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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갑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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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 반 마리 뜨거운 여름보양식, 입맛 찾고 갑니다.

한차례 소나기라도 지나가면 좋으련만... 날이 너무 따갑습니다. 밭에서 김을 매는데, 땀이 저절로 줄줄 흐릅니다.

일을 마치자 시간이 12시가 넘어 섭니다. 일에 지쳐 그런지 갈증만 나고 입맛이 없습니다.

갑자기 삼계탕이 생각났습니다. 더위에 지친 몸을 보양하는데 삼계탕만한 게 없을 것 같습니다.

멀지 않은 곳에 찾은 삼계탕집. 그런데 여기는 닭 반 마리로 백숙을 해서 파는 집입니다.

"녹두반계탕으로 주세요? 반계탕이면 양은 작지 않나요?"
"드셔보면 적당하실 거예요. 많지도 작지도 않다고들 하세요!"

주문을 받는 분이 아주 서글서글하십니다. 입맛도 없는데 양이 적당하다는 말에 귀가 솔깃합니다.

밑반찬으로 나온 것은 배추겉절이, 오이무침, 된장에 마늘쫑이 전부. 소박한 한 상 차림입니다.

닭 한 마리로는 양이 많은 사람들을 위해 반 마리로 닭백숙을 끓이는 모양입니다. 녹두를 넣고 대추, 밤까지 곁들여 푹 고운 닭백숙입니다. 마늘, 대파와 부추를 넣어 영양에 균형을 고려하였습니다. 그러니까 녹두닭백숙이라고 해야겠습니다.

뚝배기에 담겨 나온 뜨거운 음식. 이열치열이 따로 없습니다.

닭고기가 여들여들하지만 푸석하지 않습니다. 쫄깃한 맛이 있습니다. 찹쌀녹두죽은 씹힐 것도 없이 부드럽게 넘어갑니다. 걸쭉한 국물은 담백합니다. 술 먹은 다음날 쓰린 속을 달래기에 딱 좋을 듯싶습니다.

몇 숟가락을 뜨니 입맛 없는 것은 이미 달아났습니다. 맛은 삼삼하고 후루룩 넘어갑니다. 후후 불다 겉절이를 얹어먹으니 더욱 맛있습니다. 된장에 마늘쫑을 찍어먹는 것도 입가심으로 색다릅니다.

반 마리 백숙이지만 나에겐 양에 있어서 충분합니다. 속이 든든합니다.

더위에 지친 여름철. 착한 가격 7000원의 여름 보양식으로 잃은 입맛을 되찾은 기분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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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마니산 밑동네 작은 농부로 살고 있습니다. 소박한 우리네 삶의 이야기를 담아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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