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시즌이 이제 5강 싸움에 접어들었다. 지난 시즌에는 1-3위까지는 고정이었다면 올해는 3-7위까지 5강에 대한 희망을 품을 수 있는 시즌으로 흘러가고 있다. 1위 KIA 타이거즈는 한국시리즈 직행을 굳히기 위해 넥센 히어로즈로부터 지난 해 세이브왕 김세현을 트레이드 해왔고 2위 NC 다이노스도 김경문 감독이 건강상의 이유로 경기장에 모습을 보일 수 없음에도 2위 굳히기에 고군분투하고 있다.

하지만 5강 싸움에서 밀린 KT 위즈는 지난 2년과 마찬가지로 꼴찌로 시즌을 마감할 가능성이 커보인다. 시즌 초만 해도 KT의 불펜이 힘을 발휘하며 선두권에 있었지만 이번 시즌 새로 부임한 김진욱 감독도 KT의 추락을 막지는 못 했다. 패턴은 지난 2년과 비슷하다. 팀 타율 9위, 팀 출루율, 장타율 최하위 등 거의 모든 지표에서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시즌 초만 해도 야무지게 버텨주던 불펜도 이제는 더이상 버텨주지 못 한다. 선발투수들이 어느 정도 막아줘도 타선이 지원을 못 해주는 경기도 허다하다. 이러다가 시즌 100패를 기록하는 것 아니냐며 리그 수준이 떨어지니까 해체해서 경기수를 줄여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KT 위즈 경기 후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는 김진욱 감독

▲ KT 위즈 경기 후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는 김진욱 감독 ⓒ KT위즈


KT는 창단후 1군에 올라온 지 이제 3년 차에 접어든 팀이다. 물론 NC 다이노스는 창단한 해에 7위를 하고 이듬해 3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대단한 팀이지만 KT가 NC처럼 하지 못 했다고 비난 받을 이유는 단 하나도 없다. 이제 갓 태어난 아이가 못 뛰어다닌다고 비난 받지 않듯이 말이다.​

​​물론 KT 위즈 역시 프로 구단이고 성적을 내서 팬들을 즐겁게 해야 할 의무가 있다. 팬들은 돈을 내고 야구장을 찾고 구단은 입장권 및 유니폼 등을 팔아서 수익을 창출한다. 프로 야구 선수들은 그 수익들로 연봉을 받기에 팬들을 위해 좋은 경기를 보여줘야 하고 성적을 내야 한다. 하지만 그것들이 그렇게 쉽게 낼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건 팬들도 다들 알고 있잖은가.

롯데가 2002년에 133경기 중 35승 1무 97패를 해 0.265의 팀 승률로 8위를 기록했다. 게다가 롯데는 2001년부터 2004년까지 4년 연속 최하위에 있었다. 하지만 해체하지 않았다. 한화 역시 2009~2010, 2012~14년에 최하위를 기록했고 그 뒤로도 하위권에서 전전하지만 해체하지 않았다. 이 기록들을 굳이 꺼낸 이유는 KT에게만 너무 가혹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기 때문이다.

현재 KT 위즈는 빌딩 과정을 겪고 있는 신생팀이다. 모기업의 투자도 많지 않기에 현재 있는 자원들과 신인 드래프트와 트레이드를 활용해서 빌딩을 해야 하는 팀이고 열심히 하고는 있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어보인다. 하지만 기다려줄 여유가 없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메이져리그 워싱턴 내셔널즈는 만년 꼴찌라고 불렸던 팀이고 시즌 100패 이상을 두 시즌 연속으로 한 팀이다.(2008~2009시즌) 하지만 그렇게 몇 시즌을 리빌딩 시즌으로 보낸 후 2012시즌을 기점으로 달라진 모습을 보였고 현재도 내셔널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팀 빌딩을 할 때도 분명 성적을 내야 하는 프로팀이지만, 그렇게 하는 게 버겁다면 100패 이상을 당했다고 의기소침할 것이 아니라 완벽하게 빌딩에 전념해 몇 년 후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이다.

현재 KT 위즈 2군은 퓨쳐스리그 남부리그에서 96경기 49승 7무 40패로 상무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물론 1군과 2군의 차이는 분명히 크지만 퓨쳐스에서의 KT 성적을 볼 때 미래 전망이 그리 나쁜 것은 아님을 시사한다고 볼 수도 있는 것이다. 결국 현재 KT에게는 시간과 투자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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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네이버 블로그 '무명작가'에 게재된 글입니다,
KT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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