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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전, 서산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소속 4명의 의원이 시정 비판 발언을 막으려 한 집행부의 행태는 지방 자치의 본질을 훼손한 시민에 대한 폭거라며 공개 사과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ㅎ다.
 3일 오전, 서산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소속 4명의 의원이 시정 비판 발언을 막으려 한 집행부의 행태는 지방 자치의 본질을 훼손한 시민에 대한 폭거라며 공개 사과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ㅎ다.
ⓒ 신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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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시가 시정을 비판하는 시의원의 의정 발언을 가로막으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서산시의 한 고위직 인사는 시정을 비판한 여성 의원에게 반말로 폭언을 하기도 했다.



지난달 26일, 서산시의회 제224회 정례회는 폐회를 앞두고 3명의 의원이 '5분 발언'을 하도록 예정돼 있었다. 그런데 이날 발언을 앞두고 권혁문 서산시 부시장과 각 실국 국장들이 집단으로 시의회 의장을 찾아와 임재관 의원과 이연희 의원의 '5분 발언'을 취소해 달라고 요구했다. 시정 비판 발언을 하면 소속 공무원들이 일하지 않는 것으로 비친다는 게 이유였다.



집행부가 시의회의 고유 권한인 시정 비판 감시 활동을 침해한 것이다. 시의회 의장은 '부당한 요구'라며 이를 거절했다.



예정대로 2명의 의원이 '5분 발언'을 했다. 임재관 의원은 "화력발전소와 폐기물 처리장 등으로 환경오염을 걱정하는 시민들이 많다"며 "서산의 대기 질을 과학적으로 조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연희 의원은 '비정규직 지원센터 개소식'에서 정작 주인인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초대하지 않은 시정을 비판했다. 또 비정규직센터의 주요 인력을 6개월짜리 최단기 비정규직으로 뽑기 위해 모집한 사실도 꼬집었다. 이 의원은 "비정규직을 줄여야 하는 때에 서산시가 비정규직을 뽑아 또 다시 비정규직을 상담하게 됐다"며 개선을 촉구했다.



임 의원과 이 의원의 지적은 서산시에 거주하는 3만 4400여 명의 비정규직 근로자는 물론 대기오염을 우려하는 시민들로부터 박수를 받을 시의적절한 지적이었지만 서산시 공무원의 생각은 달랐던 모양이다.



이 의원의 발언이 끝나자마자 서산시의 모 국장이 이 의원에게 반말로 "'5분 발언'할 것이 없으면 하지 말든지, 다른 걸 하든지. 의원이면 의정 생활 똑바로 하라"며 비아냥됐다. 화가 난 이 의원이 "의원에게 그렇게 싸가지 없이 말씀해도 되느냐"고 반문했고, 이 과정에서 언성이 높아졌다. 그러자 해당 국장은 "에이 XX!"하며 욕설까지 내뱉었다.



당시 목격자들에 따르면 현장에는 이완섭 서산 시장이 있었으나 무심히 지나쳤다. 이후 3일 현재까지 폭언을 한 국장도, 서산시장도 아무런 사과를 하지 않고 있다.



이를 보다 못한 이 의원 등 서산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소속 4명의 의원이 3일 오전 기자회견을 하고 발언을 막으려 한 집행부의 행태는 지방 자치의 본질을 훼손한 시민에 대한 폭거라고 지적했다. 해당 국장에 대해서는 "남성 의원 앞에서도 똑같이, '발언' 내용을 트집 잡으며 폭언을 할 수 있었겠느냐"며 여성의원에 대한 폭력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이들은 △서산시장과 부시장 등의 공개사과 △ 독립적 대의기관인 의회의 고유권한 침해 중단 △의회에서 원인을 제공했다는 식의 본질을 벗어난 물타기식 여론 중단 등을 각각 요구했다.




논란이 일자 서산시는 이날 자료를 통해 "시의장에게 '5분 발언'을 막아달라고  요구한 것은 맞지만 이연희 의원의 발언이 아닌 임재관 의원 발언이었다"고 해명해 또 다른 논란이 일고 있다.
 

태그:#서산시, #서산시의회, #폭언, #여성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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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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