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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은 너무 조용한 분위기라 오히려 필기하는 소리, 기침 소리가 남들에게 방해가 될까 봐 집중이 어려워요. 저에게는 어느 정도 자연스런 소음이 있는 것이 좋은 것 같아요."

요즘 대학가나 번화가 카페에서는 책이나 노트북을 펴놓고 공부를 하는 손님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다른 손님들이 재잘재잘 수다를 떠는 가운데서도 책에 집중하는 이들의 모습에 대해 '이런 데서 공부가 될까, 유난하다'라고 반응하는 것 또한 들리는 것도 사실이다.

일부에서는 이들을 가리키는 '카공족(카페에서 공부하는 족)'이라고 부르며 커피 한잔시켜놓고 온종일 앉아 있다고 핀잔을 하기도 한다. 과연 카공족이 카페에서 공부를 하는 이유는 정말 그것뿐일까.

전남대학교 불어불문학과 A씨는 "도서관은 너무 조용한 분위기라서 필기하는 소리, 거센 숨소리마저 더 크게 들리기에 자신이 타인에게 방해가 되지 않을까 의식이 되어 집중을 잘 못 하기에 카페를 더 선호한다"고 토로했다.

또 "좀 더 다양한 분위기의 도서관이 생겼으면 한다. 무조건 정숙만을 요구하기보다, 적당한 분위기 속에서 공부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A씨의 경우처럼 실제로 도서관의 조용한 분위기에 답답함을 느끼는 것이 카페에서 공부를 하는 이유다. 카페나 일상의 잡음, 이른바 '백색소음'이라고 불리는 환경이 공부에 집중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백색소음이란 평소에 듣는 자연음 중 전체적으로 균등하고 일정한 주파수 범위를 나타내는 소리를 말한다. 빗소리, 시냇물 소리, 공기청정기 소리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커피 내리는 소리, 대화하는 소리, 의자를 넣고 빼는 소리 등 카페의 적당한 소음도 역시 백색소음에 해당한다. 최근에 백색소음이 오히려 조용한 것보다 집중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알려지면서 카페는 공부하는 학생들이 많이 찾는 곳이 됐다.

물론 커피 한 잔 시켜놓고 온종일 자리를 전세 내는 것이 업주로서는 달갑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매장이 작고 테이블이 적은 영세카페의 경우, 카페 업주의 입장에서는 회전율이 매출에 큰 영향을 끼치기에 커피 한 잔을 사고 몇 시간이 넘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카공족이 반갑지만은 않은 손님이다.

대학가에서 작은 카페를 운영하는 O씨는 "그래도 우리 학교의 경우 테이크아웃의 경우가 많아서 타격이 크진 않지만 테이블을 오랫동안 차지하고 있으면 매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 같긴 하다"라며 상식적인 선에서의 이용을 당부했다.

태그:#카페, #카공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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