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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지난 14일 오전 중국 베이징 조어대 인근 한 현지 식당에서 중국인들이 즐겨 먹는 아침 메뉴인 만두(샤오롱바오), 만둣국(훈둔), 꽈배기(요우티아오), 두유(도우지앙)을 주문해 식사를 하고 있다.
▲ 베이징 서민식당에서 식사하는 문재인 대통령 부부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지난 14일 오전 중국 베이징 조어대 인근 한 현지 식당에서 중국인들이 즐겨 먹는 아침 메뉴인 만두(샤오롱바오), 만둣국(훈둔), 꽈배기(요우티아오), 두유(도우지앙)을 주문해 식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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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을 두고 국내에서 벌어지는 논란은 '큰 성과를 뒤로한 채 작은 망신을 꼬투리 잡는 셈'이라고 요약할 수 있겠다. 여기서 큰 성과는 중국의 경제 살림을 도맡는 리커창 국무원 총리로부터 '사드 보복 사실상 철회' 발언을 이끌어내게 한 것을 뜻하며, 작은 망신은 일부 야권에서 제기하는 '한국 홀대론'이라 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좋은 결실을 안고 돌아왔지만, 중국 순방이 시작부터 순탄했던 건 아니었다.

특히, 국빈 방문 중 문재인 대통령의 식사 일정을 두고 정치권의 일각에서 '홀대론'이 제기됐다. 지난 14일 바른정당의 이준석 당협위원장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문재인 대통령의 조찬 일정을 '혼밥'이라고 칭하면서 비판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또한 "우스꽝스러운 짓"이라면서 격앙된 어조로 날을 세웠다.

대학살 추모일에 요란한 환영행사? 조용한 행보가 정답

그러나 이 같은 반응은 중국의 역사와 순방일정의 기승전결을 이해하지 못한, 근거 없는 인상 비판이라고 생각한다. 순방 첫날인 12월 13일은 난징대학살을 추모하는 날이었다. 중국의 국치일에는 중국 국민들뿐만 아니라, 사회의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엄숙하고 가라앉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최대한 요란하고 화려한 일정을 피하는 게 알맞은 의전이다. 문 대통령은 "난징대학살의 고통에 깊은 동질감을 느낀다"라며 방중 첫날 중국 국민들을 위로했고, 청와대 관계자 또한 '혼밥 논란'에 대해 "중국 국민에게 직접 다가가는 것도 중요한 외교"라고 밝혔다.

박근혜 전승절 참가 결과를 잊으면 안 된다

문재인 대통령과 리커창 중국 총리가 15일 오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면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17.12.15
▲ 문 대통령, 리커창 중국 총리와 반갑게 악수 문재인 대통령과 리커창 중국 총리가 15일 오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면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17.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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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조급하게 중국 방문을 계획해 벌어진 의전 참사라는 비판 역시 타당성이 약하다. 사드 문제는 연내에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였다. 이 문제를 내년까지 끌고 간다면, 우리 경제가 계속해서 입을 피해와 외교적 입지의 심각한 저하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12월 방중일정과 연내 사드 문제 해결은 불가피하면서도 옳은 결정이었다고 본다.

매년 중일 관계는 난징대학살 추모일을 기점으로 험악해지는 경향이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조용한 방중은 중일간의 감정 격화에 말려들지 않기 위해서도 현명한 선택이었다. 우리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전승절 참가로 인해, 미국 및 일본과의 관계가 틀어져 외교적으로 곤혹을 치룬 경험을 잊지 않아야 한다. 그 이후에 벌어진 일이 바로 '한반도 사드 배치'와 '한일위안부 협상'이었다. 문 대통령은 틀어진 한중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사드 보복 철회'를 목적으로 중국에 간 것이다.

문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과의 면담은 물론, 차기 중국의 미래를 짊어질 권력서열 2, 3, 4위 인사와 차례로 만났다. 그리고 구체적인 성과를 이뤄냈다. 또 임시정부 청사 방문을 위해 찾아간 충칭에서는 성대한 환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국내의 일각에서는 '홀대론' '알현'이라는 표현을 써가면서 문 대통령을 국제사회에서 무시당하는 존재로 보이게 만드는 시도를 벌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대통령은 '굽힐 때와 얻어야 할 것'을 분명하게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야당이 근거 없는 비난을 가할수록, 오히려 자신들이 국민들로부터 홀대받을 것을 명심해야 한다.

중국을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6일 오전 충칭 연화지에 위치한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를 방문해 참석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문재인 대통령 부부, 충칭 임시정부 청사 방문 중국을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6일 오전 충칭 연화지에 위치한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를 방문해 참석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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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대학원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하는 대학원생입니다.



태그:#문재인, #외교, #중국, #사드, #방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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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근로자, 부업 작가 『연애 결핍 시대의 증언』과 『젊은 생각, 오래된 지혜를 만나다』를 썼음.

오마이뉴스 기획편집부 기자입니다. 조용한 걸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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