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시즌 개막 후 마라톤과 같은 일정을 소화하는 프로야구에서 페넌트레이스 1위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강팀의 조건을 빠짐없이 갖춰야만 한다.

단기전으로 진행되는 포스트시즌은 약점이 있는 팀도 기세를 타면 우승을 거머쥘 수 있지만 정규리그는 다르다. 장기전이기 때문에 투타에 걸쳐 탄탄한 전력을 구축해야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올시즌 전반기 두산은 분명 강팀이긴 했지만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하기엔 아쉬움이 있었다. 리그 최정상급 타선과 지난해엔 미치지 못해도 나름 견실한 선발진을 갖춘 두산이었지만 마무리를 비롯 불펜이 항상 아쉬웠다. 특히 이용찬이 버틴 마무리 자리가 그랬다.

하지만 후반기 두산은 새로운 마무리와 함께 약점없는 팀으로 일신했다. 그 주인공은 바로 김강률이다.

지난 시즌 부상 후유증으로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했던 김강률은 컨디션을 회복한 올 시즌 두산 불펜의 필승조로 큰 힘을 보탰다. 시즌을 거듭할 수록 위력을 더해가는 모습은 두산 벤치를 매료시켰고 결국 팀 마무리 자리를 꿰찼다.

후반기 이후 김강률은 30경기에 등판해 39이닝동안 평균자책점 1.38을 기록하며 5승 4세이브 10홀드라는 놀라운 성적을 거뒀다.

짧은 기간 적지않은 등판 일정이었지만 단 한번의 패전없이 완벽한 활약을 보였다. 김강률이 중심을 잡자 불안했던 두산 불펜 역시 안정을 되찾았고 팀 역시 급격한 상승세를 탔다.

두산의 후반기 성적은 38승 2무 16패 승률 0.704로 리그 1위다. 전반기 최강팀이 KIA였다면 후반기 최강팀은 명실상부 두산이다.

※ 2017시즌 두산 주요 구원투수 성적(출처: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


김강률이 마무리로 자리잡자 불펜진의 위력이 배가되고 있다. 안면 부상 이후 복귀한 김명신이 새 필승조로 힘을 보태고 있고 마무리의 부담에서 벗어난 이용찬도 한결 나아진 모습이다.

지난 8월 이후 두산은 선두 KIA와 잡을 듯 잡히지 않는 추격전을 이어가고 있다. 19일부터 시작된 잔여경기에서 롯데와 NC를 연달아 격파하며 연패에 빠진 KIA에 다시 1.5 경기 차로 다가섰다. 정규시즌 우승 매직넘버를 지우던 KIA는 다시 두산의 추격을 신경써야 하는 처지가 되고 말았다.

리그 1-2위인 두 팀은 22일 광주에서 올시즌 명운을 가를 한판 승부를 벌일 예정이다. 2017시즌을 마무리하는 최고의 매치업이다.

시즌 초 부터 불펜이 고민이던 KIA는 마무리 김세현을 영입했음에도 여전히 불안한 모습이 지속되며 후반기 성적이 5할에도 못미치는 부진을 보이고 있다. (24승 1무 25패)

리그 최정상급 마무리 김강률의 등장으로 약점없는 팀으로 변신한 두산은 남은 6경기를 통해 정규리그 역전 우승을 이룰 수 있을까? 불안한 KIA를 바짝 쫓는 두산의 추격전이 어떤 결말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관련 기사: '여름 사냥' 두산, '가을 야구'도 대세될까)

[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