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5년 만에 속편을 내놓은 영화 <블레이드 러너 2049> 처럼 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야 속편을 내놓은 작품들을 다룬 두 번째 기사다. 기준은 20년 이상이며 프리퀄이나 리부트는 제외했다.

[관련기사] 기다리다 목 빠지겠네... 속편 제작에 20년 걸린 영화들

[다섯] <람보3> → <람보: 라스트 블러드>

 <람보3>과 <람보4: 라스트 블러드>

ⓒ 삼영필름/CM엔터테인먼트


<람보> 시리즈는 영화 <록키>와 함께 실베스터 스탤론의 대표작으로 손꼽힌다. 첫 번째 이야기 <람보(원제: First Blood)>(1982)는 1972년에 출간된 데이빗 모렐의 소설 '퍼스트 블러드'를 영화화한 작품으로 실베스터 스탤론이 직접 각본에 참여했다. 영화는 큰 틀을 제외하면 소설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1500만 달러가 투입된 영화 <람보>는 1982년에 개봉해 전미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며 북미에서만 4721만2904 달러를 벌어들였다. 해외배급수입은 7800만 달러로 총 1억2521만2904달러의 흥행성적을 남겼다.

<람보>는 케이블과 비디오 판권을 따로 판매한 최초의 영화다. 국내에선 1983년에 개봉돼 서울 관객 28만2932명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람보>는 단순한 액션영화가 아닌 군인들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다루었다는 측면 그리고 베트남 전쟁 참전용사들에 대한 사회의 부당한 시선들을 비판했다는 점에서 호평받았다. 그러나 2편부터는 전쟁 액션 히어로물로 탈바꿈해 작품성 측면에서 크게 곤두박질치며 아쉬움을 낳았다. 평단에서도 혹평이 쏟아졌다. <람보2>는 제6회 골든 라즈베리 시상식에서 최악의 각본상, 남우주연상(실베스터 스탤론), 작품상, 주제가상 등 주요 4개 부문을 휩쓸었다.

대신 흥행에는 크게 성공했다. 1985년 제작된 영화 <람보2>는 전미 흥행수익 1억5041만5432 달러를 포함 전 세계 3억4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전편의 흥행성적을 뛰어넘었다. 그해 <람보2>는 영화 <빽 투 더 퓨처>에 이어 전미 흥행성적 2위를 기록했다. 국내에서도 서울 관객수 63만9098명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람보2>와 비슷하게 전쟁 액션 히어로물로 제작된 <람보3>(1988)는 6300만 달러를 투입해 북미에서만 5371만 달러를 벌어들였고 전 세계 1억8901만 달러의 흥행성적을 기록했다. <람보3>는 108명의 사망자가 나오는 과격한 내용 때문에 1990년 기네스북에 '가장 폭력적인 영화'로 등재되기도 했다.

1994년에는 배우 성룡을 앞세운 <람보4>를 기획했다고 한다. 그러나 성룡은 동남아 악당이었던 아시아인이 주인공 람보 덕분에 갱생하고 람보와 함께 활약한다는 내용의 시나리오를 보고 아시아인들에 대한 모욕이라며 분개했고 속편 제작은 무산됐다.

실베스터 스탤론은 2008년 20년 만에 영화 <람보4: 라스트 블러드>를 내놓는다. 4편에선 실베스터 스탤론이 주연뿐 아니라 각본, 감독, 제작까지 맡았다. 2,3편의 과오는 다소 덜어냈지만 전체적인 완성도는 그리 높게 평가받지 못했다. 5천만 달러를 들여 만든 <람보4: 라스트 블러드>는 북미 4275만 달러를 포함 전 세계 1억1324만 달러의 극장 수입을 거두는 데 그쳤다. 2016년 <람보5> 제작 소식도 있었으나 실베스터 스탤론은 고령으로 람보 역을 맡지 않을 것이라 밝혔다.

[여섯] <남과 여> → <남과 여 20년 후>

 <남과 여>그리고 <남과 여 20년 후>

ⓒ 워너브라더스


<남과 여>(1966)는 남편을 잃은 한 여자와 똑같이 아내를 잃은 한 남성의 사랑을 그린 프랑스 영화다. 과거와 현재, 현실과 환상 속에서 두 주인공의 미묘한 심리 변화를 표현하는 독특한 영상미로 개봉 당시 크게 주목을 받았다.

많은 비평가들은 컬러 화면과 흑백 화면의 조화에 관심을 가졌다. 한 비평가의 "컬러 화면과 흑백 화면이 각각 무엇을 의미하냐"는 물음에 감독 끌로드 를르슈가 "컬러 필름이 다 떨어져 값싼 흑백 필름을 썼다"고 대답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영화 <남과 여>는 프란시스 레이의 OST로도 상당히 유명하다. 그는 훗날 영화 <러브 스토리>(1970)의 OST를 만들어 큰 성공을 거뒀다.

