 노박 조코비치(세계랭킹 14위)를 세트스코어 3-0(7-6, 7-5, 7-6)으로 제압하고 8강에 진출했다.

이로써 정현은 1981년 US오픈 여자부 16강에 오른 이덕희와 2000·2007년 US오픈 남자부에서 16강에 올랐던 이형택을 넘어 한국 테니스 선수로는 처음으로 메이저대회 8강에 오르는 대기록을 세웠다.

또한 정현은 440만 호주달러(약 3억7000만 원)의 상금과 랭킹포인트 360점을 확보한 데다가 지난 2016년 이 대회 1회전에서 당시 세계랭킹 1위였던 조코비치와의 대결에서 0-3으로 당했던 완패까지 설욕했다.

조코비치의 난조... 정현은 놓치지 않았다

메이저대회 우승만 12차례에 달하는 조코비치는 이날 정상이 아니었다. 팔꿈치 부상과 슬럼프가 겹쳐 지난해 7월 윔블던 이후 투어 활동을 중단하면서 랭킹이 14위까지 밀려났다. 6개월 넘게 재활 훈련을 하고 이번 대회를 통해 복귀했다.

그러나 전성기의 실력은 아직 되찾지 못했다. 팔꿈치 부상의 여파 때문에 평소 같았으면 쉽게 처리할 수 있는 스트로크도 자주 놓쳤고, 특유의 서브 속도도 줄어들면서 경기 장악력이 현저하게 떨어졌다.

정현은 조코비치의 초반 난조를 틈타 주도권을 잡았다. 코트 구석을 찌르는 스트로크로 첫 게임부터 브레이크에 성공한 정현은 자신의 서브 게임을 모두 따내고 조코비치의 세 번째 서브 게임도 브레이크하며 4-0으로 앞서나갔다.

하지만 조코비치도 스트로크가 살아나며 추격을 시작해 곧바로 5-5로 따라잡았다. 위기에 몰린 정현은 듀스 접전을 침착하게 이겨내고 6-6 타이브레이크에서 날카로운 포핸드 크로스와 조코비치의 실수에 힘입어 7-4로 승리하며 1세트를 따냈다.

2세트도 쉽지 않았다. 이번에도 정현은 조코비치가 실수를 연발하며 4-1로 앞서나갔다. 그러나 조코비치의 반격에 서브 게임을 연거푸 내주면서 다시 추격을 허용해 5-5 동점이 되고 말았다.

서브가 살아나며 안정을 되찾은 정현은 끈질긴 스트로크 대결로 조코비치의 체력을 떨어뜨린 뒤 절묘한 크로스 패싱으로 점수를 따냈고, 조코비치의 더블 폴트까지 겹치며 7-5로 2세트도 따냈다.

3세트는 시소게임으로 전개됐다. 경기를 빨리 끝내려는 정현과 추격을 하는 조코비치가 자신의 서브 게임을 어렵게 지켜내며 동점을 거듭하는 접전을 펼쳤다. 하지만 랠리가 길어지면 체력과 스트로크에서 앞선 정현이 어김없이 점수를 따내며 주도권을 놓지 않았다.

조코보치는 위기 때마다 강력한 서브와 노련한 네트플레이로 2점 이상 리드를 허용하지 않았지만, 절묘한 각도로 날아오는 정현의 스트로크를 따라가기는 역부족이었다. 정현은 마지막 타이브레이크에서 조코비치의 서브까지 자신의 점수로 연결하며 승리의 감격을 누렸다.

정현은 8강에서 샌드그렌(97위·미국)을 만나 4강 진출 티켓을 두고 한판 승부를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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