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처리와 함께 아자아자 시즌3 홍보 페이지 모습.

DJ처리와 함께 아자아자 시즌3 홍보 페이지 모습. ⓒ DJ처리


지난 7월 29일과 30일 양일간 SBS 러브FM <DJ처리, 휴가길을 부탁해>를 통해 DJ석에 복귀하며 건재함을 알린 신철, DJ처리가 다시 인기 프로그램이었던 <DJ처리와 함께 아자아자>로 돌아온다. 하지만 지금까지 DJ처리가 앉았던 방송사 부조와는 약간 다르다. 9월 29일부터 진행되는 <DJ처리와 함께 아자아자 시즌3>(아래 아자아자 시즌3)는 자택 스튜디오에서 진행한다.

자택 스튜디오에서 라디오 송신소까지 이어지는 직통 통신망이 있는 것도 아니다. 방송국에서 주최한 기자회견도 없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라디오 주파수를 통해 나왔던 신철의 목소리가 어디로 송출되는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이 생긴다. 정답은 바로 카카오TV, 즉 인터넷을 통해서이다. 인터넷에서 처음으로 라디오 방송국을 개국하여 <아자아자 시즌3>를 진행한다.

<송은이, 김숙의 언니네 라디오>처럼 인터넷 팟캐스트를 진행하던 연예인이 인기를 얻어 기성 라디오로 진입하거나 <정봉주의 정치쇼>처럼 라디오 방송이 팟캐스트에서 인기를 얻는 경우가 많았다. 또 인터넷 라디오를 모토로 방영되고 있는 국민 라디오, DMB 송출 전 'Channel M' 등이 있지만, 이렇게 기성 라디오 방송이 인터넷 라디오로 '유턴'하는 경우는 처음이다.

이미 문자도 #7258(처리오빠)로 보낼 수 있게 되었고, 시험방송 역시 진행되며 시즌3를 맞는 <아자아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아자아자>가 왜 기성 라디오 방송에서 인터넷 라디오로 유턴하는지, 그리고 <아자아자>가 가는 길이 <아자아자>를 넘어 라디오 방송 문화를 어떻게 바꿀지 고민한다.

하루 여섯 시간, 충성+고정 청취자 기반으로 '원 없이 방송'

<아자아자>는 시즌 1, 시즌 2를 거치며 많은 고정 청취자를 확보했다. 특히 교통 관련 종사자, 특히 택시 기사나 버스 기사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는데, 이는 운전자들의 피로를 푸는 비타민 같은 존재가 되어왔기 때문이다. 그 때문인지 폐지 사실이 알려졌을 때는 애청자들이 SBS 사옥 앞에서 1인 시위, 삭발시위 등을 벌이기도 했다. (관련 기사: 35분 만에 문자 1만 통... 운전기사들의 '황제'가 돌아왔다)

<아자아자 시즌3>는 카카오TV를 통해 송출되기 때문에 기존 라디오의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진행된다. 그래서 매주 금요일부터 일요일, 오후 2시부터 오후 8시까지 방송된다. 방송 첫 주인 9월 29일부터 추석연휴 기간에는 10일간 연속 생방송도 진행한다. "방송을 하는 동안은 언제나 사람들을 만나기 때문에 즐겁다"고 말하던 신철이었기에 보통의 DJ보다 더 긴 시간임에도 무리 없다고 한다.

사실 이러한 인터넷 방송의 기반에는 긴 방송을 바랐던 신철과 그 긴 방송을 선호하는 청취자들에 있다. 시즌1 종료 역시 기존 4시간 방송을 1시간 반으로 줄여야 한다는 이견 끝에 나온 결과였기 때문이고, 시즌2가 경기방송에서 종방한 이후 다른 방송사의 라디오로 돌아오지 않은 이유도 청취자들과 <아자아자>에서의 의리를 지키기 위해서였다는 후문이 있다.

<아자아자>가 처음 밟은 길이지만 장래는 어둡지 않다. 이미 휴대전화 무제한 요금제가 꽤 많은 시민에게 보급되기도 했고, 고정 청취자들이 많고 충성도가 높아 9월 이후 상당수의 시내버스나 택시에서 이들 방송이 울려 퍼질지도 모른다. 다만 라디오 콘텐츠에 익숙지 않은 카카오TV라는 매체가 <아자아자>에 맞춰 인터넷 라디오 플랫폼을 제공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아자아자 시즌3>, 성공할 수 있을까

 DJ처리 아자아자 시즌3

DJ처리 아자아자 시즌3 ⓒ 카카오TV


<아자아자>의 고정 청취자 중에는 당시 경기방송과 SBS 러브FM의 가청권이었던 수도권 외에도 동절기에 송신도가 좋아진 AM으로 듣는 사람들도 있었고, 스마트폰 보급 이후 라디오 앱으로 청취하는 경우도 있었다. 더욱이 '고릴라'나 '콩', 'mini'와 같이 기존 방송사들의 난시청 해결을 위한 인터넷 라디오가 상당수 보급되어 인터넷 라디오에 대한 시민들의 부담도 줄었다.

그와 반대급부로 현재 보급된 89.0MHz부터 108.0MHz까지의 라디오 주파수는 점점 포화상태에 이르고 있다. 특히 수도권이 그렇다. 실제로 많은 방송이 상호간섭을 우려해 강한 전파를 낼 수 없는가 하면 새로운 방송 채널의 개국이 어려운 상태이다. 종합편성채널 중 언론 통폐합 전까지 라디오 경험이 있는 채널A, JTBC가 라디오 개국을 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기존 라디오 방송에서 유턴하여 선보이는 <아자아자>가 성공하여 전파로 방송하는 라디오 방송국 못지않은 파급력과 수익을 선보인다면 라디오 개국이 더욱 쉬워진다. 이들 방송사뿐만 아니라 전문 케이블 채널 역시 인터넷 라디오를 통해 기성 라디오 시장에 진출하여 많은 청취자의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이다. 한정된 지역 주파수를 넘어 세계 어디서나 청취할 수 있는 셈이다.

인터넷으로 송출되는 <아자아자 시즌3>가 포화한 라디오 시장에 새로운 해답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첫 도전이니만큼 기존의 한정된 라디오 시장에서 벗어나 더욱 다양한 청취자들의 선택폭을 찾는, 그러한 대안 방송 시장을 선도할 수 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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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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