<남과 여>는 1960년대를 대표하는 멜로영화다. 1967년 제39회 아카데미 최우수 외국어영화상과 각본상을 수상했으며 제19회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차지했다. 국내에선 13년 뒤인 1979년 개봉했다.

프랑스 멜로영화의 걸작 <남과 여> 속편은 20년 후인 1986년 제작됐다. 끌로드 를르슈 감독이 복귀했고 주연배우 아누크 에메, 장 루이 트린티냥 역시 그대로 캐스팅됐다. 영화 <남과 여 20년 후>는 <남과 여>에서 헤어졌던 두 사람이 영화제작을 위해 재회했다가 서로를 사랑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내용이다. <남과 여 20년 후>는 아쉽게도 국내에서는 개봉하지 않았다.

[일곱] <트론> → <트론: 새로운 시작>

 <트론>과 <트론: 새로운 시작>

ⓒ 월트디즈니



1982년 월트 디즈니가 내놓은 영화 <트론>은 주인공이 컴퓨터 속으로 빨려들어가 '트론' 전사와 함께 그곳을 지배하는 악당들과 싸우는 내용이다. 무엇보다 최초로 배우를 CG 배경에 합성한 영화로 유명하다. 이는 당시 혁신적인 시도로 평가 받았다. 하지만 스토리는 혹평을 받았고 1700만 달러가 투여돼 북미에서 3300만 달러를 벌어들이는 데 그쳤다. 국내에는 아예 개봉에 실패했다. <트론>을 기반으로 게임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저조한 흥행성적으로 잊힌 <트론>을 디즈니는 28년 만인 2010년, 속편 <트론: 새로운 시작>으로 재탄생시켰다. 영화 <오블리비언>의 조셉 코신스키가 연출을 맡았고 <트론>의 주연 배우 제프 브리지스(케빈 플린 역)도 복귀했다. 그의 아들 샘 플린 역은 배우 가렛 헤드룬드가 맡았다. 디즈니가 제작비 1억7천만 달러를 들여 야심차게 내놓았지만 흥행성적은 이번에도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수준에 머물렀다. 영화는 북미 1억7206만 달러를 포함 전 세계 4억 달러를 벌어들였다.

1편에 이어 2편도 환상적인 비주얼과 사운드는 호평을 받았지만 개연성이 떨어지는 스토리는 좋은 평을 받지 못했다.

이 시리즈는 3편이 제작된다는 보도가 있었으나 2015년 제작이 무산됐고 2017년 3월에는 배우 자레드 레토에 의해 리부트될 것이란 보도가 있었다.

[여덟] <트레인스포팅> → < T2: 트레인스포팅2>

 <트레인스포팅>과< T2 트레인스포팅2>

ⓒ 트라이스타픽처스


1996년에 개봉한 영화 <트레인스포팅>은 대니 보일 감독과 주연 배우 이완 맥그리거로 널리 알려진 작품이다. 영화는 1980년대 영국 에든버러의 리스(Leith)를 배경으로 마약 중독자인 주인공 마크 렌튼과 그 친구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기성세대가 만든 삶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일탈 속에 방황하는 20대들의 성장담이다. 1993년 영국의 소설가 어빈 웰시가 발표한 동명소설이 원작이다. 대니 보일 감독의 스타일리시한 연출로 개봉 당시 젊은층에 좋은 반응을 얻었다. 호연을 펼친 이완 맥그리거는 1997년 런던 비평가협회상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대니 보일 감독은 시애틀 국제 영화제에서 감독상과 작품상을 석권했다. 영화는 북미에서 1600만 달러의 극장 수입을 거뒀고 국내엔 1997년 2월에 개봉해 약 14만 명의 서울 관객을 동원했다.

21년이 흐른 2017년 1월 속편인 영화 <T2: 트레인스포팅2>가 개봉했다. 1편에서 20년이 지난 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대니 보일 감독과 이완 맥그리거를 비롯한 배우들이 그대로 복귀했다. 각본 또한 전편의 작가 존 호지가 맡았다.

1800만 달러의 제작비를 들인 속편은 영국에서 흥행수입 2118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전 세계 4168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1편과 달리 속편은 국내 개봉에는 실패했고 다운로드 서비스와 블루레이가 출시됐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구건우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zig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속편 람보 트론 남과여 트레인스포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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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의 아빠이자 영화 좋아하는 네이버 파워지식iN이며, 2018년에 중소기업 혁신대전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보안쟁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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