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아이(I.O.I) 출신 김청하가 솔로 청하로 첫발을 내디뎠다. <프로듀스101> 때부터 자타공인 '춤신춤왕'으로 불린 그는 '노래까지 되는 멤버'로 실력을 인정받았다. 보컬과 퍼포먼스 둘 다 되다 보니 그의 역량에 거는 팬들의 기대도 컸다. 지난달 25일 오전 상암 오마이뉴스에서 청하를 만났다. 6월 7일 솔로 데뷔를 앞둔 청하는 부담감에 눌리기보단 차분하고 담담한 모습이었다.

솔로활동, 계산 없이 나를 보여줄 것

청하, 포스트 이효리! 걸그룹 아이오아이( I.O.I) 첫 솔로로 나서는 청하가 25일 오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오전 상암 오마이뉴스 사옥에서 청하와 인터뷰를 나눴다. ⓒ 이정민


청하는 솔로 활동을 "처음으로 비친 제 모습"이라 표현했다. 아이오아이 땐 "춤적인 것 위주로 강조됐고 제 성격을 못 보여드렸다"며 "앞으로는 라이브방송 등을 통해서 계산 없이 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며 설레는 마음을 드러냈다. 물론 아이오아이 때도 계산 없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인간 김청하'의 솔직하고 꾸밈없는 면모를 보여줄 기회가 더 많아질 것에 대한 기대였다.

청하는 솔로 활동을 오랫동안 꿈꾸고 계획했던 걸까. 이 질문에 그는 "한 번쯤 상상해본 적은 있지만 이렇게 빠를 줄 몰랐다"며 손사래 쳤다. "그룹으로 데뷔해서 연차가 쌓인 후에 그때도 내가 잘 뛰고 있는 상태라면 한 번쯤 기회가 주어지지 않을까? 주어졌으면 좋겠다" 그 정도만 생각했을 뿐이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일들이 펼쳐졌고, 적응하는 데 어려움도 있었다.

"'하면 되지'와 '어떡하지'의 중간. 그 사이에서 솔로 준비를 했어요."

청하는 설렘 반, 걱정 반으로 솔로 데뷔를 준비했고 노력의 결실로 다섯 트랙이 수록된 첫 번째 미니앨범 <핸즈 온 미(HANDS ON ME)>를 발표했다. 타이틀곡은 래퍼 넉살이 피처링에 참여한 '와이 돈츄 노우(Why Don't You Know)'다. 이 곡은 여름에 잘 어울리는 트로피컬 하우스의 시원한 댄스곡으로, 청하의 설명에 따르면 "멜로디컬하고, 따라 하기 쉬운 안무의 노래"다.

아이오아이, 언젠가는 또

청하, 포스트 이효리! 걸그룹 아이오아이( I.O.I) 첫 솔로로 나서는 청하가 25일 오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걸그룹 아이오아이( I.O.I) 출신 중 청하는 처음으로 '솔로'로 나선다. ⓒ 이정민


<프로듀스101>에 출연했던 청하는 37위로 시작해 마지막에 4위까지 오르며 오디션 계의 바람직한 성공사례가 되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결성된 프로젝트 그룹 아이오아이란 청하에게 고맙고 행복하고 아쉬운 존재다. 아이오아이 활동 후반을 회상하며 청하는 "너무 바쁘고 정신이 없어서 순간순간의 피곤함 때문에 누릴 수 있는 것들을 다 못 누린 것 같아 아쉽다"고 했다. 행복하면 행복한 대로 아쉬우면 아쉬운 대로 그때의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칠 때면 그리운 건 어쩔 수 없었다.

멤버들과 연락은 자주 할까. 청하는 "전체 문자방을 잠깐만 안 봐도 100개의 대화가 쌓일 정도"라고 대답했다. 특히 친하게 지내는 소미와는 영상통화도 많이 하고 스케줄이 빌 때 부담 없이 만난다. 그는 "지금까지 느낀 바로는 연예계 생활 자체가 마음을 터놓고 온전히 나를 보여줄 수 있는 일이 많이 없는 것 같다"며 "하지만 마음을 터놓을 멤버들이 제게 10명이나 있고, 가장 순수할 때 만나서 순수하게 같이 활동한 친구들이라서 공감해주는 것이 많다"고 말했다.

