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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구매하기] '백발의 거리 투사' 백기완 선생님과 '길 위의 신부' 문정현 신부님이 공동 저자로 나서서 <두 어른>이란 책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 책 수익금은 비정규노동자들이 '꿀잠'을 잘 수 있는 쉼터를 만드는 데 보탭니다. 사전 구매하실 분은 기사 하단의 링크를 클릭하시면 됩니다. [편집자말]
'백발의 투사'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좌)과 '길 위의 신부' 문정현 신부(좌)
 '백발의 투사'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좌)과 '길 위의 신부' 문정현 신부(좌)
ⓒ 박은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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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1일 비정규노동자의 집 '꿀잠' 이메일로 편지 한 통이 날아들었다.

"<두 어른> 100권 신청과 함께 150만원을 송금했습니다. 저에게는 <두 어른> 5권만 보내주시고, 번거로우시겠지만 나머지 95권은 교도소나 구치소 또는 군부대 등에 보내주십시오. 혹시 저에게 100권 모두 배송될까 하는 노파심에.^^. 고맙습니다."

발신자는 '김의천'이라고 찍혔다.

책 100권 값을 지불하면서 5권만 보내 달라는 이유가 궁금했고, 고마웠다. 전화를 걸었다.

"올해 나이 육십 살인데, 노가다입니다."
"……."

자기소개를 듣고 멈칫했다.

- 힘이 드실 텐데, 큰돈을 쾌척해 주셨네요. 고맙습니다.
"건물 신축과 리모델링 같은 건축업을 하죠. 컨설팅과 인테리어 설계도 합니다. 젊을 때에는 정신없이 뛰어다녔는데, 나이가 들면서 '타자에 대한 배려'라는 생각이 늘 마음에 들어 앉아 있습니다. 그뿐입니다."

'야만의 시대'를 건너는 법
2011.07.09. 2차 희망버스에서 만난 백기완, 문정현 <두 어른>
 2011.07.09. 2차 희망버스에서 만난 백기완, 문정현 <두 어른>
ⓒ 노순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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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단어였다. 오래 전에 읽은 책 <시대를 건너는 법>(서경식 지음)에 나온 '타자에 대한 상상력'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갇힌 자들의 고통, 일본에서 재일 조선인들이 겪었던 차별. '야만의 시대'를 건너려면 자기와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그 벽을 넘어 타자의 고통에 공감하는 상상력이 절실하다는 취지의 말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여든 다섯 살 '거리의 백발 투사'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과 여든 살 '길 위의 신부' 문정현 신부가 질곡의 현대사를 헤쳐 온 삶이 그러했다. 최근 <두 어른>(오마이북 출판) 책을 만드는 이유도 같았다. 책 판매(1쇄) 수익금 전액을 비정규노동자의 집에 보낸다. '동일 노동 반값 임금' 차별을 받는 비정규노동자들의 아픔에 공감하기 때문이다.

- 그래도 세상이 각박한데 이렇게 마음을 내기가 쉬운 일은 아닐 텐데요.
"대단한 돈도 아닌데요, 뭐. 요즘은 그냥 호주머니에 돈이 조금 생기면 어디에 쓸지를 고민하긴 합니다. 친구들과 만나서 술값으로 날리는 것보다는 주변에 나보다 못 가진 사람들과 나누는 게 의미 있다는 생각이죠. 못 가졌다는 것은 그동안 왜곡된 사회 상황으로 인한 것이지 그분들의 인격이 낮다는 말은 아닙니다."

- 혹시, 다른 곳에도 기부를 많이 하시는지요?
"국경없는 의사회도 후원합니다.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 회원(오마이뉴스에 매월 1만 원 이상의 자발적 구독료를 내는 회원)이죠. 저는 성당에 다니는데, 많은 신자들이 십일조를 내고 있죠. 우리가 배려하는 대상이 교회나 성당, 절입니다. 그건 자기에 대한 배려이기도 하지요. 이제는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예수님이라면 이 경우 어떻게 하셨을까? 이런 게 우리 행위나 생각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고 여깁니다."

"딱 한 사람만이라도..."
'거리의 백발 투사' 백기완
 '거리의 백발 투사' 백기완
ⓒ 정택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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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꿀잠에 보낸 메일을 보니 95권은 교도소나 군대 등에 보내줬으면 한다고 말씀하셨는데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특별한 건 아니고, 많은 사람들이 거쳐 가는 곳이잖아요. 그 사람 중에 딱 한 사람만이라도 보면 좋을 것 같아서입니다. 그것으로 만족합니다. 모든 게 딱 한 사람으로 시작합니다. 그 사람만이라도 책을 보고 마음의 위안을 얻거나 깨우친다면 그것으로 만족합니다."

- 두 어른과 개인적 인연이 있으신지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백기완 선생님이 감옥에서 고문을 받으면서 지었다는 '묏비나리'의 절절함을 알고 있습니다.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제주도 강정마을에 가보지는 못했지만, 10여 년 동안 문정현 신부님이 그곳에 머물고 계신 이유를 알고 있습니다. 너무도 오서독스(정통파)한 분들이죠. 먼발치에서나마 두 분에게 늘 감동합니다. 그것만으로도 책을 살 이유가 있는 겁니다. 저에게도 큰 울림을 줄 겁니다.

