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킹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다크타워: 희망의 탑>이 개봉했다.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에 빛나는 매튜 맥터너히와 <토르> 시리즈의 이드리스 엘바가 주연을 맡았다. 여기에 한국 배우 수현의 두 번째 할리우드 영화 출연작이다.

순 제작비 6천만 달러가 투여된 이 작품은 북미에선 8월 4일 3451개 관에서 개봉하여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좋은 출발을 보였으나, 평단의 혹평 세례를 받으며 23일 현재 4297만 달러를 벌어들이는 데 그치고 있다. 월드와이드 성적도 7천만 달러를 넘기는 데 그치고 있어 손익분기점을 넘기기 쉽지 않아 보인다.

 <다크타워: 희망의 탑> 스틸샷

<다크타워: 희망의 탑> 스틸샷 ⓒ 소니픽처스코리아


스티븐 킹 소설 원작... 그러나 '망작'

두 개의 차원이 공존하는 세상. 지구와 다른 '중간세계' 에선 악의 추종자인 맨인블랙 월터가 순수한 영혼의 아이들을 이용해 세상의 균형을 유지하는 다크타워를 공격하기 시작한다. 이를 저지하던 마지막  건슬링어 '롤랜드'(이드리스 엘바)는 월터에게 아버지를 잃고 실의 빠지고 만다.

한편 뉴욕에 사는 소년 제이크(톰 테일러)는 매일 중간세계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꿈으로 보게 된다. 꿈의 이미지들을 찾아 중간세계로 넘어가게 된 제이크는 그곳에서 롤랜드와 만난다. 롤랜드는 제이크의 뛰어난 능력을 감지하고 마지막 예지자 '아라 캠피그넌'(수현)를 찾아간다.

스티븐 킹 소설은 숱하게 영화화되고 있는데, 그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 중엔 <쇼생크 탈출> <미저리> <샤이닝> 같은 명작들이 있는 반면 <드림 캐쳐>나 <셀: 인류 최후의 날>과 같은 망작들도 있다. 아쉽게도 <다크타워: 희망의 탑>은 후자에 가까운 작품이다.

<다크 타워: 희망의 탑>의 주요 등장인물은 밑도 끝도 없이 세계를 지배하는 게 꿈인 악당과 그와 맞서는 선의 수호자 그리고 순수한 영혼을 지닌 초능력 아이이다. 이렇게 고전적이고 진부한 캐릭터를 나열해 놨다면 판타지물로 그만한 스토링 텔링과 호기심을 불러올 만한 세계관을 구축했어야 했다. 하지만 <다크타워: 희망의 탑>에서 그려지는 중간세계는 주목을 끌 만한 이미지를 지니고 있지 않다. 이 영화는 마치 19세기 말 미국 서부시대를 확장한듯한 풍경을 그리는데, 특색 없이 올드하기만 하다.

스토리엔 복선이나 반전이 없고 회수되지 않는 떡밥들만 투척하며 진행된다. 게다가 필요한 장면들은 없고 진부하고 쓸데없는 장면들만 배열하는 편집은 가히 '총체적 난국'이다.

 <다크타워: 희망의 탑>에 등장하는 한국 배우 수현.

<다크타워: 희망의 탑>에 등장하는 한국 배우 수현. ⓒ 소니픽쳐스코리아


이 영화에 기댈 구석은 액션뿐인데, 총잡이(건슬링어)와 마법사(맨인블랙)의 대결이다 보니 원거리 사격만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마저도 양과 질적 측면에서 관객의 눈높이를 맞추기 어렵다. 그나마 시선을 끄는 건 액션 신에서 롤랜드의 현란한 권총 장전 장면 정도이다. 그리고 (어디까지나 한국 관객의 입장에서) 한국배우 수현의 존재 정도이다.

<다크 타워: 희망의 탑>은 제작에 우여곡절이 많은 작품이었다. 2007년 워너브라더스에서 영화화 제작에 발표가 되었으며 처음에는 J.J. 에이브람스가 감독 및 제작으로 내정됐지만 2010년 하차했다. 론 하워드가 연출과 제작을 맡았는데 또다시 제작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2012년 워너브라더스로부터 소니픽처스가 대신 제작을 맡게 됐고 2015년에는 론 하워드도 감독에서 하차하고 제작만 맡기로 했다. 최종 감독은 니콜라이 아르셀이 맡게 됐다.

수현이 맡은 아라 캠피그넌 역은 다크 타워 코믹스에만 나오는 인물로, 영화는 소설과 코믹스가 혼합되어있다. 이 영화에서 수현의 이름은 엔딩크레딧에 4번째로 등장한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구건우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zigm)와 포스트(http://post.naver.com/zig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다크타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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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의 아빠이자 영화 좋아하는 네이버 파워지식iN이며, 2018년에 중소기업 혁신대전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보안쟁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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