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용가리과자 사고 피해 어린이의 아버지 정기용 씨.
 용가리과자 사고 피해 어린이의 아버지 정기용 씨.
ⓒ 장재완

관련사진보기


용가리 과자를 먹고 위에 구멍이 뚫리는 사고를 당한 12살 초등학생의 아버지가 과자를 판매한 업체 측이 제대로 된 사과는 하지 않은 채, 책임을 회피하려고만 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지난 1일 천안의 한 워터파크에서 판매하는 용가리 과자(질소주입과자)를 먹은 뒤 쓰러져 인근 대학병원에서 응급수술을 받은 어린이의 아버지 정기용씨는 4일 오후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지금 너무 분통이 터져 미치겠다"며 "아이를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놓고 어떻게 자기들 책임만 회피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정씨에 따르면, 사고 이후 과자를 판매한 워터파크 입주 업체 측 관계자는 지난 2일 병원으로 찾아와 자신들의 잘못을 시인하고 사과했다. 또한 워터파크 운영을 맡고 있는 H업체도 4일 오전 병원을 찾아 사과했다.

이에 정씨는 처음 이 사건을 알리게 된 계기가 업체들의 책임을 묻기에 앞서, 제2, 제3의 피해자가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었기에 이들의 마음을 진심으로 받아들일 생각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이날 오후 발생했다. 경찰이 이번 사건의 경위를 조사하기 위해 병원을 찾았는데, 업체 측에서는 자신들의 과실이 없다고 주장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 것. 업체 측이 '질소액체를 마시면 위험할 수 있다'는 경고문이 있었다며 증거사진을 경찰에 제출했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를 전해 들은 정씨는 업체 측의 사과가 진심이 아니었다는 생각으로 분통이 터졌다. 과자를 구입할 당시 자신이 직접 아이를 데리고 해당 과자를 구입했으며, 함께 있는 자리에서 과자를 먹었는데, 업체가 증거로 제시한 문구는 전혀 보지 못했다는 것. 뿐만 아니라 '위험성'을 알리는 그 어떤 설명도 없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제 와서 자신들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현장에서 보지 못한 경고 문구를 제시한 것은 앞서 한 사과를 진심으로 받아들이려 했던 자신을 '기만한 것'이라며 분노했다.

정씨는 "만약 그러한 경고 문구를 보았다면 왜 내가 내 손으로 아들에게 그 위험한 과자를 사 주었겠느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그는 이어 "분명히 기억하는데 당시에는 그러한 문구가 없었다. 아이가 그 과자를 먹고 그 자리에서 바로 쓰러졌기에 분명히 확인했다"며 "그런데 이제 와서 경고문구가 있었다고 사진을 내미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고문구'가 너무 깨끗하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사고 이후 '경고문구'를 제작했거나, 창고 같은 곳에 넣어 두었던 '경고문구'를 부랴부랴 꺼내 놓은 것 아니냐는 취지다.

실제 업체 측이 제시한 '경고문구'는 X배너 형태로 제작되어 있어서 손쉽게 이동이 가능한 형태다. 또한 해당 과자를 홍보하는 문구나 사진 등이 인쇄된 배너 아래쪽 끝에 경고문구가 있어 소비자들의 눈에 잘 띄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정씨는 "차라리 진심어린 사과를 하는 게 낫지,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거짓말로 책임을 모면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며 분개했다.

한편, 해당 업체의 입장을 듣기 위해 전화통화를 시도했으나 연결이 되지 않았다.


태그:#용가리과자, #질소과자, #질소주입과자, #천안워터파크, #위험성 식품첨가물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향나무는 자기를 찍는 도끼에게 향을 묻혀 준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