또 오마이뉴스 김종술 시민기자에게도 감동합니다. 개인적 희생을 감수하고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우리 대신해서 파고 계시지 않습니까.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입니다. 4대강 문제는 좌파우파의 문제가 아니죠. 두 어른이 그간 살아오신 희생적인 삶도 좌파니 우파니 하는 정치맥락의 시선으로 바라볼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거룩한 삶, 자체로만 바라보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5권은 누구에게 줄 생각이신지요?        
"성당의 친한 형제자매님들께 드리려고 합니다. 저도 한 권 가지고요."

"돈으로 할 수 없는 일"
'길 위의 신부님' 준정현 신부
 '길 위의 신부님' 준정현 신부
ⓒ 노순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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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들 것 같습니까?
"저는 돈을 냈지만 누굴 돕는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 혜택도 제가 받는 겁니다. 두 어른뿐만 아니라 비정규노동자들을 위해 힘쓰시는 두 어른과 꿀잠의 직원들, 오마이뉴스가 성인이고 성자입니다. 돈으로 할 수 없는 일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평소에 미안한 마음이 들었는데요, 얼마 되지 않는 돈으로 그 마음을 무마할 수 있어요. 제가 도움을 받는 거겠죠."

그는 전화를 끊기 전에 "책 판매 상황이 부진하면 전화나 문자를 달라"면서 "마음 같아서는 1000부를 사고 싶지만, 형편 되는 대로 돈을 더 내고 싶다"고 말했다.

- 직접 뵙고 인터뷰를 한 뒤에 사진도 찍고 싶은데요?
"그냥... 이 정도로 하고요, 추석 명절 끝나고 시간나면 한번 뵙지요."

천주교 신자인 김의천씨와의 전화를 끊으면서 문정현 신부님이 떠올랐다. 

"아픈 곳에 예민해야 해.
그래야 깊은 연민이 생겨.
그 연민 때문에 다가가는 거야.
그랬을 때 할 것이 보이고, 최소한이라도 하고, 신뢰도 생기고.
돈 문제가 아니야. 마음의 문제지."
(<두 어른> 책 79쪽. 문정현 신부)
백기완 선생님과 문정현 신부님.
 백기완 선생님과 문정현 신부님.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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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분 뒷모습 울컥" "책을 아들에게 물려주고 싶다"
<두 어른> 사전예약 금액 3500여만원


<두 어른> 책 사전 예약 판매 금액이 3500만원을 넘었습니다. 지금까지 스토리펀딩을 통해 2440만 원이 모였고, 비정규노동자의 쉼터 '꿀잠'에 직접 주문한 책값은 1144만 원(9월 20일 기준)입니다. 많은 분들이 <두 어른>의 책을 성원해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하지만 스토리펀딩 목표액 1억 원에는 크게 모자라는 액수입니다. 목표액이 달성될 때까지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오는 10월 중순에 출간될 예정인 <두 어른>의 공동저자는 '백발의 거리 투사'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과 '길 위의 신부님' 문정현 신부입니다. 여든 다섯 살 백 선생님과 여든 살 문 신부님은 거리의 삶을 살면서 터득한 삶에 대한 통찰과 철학을 이 책에 오롯이 담았습니다. 일그러진 현대사 속의 치열한 삶이었지만 자연스럽게 이야기하듯이 시적 형식으로 풀어낸 문장이어서 부담 없이 읽으실 수 있습니다.  

많은 독자들이 책을 사전 예약하면서 댓글을 남겨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책 읽고 저희 아들에게 물려주고 싶습니다ᆢ."(김종웅)

"민중의 지팡이였지요. 민중은 시민이고, 이웃이고, 친구지요. 그리고 지팡이는 앞으로, 뒤로, 옆으로 쓰러지고 넘어지는 것을 바로 잡아주고 지탱하는 역할입니다. 암울한 시절, 희망보다 절망과 혼돈이 더 많던 시절에 등불 같은 손짓으로 민족을 이끌어 주신 분들입니다. 그러한 분들의 살아오신 흔적을 재조명하고 뒷모습을 볼 수 있어서 기쁘기 한량없고 감사드립니다."(竹島 김형식)

"두 분은 우리시대의 빛과 소금입니다."(박원호)

"피를 먹어야 자란다는 민주주의에 무임승차하게 된 것이 부끄럽고, 감사드립니다."(규민)

"두 분 뒷모습, 울컥하네요. 나이 드신 우리 어르신들. 사랑하고 존경합니다~."(박미선)

<두 어른> 책 표지 가안 이미지
 <두 어른> 책 표지 가안 이미지
ⓒ 오마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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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두 어른, #백기완, #문정현, #꿀잠, #10만인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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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 사람에 관심이 많은 오마이뉴스 기자입니다. 10만인클럽에 가입해서 응원해주세요^^ http://omn.kr/acj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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