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대구지역 시민단체들은 13일 오전 대구지방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박인규 대구은행장에 대해 구속수사를 촉구했다..
 대구지역 시민단체들은 13일 오전 대구지방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박인규 대구은행장에 대해 구속수사를 촉구했다..
ⓒ 조정훈

관련사진보기


수십억 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박인규 대구은행장이 대구지방경찰청에 3차 소환돼 조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시민단체들이 구속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경찰은 13일 오전 8시 20분쯤 출두한 박 행장을 대상으로 비자금 조성경위와 경위, 사용처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 박 행장은 상품권을 대량 구매한 뒤 되팔아 현금화하는 일명 '상품권 깡' 수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에 앞서 지난 10월 13일과 20일 두 차례 박 행장을 불러 각각 15시간씩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다. 하지만 박 행장이 비자금 사용처 등에 대해 구체적인 진술을 하지 않아 이날 다시 소환했다.

박 행장이 3차 소환조사를 받고 있던 이날 오전 대구경실련, 대구참여연대, 우리복지시민연합 등 대구지역 시민단체들은 대구지방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구속수사를 촉구하는 공개서한을 대구지방경찰청장에세 제출했다.

이들 단체들은 박 행장에 대해 "30억 원이 넘는 불법 비자금을 조성하고 횡령했다"면서 "금융감독원 직원채용 과정에 자사 출신 직원의 합격을 청탁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최근에는 대구은행과 거래하는 건축회사에 자택 인테리어 공사를 시키고 수천만 원에 이르는 공사대금을 지불하지 않았다는 의혹마저 불거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구은행의 수장이 우리 사회의 권력층과 대기업이 저질러온 전형적인 부패 행위와 갑질 행위를 저지른 것"이라며 "행장의 이러한 범죄행위에 더해 은행 내부의 성폭행 사건까지 더해져 대구지역을 대표하는 도시 이미지가 먹칠 당하고 은행 구성원들과 대구 시민들은 큰 손해와 상처를 받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경찰의 늑장수사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박 행장에 대한 수사가 시작된 지 5개월이 지났지만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하지 않은 채 늑장 수사로 일관하고 있어 대구 사회의 변화를 바라는 시민들이 분노한다는 것이다.

강금수 대구참여연대 사무처장이 13일 오전 대구지방경찰청에 박인규 대구은행장 구속수사를 촉구하는 서한을 전달하고 있다.
 강금수 대구참여연대 사무처장이 13일 오전 대구지방경찰청에 박인규 대구은행장 구속수사를 촉구하는 서한을 전달하고 있다.
ⓒ 조정훈

관련사진보기


조광현 대구경실련 사무처장은 "박인규 행장이 상품권 깡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것은 엽기적인 사건"이라며 "경찰이 일반적인 사건처럼 수사했다면 진작에 구속됐을 사안인데 아직도 구속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조 처장은 이어 "아직도 수사중이라는 것은 수사결과에 대해 두려워하는 세력이 있거나 파장이 큰 것 때문 아니냐"면서 "외부의 압력이나 경찰의 무능력 때문에 수사가 지연되는 이유일 수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강금수 대구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수십억 원이 넘는 비자금을 조성해 직원들의 경조사비에 썼다는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지역사회 권력층이 유착해 수사를 막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대구시민들은 이 사건 수사가 이토록 부진한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며 "대구경찰청의 수사 의지가 부족하고 의도적으로 지연시키고 잇다는 의심이 불거지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인규 행장의 범죄 혐의는 중대한 기업부패, 갑질부패로 수사결과에 무관하게 책임지는 것이 은행장의 도리"라며 "박행장은 즉각 사죄하고 행장직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이들은 "시민들은 그간 권력형 비리 사건 수사에서 경찰은 소환, 조사에 소극적이고 피의자는 입원 등을 핑계로 불응하며 수사를 지연시키는 숱한 사례를 보아 온바 지금 이 사건 수사 상황이 그러하다"며 조속하고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는 서한을 대구지방청장에게 전달했다.


태그:#박인규 대구은행장, #구속 촉구, #비자금, #소환조사
댓글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대구주재. 오늘도 의미있고 즐거운 하루를 희망합니다. <오마이뉴스>의 10만인클럽 회원이 되어 주세요.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