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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자주통일비 건립 15주년을 맞아 28일 오전, 중부대 뒤편 만인산 자락(충남 금산군 추부면)에서 '우리의 소원은 통일' 노래가 울려 퍼졌다.


민족자주통일비 건립 15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이들이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함께 부르며, 통일을 염원했다. 가운데 보이는 비석이 ‘민족자주통일비’다.
 민족자주통일비 건립 15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이들이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함께 부르며, 통일을 염원했다. 가운데 보이는 비석이 ‘민족자주통일비’다.
ⓒ 임재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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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자주통일비(이하 통일비)는 정효순(92, 대전광역시 서구) 범민련 고문이 지난 2003년 5월, 개인재산을 털어 만인산 자락에 제작한 기념비이다. 통일비의 앞면에는 '민족자주통일비'를 음각하고, 뒷면에는 '7·4 남북공동성명 중 조국 통일 3대 원칙'과 '6·15 남북공동선언문 중 5개 항'을 새겨 넣었다. 통일비의 크기는 높이 220㎝, 너비 80㎝, 기단 90㎝에 이른다.

올해로 15주년을 맞은 통일비 기념식에는 '민족자주통일비 보존위원회' 회원을 비롯하여 대전충남지역의 민족통일 단체 회원 4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기념식에 참석한 박해룡 민족문제연구소 대전지부 지부장은 "정효순 고문께서 민족자주통일비를 세운 지 15년이 지났는데 그것이 씨앗이 되어 좋은 날은 맞이하게 되었다"며, "앞으로 우리가 통일을 앞당길 수 있도록 '우리의 소원은 민족 통일'을 힘차게 외쳐보자"며 구호를 선창했다.

김창근 대전민중의꿈 공동대표도 "우리에게 제일 큰 적폐는 분단이고, 통일이야말로 우리 민족이 질곡에서 벗어나 미래로 나아가는 가장 훌륭한 나라가 되는 근본해결책"이라며, "기념비에 새겨진 자주통일을 향한 마음 변치 말자"고 말했다.

"남북이 갈라진 후 이승만 정권에 의해 제일 큰 피해를 본 유족"이라고 소개한 김종현 대전산내사건희생자유족회 회장도 기념식에 참석해 축사를 했다. 김종현 회장은 "유족들은 평생을 '빨갱이 자식'이라는 소리를 들으며 숨죽이며 살아왔는데, 정효순 선생은 평생 용기 있게 민족자주통일 이야기를 해왔다"며, "정효순 선생의 훌륭한 뜻을 기려서 하루빨리 통일이 되기를 간곡히 바란다"고 말했다.

이대식 대전민중의힘 상임대표는 "분단을 넘어서 통일로, 외세를 극복하고 자주로, 독재를 넘어 민주를 완성하는 길에서 정효순 선생이 걸어가신 족적을 따라 배우는 것만으로도 통일을 향한 길"이라며 "민족자주통일비 앞에서 '통일이 아니고서는 우리의 길을 멈추지 말자'고 함께 다짐하자"고 말했다.

민족자주통일비 건립 15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감사의 말을 전하는 정효순 선생
 민족자주통일비 건립 15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감사의 말을 전하는 정효순 선생
ⓒ 임재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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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세의 고령의 나이로 인해 휠체어를 타고 기념식에 참석한 정효순 선생은 참석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 후, "통일비를 세울 때만 해도 빨갱이들이 왔다 갔다 한다는 소리를 들었지만, 지금은 '좌다 우다'를 말하는 구시대가 아니다"고 말했다. 정효순 선생은 이어 "그간 너무 많이 속았기 때문에 반신반의하지만, 우선 민간교류부터 시작하면 남북관계는 트일 것이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분단세력들이 방해를 하겠지만 고지만 넘으면 좋은 일이 생길 것"이라며, "조금만 더 힘을 내자"고 호소했다.

참석자들은 정효순 선생의 건강과 내년 기념식에서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며, 함께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제창하는 것으로 기념식을 마무리했다. '민족자주통일비 보존위원회'에서는 매년 5월에 통일비 앞에서 기념식을 진행하고 있다.

정효순 선생은 1925년 충남 금산에서 출생했고, 1978년 박정희 정권을 비판하여 긴급조치 9호 등의 위반 혐의로 구속된 바 있다. 1986년에는 대전충남 민가협을 결성하고 회장으로 취임했고, 1995년에는 범민련 대전충남본부를 결성하고 의장으로 취임했다. 1997년에는 북한 수재민 돕기 운동을 펼치다가 국가보안법을 위반하였다 하여 구속되기도 했다. 현재는 범민련 남측본부,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대전본부, 민족문제연구소 대전지부 등 민족통일 단체에서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15회를 맞은 이날 기념식에는 대전충남지역 민족통일단체 회원 등 40여명이 참석했다. 기념식은 매년 5월에 기념비 앞에서 진행되고 있다.
 15회를 맞은 이날 기념식에는 대전충남지역 민족통일단체 회원 등 40여명이 참석했다. 기념식은 매년 5월에 기념비 앞에서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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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통일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민족자주통일비, #정효순, #우리의 소원은 통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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