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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미관계가 심상치 않다. 미국은 선제공격이나 예방전쟁 등, 물리적 힘을 통해 북한을 억제하려 한다.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중지 및 도발적 언행 중단을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내 걸고 있지만 여전히 무력사용 가능성을 버리지 않고 있다.

북한은 괌에 대한 포위사격뿐만 아니라, 미국 본토와 남한 전역 대한 동시 타격까지 언급한다. 과연 북미 간 대립이 전쟁으로 귀결될까? 위기의 정점에서 대화국면으로 돌아설 수밖에 없다. 트럼프와 김정은의 국내 정치적 위기를 희석시키는데 대외적 관심이 필요하고, 탈출에는 업적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예방전쟁이든 정복전쟁이 목적이든, 미국이 북한을 선제 타격할 수 있을까? 가능성은 굉장히 낮다. 무엇보다 국력의 차이이다. 미국의 입장에서 승리하면 본전이고, 현상유지로 끝나면 국제적 망신이다. 북한의 입장에서 승리할 가능성은 제로이다. 따라서 미국과 북한은 사이에는 전쟁보다, 전쟁위협 교환이 선택할 수 있는 최대치가 되는 것이다. 물론 미국의 핵심이익이 침해당하거나, 북한의 국가통합이 위협당하고 김정은 위원장이 제거될 가능성이 높아지면 전쟁을 선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아직 그 정도까지 진행된 상태는 아니다.

다음으로 재원 분배 문제이다. 미국은 재원을 신중하게 사용하고 분배해야 하기 때문에, 무력사용을 결정하기가 매우 어렵다. 전쟁을 선택하면 여타부분에 예산이 감소하고, 이는 미국시민의 강력한 반발을 불러일으킨다. 전쟁으로 비용 이상을 획득할 수 있다면 문제는 달라지지만, 승자가 패자를 착취하는 구조는 존재하지 않는다. 북한은 전쟁을 수행할 재원이 없다. 2016년 기준으로 국민총소득은 36조4000억 원이며 1인당 국민소득은 146만1000원으로 각각 남한의 1/45과 1/22 수준이다. 북한에게 전쟁은 사치스런 선택일 뿐이다.

마지막으로 전쟁 수행의 어려움이다. 미국의 공격수단은 항공모함을 이용한 미사일공격뿐이다. 전폭기를 이용하려면 남한, 중국, 러시아의 영공을 통과해야 하는데 이를 허용할 국가는 없다. 동해를 이용하려 해도, 중국과 러시아가 자신의 앞마당을 내줄리 만무하다. 지상전을 수행하려면 군사기지를 확보해야 하는데, 역시 여기에 응하는 국가는 없다. 북한이 미국을 공격하는 수단은 핵무기밖에 없는데, 미국의 Kill-Chain과 MD체계를 뚫고 미국에 도달하기란 불가능하다. 재래식 무기는 미국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낙후되어 있는 실정이다.

미국이 전쟁을 선택하면, 러시아 스캔들로 궁지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은 실각할 수밖에 없고 미국의 국제적 지위는 추락하게 된다. 진격로와 군사기지 확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라크나 아프간처럼 북한을 점령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현 경제상황에서 전쟁을 선택하면, 북한 역시 주민의 지지를 잃게 되고 김정은 정권은 위기를 맞이할 수밖에 없다. 최악의 경우 정권이 붕괴되고 체제변이의 길을 걸게 된다. 북한이 승리할 가능성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북한에게 전쟁은 선택할 수 있는 범주 밖에 있는 상황에 불과한 것이다.

그렇다면 북미가 주고받는 '강 대 강' 분쟁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트럼프 대통령에게 위협 정도를 정상으로 끌어 올린다음 대화를 모색하는 편이 궁지에 몰린 자신의 리더십 회복에 도움이 된다. 북한도 최대치의 위협이 협상카드를 공고하게 해 준다. 현재 상황은 트럼프와 김정은이 자신의 입지를 다질 수 있는 그림을 만들고 있는 과정에 불과하다. 따라서 북한과 미국 간 전쟁은 없다. 두 나라의 최고 통치자가 자신의 입지를 다지는 전략에 휘말려서는 안 된다. 우리 국민은 평상심을 가지고, 정부는 대북기조를 그대로 유지하면 된다.

덧붙이는 글 | 경남도민일보에 송고하였습니다.



태그:#북미전쟁, #미국선제공격, #남북전쟁, #트럼프,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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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대학교 대학원 졸업(정치학박사) 전,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현, [비영리민간단체] 나시민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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