구구단, 우주소녀, 다이아 등 먼저 팀으로 데뷔한 아이오아이 멤버들도 많다. 이들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는지 묻자 청하는 "걱정이 된다"고 답했다. "밥은 잘 챙겨 먹느냐, 잠은 좀 자느냐, 오늘 메이크업이랑 의상 예쁘더라 너랑 잘 어울린다, 연말에 (스페셜 무대 등으로)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 등등 그런 이야기를 한다"는 그의 답변에서 끈끈한 형제애가 배어 나왔다.

나중에 아이오아이가 다시 뭉친다면? 단도직입적인 질문에 청하 역시 명료한 대답을 돌려줬다. "활동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고, 기회가 생기면 재미있게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답이었다. 앞으로 솔로가 아닌 팀으로서 가수 활동을 하는 것에 대한 질문에도 "좋을 것 같다"며 긍정적인 생각을 밝혔다. "혼자 예능을 하는 것도 힘들고, 내가 한마디 했을 때 받아쳐 주는 친구들이 있다는 게 얼마나 큰 건지 알고 있다"며 팀 활동의 장점을 언급했다.

가수란 직업, 사람 뜻대로 되는 일 아냐

청하, 포스트 이효리! 걸그룹 아이오아이( I.O.I) 첫 솔로로 나서는 청하가 25일 오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청하는 차분하게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 이정민


최종 4위를 기록한 청하는 <프로듀스101> 파이널미션에서 11위를 했다. 중요한 순간, 마지막 등수를 받아 불안할 수도 있었지만 불안함을 느끼지 못했다고 한다. 오히려 주위 사람들, 스태프분들이 '어떡해' 하고 걱정했지만, 본인은 정작 "괜찮았다"고 회상했다. 그렇게 말하는 배경에는 쉽지 않았던 그간의 우여곡절이 자리하고 있었다.

"연습생으로 여러 회사를 거쳤다. 데뷔시켜준다고 해서 들어갔다가 팀이 와해하기도 하고, 의리를 지키고 싶어 한 회사에 머물렀는데 갑자기 팀원들이 교체되거나 회사가 공중분해 되기도 했다. 내가 생각했던 것과 현실은 너무 달랐다.

<프로듀스101>보다 힘들었던 시절이 많았기 때문에 이 프로그램을 할 때 스스로 '청하야 안 되면 여기까지인 거고 잘되면 좋은 거고, 최선을 다하고 후회만 없자' 이런 마음가짐으로 임했다. 마음이 편했다. 나를 시험해보려고 참여했고, 경쟁상대가 나 자신이었다. 누군가를 원망하거나 제 탓을 하지 않았다. 연습은 최대한 할 수 있는 한 하고, 몸이 아파서 견딜 수 있는 범위를 넘어가면 하지 않았다. 포기란 단어가 어떤 상황에서도 보이면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런 상황에 부딪힐 때까지 나를 몰아붙이진 않았다."

청하는 첫 솔로 앨범을 준비하는 지금도 같은 마음이라고 했다. 당연히 최선은 다하겠지만, 순위에 연연하지 않을 거고, 연연한다고 해서 내 뜻대로 되는 건 아니란 걸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받아들이는 건 제 몫이 아니라 대중분들의 몫인 것 같다"며 "변수가 항상 있었고, 결과는 누구도 알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청하는 <프로듀스101> 직전까지도 여러 가지 아르바이트를 하며 가수를 꿈을 키웠다. "<프로듀스101>에서 실패했어도 가수 준비를 계속했을까?"란 질문에 그는 "한 번은 더 도전했을 것 같다"고 답했다.

"지금 회사의 (준비했던) 이 팀까지 무산됐다면 후회 없이 다른 길로 갔을 수도 있다. 저를 힘들게 키워주신 어머니 생각을 하게 된다. 부유한 가정이 아니었다. 나이가 점점 드는데 학교도 휴학했고 너무 무방비 상태로 있을 수는 없었다. 가수는 대중의 사랑이 있어야 유지되는 직업이고 제가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는 것도 아니므로 현실을 무시하고 무작정 계속하진 못했을 것이다."

청하, 포스트 이효리! 걸그룹 아이오아이( I.O.I) 첫 솔로로 나서는 청하가 25일 오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청하는 소소한 데서 행복을 느낀다고 말했다. ⓒ 이정민


청하, 포스트 이효리! 걸그룹 아이오아이( I.O.I) 첫 솔로로 나서는 청하가 25일 오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청하는 춤과 노래 양쪽으로 균형있는 실력을 지녔다. ⓒ 이정민



청하 아이오아이 와이 돈츄 노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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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 주는 기쁨과 쓸쓸함. 그 모든 위안.

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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