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서산지킴이단에서 지난 2일 설치한 산폐장 텐트농성장은 서산시청에서 산폐장반대 피켓시위를 하고 있는 시민들의 쉼터로, 또 백지화연대, 오스카빌아파트와 이안아파트 주민대책위, 서산지킴이단 3개 단체의 베이스캠프로 활용되고 있다.
▲ 산폐장 텐트농성장 모습 서산지킴이단에서 지난 2일 설치한 산폐장 텐트농성장은 서산시청에서 산폐장반대 피켓시위를 하고 있는 시민들의 쉼터로, 또 백지화연대, 오스카빌아파트와 이안아파트 주민대책위, 서산지킴이단 3개 단체의 베이스캠프로 활용되고 있다.
ⓒ 조우성

관련사진보기


바람이 거셌다. 눈마저 내렸다. 텐트 농성장 입구의 두 겹 비닐을 젖히며 들어섰다. 바람소리를 따라 텐트가 덜덜거려 사람 소리가 잘 들리지 않았다.

'서산지킴이단'은 지난 3일 서산시청 앞 솔빛공원 도로변에 텐트를 치고 산업폐기물매립장(아래 산폐장)과 소각장 건설반대 농성을 시작했다.

지난 10일, 기자가 농성장에 들어서자 농성 중이던 몇 명이 하던 저녁식사를 멈추고 반갑게 맞아주었다. 참치김치찌개와 몇 가지 반찬 등 조촐한 메뉴였다. 함께 밥을 먹으며 시정과 산폐장 문제 등에 관해 서산지킴이단 백다현씨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백 씨는 2000년부터 운산 소각장 반대, 서산시 예산과 시장업무추진비 공개, 서산참여연대 결성, 기자실 없애기, 주민 참여 예산제위원회 만들기, 천수만 기업도시 반대, 가로림만 지키기 등에 앞장 서 온 서산의 대표적인 NGO활동가다. 

이와 관련 이 시장은 백 씨와의 인터뷰 이후인 지난 11일 오후 오스카빌 산업폐기물 매립장 비상대책위(아래 비대위)와 만나 "서산시가 할 수 있는 일은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비대위는 이 시장에게 5가지 요구 사항을 전달해 놓은 상태다.

서산에서 다양한 활동을 펼쳤던 백다현씨는 최근 산폐장을 두고 벌이는 서산시의 행동들에 대해 "시민들의 대표기관인 서산시가 산폐장 시행업체의 홍보부 역할을 하고 있다"며 "시민을 적대시 하지 말고 시민의 편으로 돌아오라"고 꼬집었다. 또 그는 "지금까지 네명의 서산시 민선시장을 상대했다"며 "전임시장들은 적인든 아군이든 만남과 대화를 가졌지만 지금의 시장은 자신의 정책에 반대하는 시민들을 정치불순세력, 적대세력으로 몰아가고 있다. 이런 시장은 처음 봤다"고 강하게 성토했다.
▲ 산폐장 텐트농성장의 백다현씨 서산에서 다양한 활동을 펼쳤던 백다현씨는 최근 산폐장을 두고 벌이는 서산시의 행동들에 대해 "시민들의 대표기관인 서산시가 산폐장 시행업체의 홍보부 역할을 하고 있다"며 "시민을 적대시 하지 말고 시민의 편으로 돌아오라"고 꼬집었다. 또 그는 "지금까지 네명의 서산시 민선시장을 상대했다"며 "전임시장들은 적인든 아군이든 만남과 대화를 가졌지만 지금의 시장은 자신의 정책에 반대하는 시민들을 정치불순세력, 적대세력으로 몰아가고 있다. 이런 시장은 처음 봤다"고 강하게 성토했다.
ⓒ 조우성

관련사진보기


- 시청 앞에 농성장을 설치한 이유는요?
"오스카빌아파트 주민들이 시청 앞에서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 오전 11~12시에 산폐장과 소각장 건설을 반대하는 피켓시위를 하고 있거든요. 주민들이 추위와 찬 바람을 피해 몸을 녹이고 쉬다 갈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도 하고 응원도 할 겸 텐트를 설치했습니다. 또 현재 산폐장과 소각장 건설을 반대하는 단체가 백지화연대, 오스카빌아파트와 이안아파트 주민대책위, 서산지킴이단 3개 단체예요. 여기서 어떻게 활동할 것인가 서로 논의도 하고, 행동흐름도 서로 파악할 수 있는 베이스캠프로 활용하려고 설치했습니다."

