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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반대를 주장하며 분신으로 사망한 고 조영삼씨의 추모식이 20일 오후 경북 성주 초전면 마을 회관 앞에서 열리고 있다.
 사드반대를 주장하며 분신으로 사망한 고 조영삼씨의 추모식이 20일 오후 경북 성주 초전면 마을 회관 앞에서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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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배치 반대' 유서를 남기고 분신한 고 조영삼씨가 20일 오전 끝내 숨지자 소성리 주민들은 분향소를 차리고 울음을 터뜨리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매주 수요일 오후 열리는 사드 반대 집회가 20일에는 조영삼씨의 명복을 비는 추모집회로 진행됐다. 오전에 조씨의 사망 소식을 들은 주민들은 침울한 표정을 지었다.

주민들은 급하게 차려진 분향소에 분향한 뒤 묵념을 하고 그의 삶과 마지막 남긴 유서를 낭독하는 시간을 가졌다. 또 천주교와 원불교, 기독교 성직자들은 조씨를 추모하는 종교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행사 중간에 할머니들은 손으로 눈가의 눈물을 닦으며 명복을 빌었다.

소성리에 차려진 고 조영삼씨 분향소에 주민들 분향

이석주 소성리 마을이장은 "사드 문제로 분신한 것에 너무 애통하다. 문재인정부가 조영삼씨를 죽였다"고 비판하고 "우리 소성리 주민들은 고인의 숭고한 정신을 이어받아 평화를 위한 싸움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상돌(80) 할머니는 "마음이 아파서 울었다"면서 "고인이 우리를 위해 돌아가셨는데 너무 감사하고 명복을 빈다. 목이 메어 말을 할 수가 없다"며 연신 머리를 숙였다. 할머니는 급히 마련된 분향소에서 두 손을 모으고 명복을 빌었다.

이종희 소성리주민대책위원장은 "생명을 바친다는 것은 가장 소중한 것을 던져 의지를 알리는 것"이라며 "하나뿐인 생명을 던져 평화에 대한 절규를 한 숭고한 행동에 대해 감사하고 미안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황동환 신부는 "고 조영삼 프란치스코의 안타까운 죽음에 애석하고 안타깝고 참담하다"면서 "그 분의 유서에도 나오지만 한반도의 진정한 평화를 바라셨던 진정어린 온 몸을 던진 외침과 절규에 정부가 귀 기울여 주시길 간곡하게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사드반대를 주장하며 분신으로 사망한 고 조영삼씨의 추모식이 20일 오후 경북 성주 초전면 마을 회관 앞에서 열리고 있다.
 사드반대를 주장하며 분신으로 사망한 고 조영삼씨의 추모식이 20일 오후 경북 성주 초전면 마을 회관 앞에서 열리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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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씨의 분향소는 성주군청 앞 평화나비광장에도 차려졌다. 분향소를 설치한 이재동 성주군농민회장은 "많은 주민들이 놀랍고 당황스럽다"면서 "뭐라 할 말이 없다. 뜻을 잘 받들어 사드 철회하고 전쟁이 없는 평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의 폭력과 인권침해 반드시 책임 물을 것, 인권위 진정키로

이에 앞서 열린 사드 배치 과정에서의 경찰 폭력과 문재인 정부 규탄 기자회견에서도 조영삼씨의 추모발언이 이어졌다.

사회를 맡은 윤일규 기독교교회협의회 대구인권위원회(KNCC) 사무국장은 "사드 철회를 위한 미국과의 협상에서 한방울이나마 좋은 결과의 마중물이 되기를 바라며 분신했던 조영삼님이 돌아가셨다"면서 묵념을 했다.

사드저지평화회의 등 시민단체 회원과 성주 주민들이 20일 오후 경북 성주 초전면 마을 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있다. 기자회견은 지난 7일 소성리마을회관 주변에서 사드배치 저지 도중 발생한 충돌과정에서 발생한 부상과 인권침해 등에 대해 문재인 정부를 규탄했다.
 사드저지평화회의 등 시민단체 회원과 성주 주민들이 20일 오후 경북 성주 초전면 마을 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있다. 기자회견은 지난 7일 소성리마을회관 주변에서 사드배치 저지 도중 발생한 충돌과정에서 발생한 부상과 인권침해 등에 대해 문재인 정부를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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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승 소성리대책위 공동위원장은 "우리는 문재인 대통령이 인권변호사 출신이기 때문에 기대를 가졌지만 돌아온 건 실망뿐이었다"면서 "지난 6일부터 7일까지 18시간 동안 인권이라는 단어는 우리에게 없었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무자비한 진압과 주민을 짓밟은 경찰은 누구를 위한 경찰인지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며 "고 조영삼님의 명복을 빌면서 그분의 뜻이 결코 헛되지 않도록 사드 철회되는 날까지 함께 하자"고 독려했다.

김종희 사드배치반대김천시민대책위 기획팀장은 "사드가 추가 배치된 후 14일이 지났지만 이 자리에 서니까 온 몸이 떨린다"면서 "무슨 자격으로 우리를 그렇게 짓밟았는지 반드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묻고 따질 것"이라며 눈물을 흘렸다.

사드저지평화회의 등 시민단체 회원과 성주 주민들이 20일 오후 경북 성주 초전면 마을 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있다. 기자회견은 지난 7일 소성리마을회관 주변에서 사드배치 저지 도중 발생한 충돌과정에서 발생한 부상과 인권침해 등에 대해 문재인 정부를 규탄했다.
 사드저지평화회의 등 시민단체 회원과 성주 주민들이 20일 오후 경북 성주 초전면 마을 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있다. 기자회견은 지난 7일 소성리마을회관 주변에서 사드배치 저지 도중 발생한 충돌과정에서 발생한 부상과 인권침해 등에 대해 문재인 정부를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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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팀장은 "야밤에 기습배치는 없을 것이라던 문재인정부의 말을 믿은 나의 순진함에 치를 떨었다"며 "시커먼 전투화와 방패로 우리들을 짓밟기 시작하던 밤 12시, 우리의 공포는 그 어둠의 몇 배였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이어 "저를 들쳐내려던 여경들은 제 옷이 다 올라가고 속살이 다 드러나고 심지어 가슴 한 쪽이 드러나도 그냥 목표물을 향해 돌진하는 하이에나 떼처럼, 옆에 서 있던 남자경찰들은 굶주린 늑대처럼 사정없이 목표를 정해 끌어냈다"고 규탄했다.

주민들은 사드 배치 과정에서 주민과 연대자들에게 벌어진 폭력과 인권침해에 대해 사과할 것과 책임자 처벌, 전쟁위협을 고조시키는 사드 철거 등을 요구하고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태그:#조영삼, #분향소, #소성리, #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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