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 중심 야구를 펼치는 NC 김경문 감독 (출처: [KBO 야매카툰] 10개구단 감독님들께 부탁해 중)

불펜 중심 야구를 펼치는 NC 김경문 감독 (출처: [KBO 야매카툰] 10개구단 감독님들께 부탁해 중) ⓒ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야구카툰)


NC 다이노스가 2017시즌을 마감했다. 지난 21일 마산구장에서 펼쳐진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두산 베어스에 5-14로 대패한 NC는 시리즈 전적 1승 3패로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했다.

NC 김경문 감독의 우승 도전은 결국 올해도 결실을 맺지 못했다. 김 감독은 금년까지 총 10번째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지만 한국시리즈 준우승만 4차례 기록했을 뿐 우승 트로피는 한 번도 들어 올리지 못했다.

김 감독은 KBO리그를 대표하는 명장 중 한 명이다.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야구 대표팀의 사령탑을 맡아 남자 구기스포츠 사상 최초로 올림픽 금메달의 대업을 달성했다. 2004년 감독 커리어를 시작한 이래 두산에서 시즌 도중 자진 사퇴한 2011년을 제외하면 12년의 감독 커리어 중 10번에 걸쳐 팀을 가을야구에 올려놓았다.   

# 김경문 감독의 역대 포스트시즌 성적 (출처: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
 김경문 감독의 역대 포스트시즌 성적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김경문 감독의 역대 포스트시즌 성적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하지만 김 감독이 유독 한국시리즈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해 '만년 2인자'로 불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2000년대 후반 3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왕조'를 구축한 SK 와이번스, 2010년대 중반 한국시리즈 2연패 및 3년 연속 진출에 성공한 두산을 만났다는 단순한 불운 때문일까?

한국시리즈 우승의 필요조건 중 하나는 정규 시즌 1위다. 당연한 말이지만 정규 시즌 수위를 차지해 한국시리즈에 직행하면 최소 준우승을 확보할 수 있다. 정규 시즌 종료 후 약 3주간의 휴식으로 전열을 가다듬을 수 있다. 플레이오프를 거치며 전력을 소모한 상대를 맞이한다는 장점도 있다.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한 적이 없는 NC 김경문 감독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한 적이 없는 NC 김경문 감독 ⓒ NC 다이노스


하지만 김 감독은 자신이 이끄는 팀을 단 한 번도 정규 시즌 1위에 올려놓지 못했다.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확보한 적이 없었다. 4번의 한국시리즈 준우승도 모두 플레이오프를 거친 결과였다. 

정규 시즌 1위를 위해 가장 유효한 조건은 강력한 선발진이다. 하지만 김 감독은 확실한 국내 선발 투수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시즌이 많았다. 외국인 투수 외에 긴 이닝을 책임져 줄 선발 투수가 항상 부족했다.

2000년대 중반 두산의 선발 로테이션은 '리오스-랜들-비-비-비'라는 말이 있었다. 외국인 원투펀치 리오스*와 랜들 외에는 국내 선발 투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해 우천 취소에 의존한 상황을 빗댄 우스갯소리였다.

NC에서도 그런 모습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사이드암 이재학이 2013년부터 2016년까지 4년 연속 10승 이상을 거뒀지만 그 외에는 2년 연속 선발 10승을 거둔 투수가 없었다. 특히 올해는 국내 투수 중 선발 10승을 거둔 선수가 없었다.

김 감독은 구위가 좋은 국내 투수들을 불펜 필승조에 집중적으로 배치하는 운영을 선호한다. 두산 시절에는 소위 'KILL 라인'으로 불리는 고창성, 임태훈, 이재우, 이용찬이 있었다.

올 시즌 NC에는 김진성, 임창민, 원종현, 이민호 등이 필승조로 활약했다. 그 와중에 김진성은 구원으로만 10승(6패 평균자책점 3.61)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불펜 투수의 수명은 선발 투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짧다. 두산 시절 'KILL 라인' 중 현재까지 건재한 투수는 이용찬이 유일하다.

#2017시즌 KBO리그 팀별 구원 소화 이닝 (출처: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
 2017시즌 KBO리그 구원 소화 이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2017시즌 KBO리그 구원 소화 이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 케이비리포트


올 시즌 NC는 구원 투수진의 소화 이닝은 587.2이닝으로 리그 최다였다. 구원 투수진 리그 최소 이닝 LG 트윈스의 455이닝에 비해 무려 132.2이닝이 더 많았다. 정규 시즌 막판 NC 불펜이 극심한 부진을 보인 이유는 누적된 혹사 때문이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대장암을 극복한 원종현은 정규 시즌 68경기(리그 최다 등판 7위)에 나선 것도 모자라 포스트시즌에서 6경기 연속 등판을 포함해 NC가 치른 10경기 중 8경기 등판에 내몰려 우려를 자아냈다.  

김 감독 역시 선발 육성의 중요성을 모르지는 않는 듯하다. 올 시즌 20대 초반의 '영건' 장현식과 구창모에 선발 기회를 부여한 것은 확실한 국내 선발 투수를 육성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하지만 국내 선발 투수 육성은 한두 해만에 성과가 나기 어려운 지난한 작업이다. 과연 김 감독은 선발 육성에 성공해 불펜 혹사를 줄이며 한국시리즈 우승의 한을 풀 수 있을까? 분명한 것은 불펜 혹사 야구로는 2인자라는 꼬리표를 뗄 수 없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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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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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용선 /감수: 김정학 기자) 본 기사는 야구전문지[케이비리포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프로야구·MLB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프로야구 KBO 김경문 2인자 불펜혹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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