- 지난 7월 이완섭 서산시장이 산폐장과 소각장을 반대하는 사람들을 '불순 정치 세력'이라고 표현해 논란이 일었습니다.
"시장의 '불순 세력' 이야기를 들으면서 저는 진짜로 '멘붕'이 왔어요. 제가 서산시 민선 시장 네 사람을 상대했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시민을 불순 정치 세력, 적대 세력으로 생각하는 시장은 처음 봤어요. 다른 전임 시장들의 경우 여러 정책을 비판하거나 제안하면 경청하거나 받아들였거든요"

- 현재 시장과는 만난 적이 없나요.
"한번도 만난 적이 없습니다." (*이 시장은 백 씨와의 인터뷰 이후인 지난 11일 오후 오스카빌 산업폐기물 매립장 비상대책위(아래 비대위)와 만나 "서산시가 할 수 있는 일은 하겠다"고 밝혔다.)

- 서산시장과 시청에 바라는 것은 무엇인가요.
"산폐장이 서산시와 상관이 없다고 하고는, 시에서 시행업체를 대신해서 대대적인 홍보를 했단 말이죠. 시청 홈페이지에 산폐장과 소각장이 왜 필요한 지 전면에 내세웠고 그것을 그대로 인쇄해서 시민들에게 뿌렸습니다. 시장과 서산시청이 보인 이런 행동은 시민의 대표기관이 아닌 산폐장 업체의 홍보직원, 홍보부 같은 거죠. 또 그걸 조사해보니 사실과 부합하지도 않았요.

저희들이 시장과 시청에 바라는 것은 개인사업자를 대변하지 말고 시민의 대표기관 답게 '시민의 편에 서라'고 하는 거죠. '시민을 적대시하지 말라'는 거죠. 시장과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시민을 적으로 돌리는 것은 시민의 위임을 받은 대표기관의 장으로서 할 행동이 아니기 때문에 하루 빨리 시민의 편으로 돌아와라는 것입니다."

추운 겨울의 센 바람에 덜덜거리고 조금은 시원한 텐트속이였지만 시민들의 응원과 지원에 힘이 난다며 환하게 웃는 모습. 좌측에서 우로 백다현씨, 매일 출근하는 김주호씨, 임성빈씨, 서 있는 이재로씨, 엄익삼씨, 커피 타는 오스카빌아파트 주민대책위 사무국장 김성국씨, 조배남씨, 신아일보 이영채 기자
 추운 겨울의 센 바람에 덜덜거리고 조금은 시원한 텐트속이였지만 시민들의 응원과 지원에 힘이 난다며 환하게 웃는 모습. 좌측에서 우로 백다현씨, 매일 출근하는 김주호씨, 임성빈씨, 서 있는 이재로씨, 엄익삼씨, 커피 타는 오스카빌아파트 주민대책위 사무국장 김성국씨, 조배남씨, 신아일보 이영채 기자
ⓒ 조우성

관련사진보기


"업체가 시민들 갈등과 반목 조장, 지역공동체 해체시켜"

- 산폐장과 관련해서 시행사인 '서산EST' 측은 현재 어떤 태도를 취하고 있나요.
"'서산EST'가 지역공동체를 해체시킬 정도로 주민들을 극한의 갈등 속으로 몰아가고 있어요. 시청은 방관하고 산폐장 시행업체인 '서산EST'는 주민들을 찬·반으로 갈라서 끊임없이 갈등하고 반목하도록 만들고 있어요. 옆에 살지만 이웃이 아니고 공존하지만 섞여 살지 않도록 이렇게 갈라치게 만드고 있어요."

- 길거리에 텐트농성장을 치면 일부 시민들이 불편을 겪을 텐데요? 
"저희들이 여기에 왜 천막을 쳤는지 시민들에게 설명을 하기 위해서 조만간에 저희들의 입장을 담은 호외를 발행할 겁니다. 싸우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텐트농성장을 친 게 아니고 서산시민의 환경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서 이렇게 한거다라고 이야기할 겁니다. 내지역의 건강과 환경은 누가 지켜주는 게 아니고 우리가 찾아야 되는 거잖아요."

"산폐장 유해 물질들, 바람 타고 시민들에게 위험 초래할 수 있어"

-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산폐장에서 처리하는 물질이 11가지예요. 그 11가지의 물질이 뭐냐면 자일렌, 툴루엔, 벤젠, 에틸렌 등 발암물질, 폐질환, 치매 유발 물질, 신경성 독가스예요. 1년에 반은 산폐장에서 서산 쪽으로 바람이 불어요. 만약 산폐장에서 사고가 나면 몇 분 안에 테크노벨리 지역까지 미친다고 봅니다. 15분이면 저기 서부평생학습관, 석남동 일대까지 갈 수도 있습니다. 이런 가능성을 주민이 알면 산폐장을 가만 두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태그:#산폐장, #백다현, #이완섭 서산시장, #서산EST, #서산지킴이단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널리스트, tracking photographer. 문화, 예술, 역사 취재.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