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의원의 질의에 이 의원은 "문자로 들어온 제보는 비공개로 사실 확인을 한 뒤 공개적으로 발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라며 "지금 (정 의원이) 질의하는 것을 보면 그 절차가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정치 공세와 인격 모독은 청문회 의도에 맞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전혜숙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수준 낮은 신상털기나 정확하지 않은 정보로 후보자를 비하하고 가족을 모독하는 걸 지양해 달라"고 요청했다.
정 의원도 스스로 "제보 자체가 얼마나 신빙성이 있는지 (저도) 확신하지 못한다"라고 사실 검증 절차가 미흡했음을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정 의원은 "김숙희씨 초대전에 대해 후보자가 명쾌하게 밝히지 않는다"라며 "김숙희씨 작품이 얼마나 팔렸는지에 대해선 합리적 의심과 국민적 의심이 있는 게 사실이다"라고 뜻을 굽히지 않았다.
정 의원은 "혹시 후보자가 인격적 모독을 느꼈다면 죄송하지만 국민의 입장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의견을 굽히지 않았다.
사실 검증이 미흡한 제보 내용은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입에서도 나왔다. 정 원내대표는 "제보된 바에 따르면 이 후보자 부인 그림의 고가 판매 및 강매와 관련해 (그림의) 대다수가 특정 개인을 교습하는 중견 작가의 가필과 대작으로 이뤄졌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이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 측은 "모든 작품이 어떠한 가필이나 대작이 없는 부인 본인의 작품이다"라며 "근거 없는 의혹 제기로 후보자 및 후보자 가족의 인신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는 행태에 참담함을 느끼며 매우 깊은 유감을 표한다"라고 비판했다.
아래는 정태옥 의원과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 간 질의응답 내용이다.
정 : 문자 폭탄이 쏟아졌다. 대개가 (나를) 비난하는 내용이었지만, 그 중 상당히 의미 있는 제보도 많이 들어왔다. 제보에 의하면 어제 (부인인) 김숙희씨 초대전이 이번 대선 기간인 2017년 4월 26일에도 열렸다는데 맞나.이 : 사실이다.정 : 제보라서 확인할 수 없는데, 지난 2013년처럼 초대장에 '국회의원 이낙연'이 들어갔나.이 : 전혀 없다. 제 이름이 등장하지 않다.정 : 아, 등장하지 않나. 그건 우리가 확인이 안 된다. 후보자가 첫 날 그 자리에 와서 많은 하객들을 직접 인사하며 맞이한 적은 있나.이 : 오신 분들과 같은 식당에서 저녁을 먹었다.정 : 그 내용과 제보가 상당히 일치한다. (그림을 들며) 올해 4월에 연 전시회 작품이다. 제보에 따르면 전시된 작품들이 '조영남 미술작품 대작 사건'과 같이 중견 작가의 가필과 대작으로 이루어져 작품성이 떨어진다고 하더라. 또 가필과 대작이어서 많이 양산될 수 있었다고 하더라.이 : 그렇지 않다. (부인이) 잠도 안 자고 집에서 그림을 그리는 것을 늘 봐왔다. 심각한 모욕이다.정 : 하객들이 줄을 섰다고 하는데, 얼마나 많은 하객들이 참석했는지 확인해 달라.이 : 줄을 선 적은 없었고, 대충 30명 선이었다.정 : 그때 하객들이 작품 구매와 상관없이 돈 봉투를 냈다고 한다.이 : 택도 없는 모함이다. 제보를 조금 엄선해주길 바란다.정 :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4월 26일에 판매된 작품 개수를 제출할 수 있습니까.이 : 아내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정 : 굉장히 중요한 (자리인데), 제보 내용 자체의 사실 확인이 상당히 어렵다.이 : 방금 말한 것처럼 제보의 신빙성이 상당히 위험하다.정 : 그렇지만 얼마나 팔렸는지, 얼마나 받았는지 자체는 아주 구체적으로는 못하더라도 이야기는 할 수 있지 않나.이 : 정확한 건 기억 못하지만 수익금의 절반을 심장재단 등에 기부했다. 나머지 수익금 중 3분의 2는 대관료 등에 들어간 걸로 알고 있다.정 : 그 입장 정확히 서면으로 제출해달라.이 : 지금 말한 게 입장이다.정 : 제출하기 어렵다는 건가.이 : (자료가) 있는지 모르겠다.정 : 절반을 공익 재단에 기부했다는 거 아닌가. 총액과 작품수는 대충 (나오지 않나).이 : 아내가 실력은 떨어지지만 화가로서 활동하고 있고 그것마저도 남편 때문에 접게 됐는데 그것이 이번 인사청문회와 무슨 상관이 있는지 설명을 좀 해주시길 바란다.강효상 "그림 강매" - 관련 증인 "그런 적 없다"한편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은 전남개발공사 사장이 대가를 바라고 이 후보자 부인의 그림을 구매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전남개발공사는 이 후보자가 지사로 있던 전라남도의 산하 기관이다.
강 의원은 "이낙연 지사가 취임한 후에 전승현 전 전남개발공사 사장이 사퇴압박을 받았다는 보도가 있었다"며 "전 전 사장이 자리보전을 걱정해 이 지사에게 잘 보이려고 부인의 그림을 샀을 거라는 게 합리적 추측이다"라고 주장했다.
그 근거로 강 의원은 ▲이 후보자가 전남지사로 취임한 후 전남개발공사에 대한 감사가 들어간 점 ▲그 이후 전 당시 사장이 임기를 1년 9개월을 남기고 자진 사퇴한 점 ▲후임 사장으로 이 후보자의 중소기업특별보좌관을 지낸 양지문씨를 임명한 점 등을 제시했다.
또한 강 의원은 "2013년 전시회 당시 한겨레 동정기사를 보면, 김숙희씨를 '이낙연 국회의원 부인'으로 설명하고 있다"며 "기사를 보면 무명인 김씨의 남편이 이낙연 당시 국회의원인 것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관련 증인으로 출석한 윤주식 전남개발공사 기획관리실장(당시 관광본부장)은 "여수 골프리조트에 연면적 2000평인 클럽하우스를 2013년 6월에 개장했다. 내부 조경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여서 후보자 부인의 그림을 구입하게 된 것"이라며 구입 배경을 설명했다. 윤 실장은 후보자나 후보자 부인에게 그림 구입을 부탁받은 적도, 초청장을 받은 적도 없다고도 답했다.
또한 윤 실장은 "그림 구매는 2013년 8월이고 감사는 그림과 상관없이 2014년 하반기에 진행됐다"며 "전라남도 감사기획실에서 2~3년에 한 번 하는 정기종합감사다"라고 설명했다.
윤 실장은 후보자 부인의 그림과 감사에 대한 관계를 묻는 질문이 이어지자 "그림과 감사는 별개의 문제다. 효과를 가져올 만한 사안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한편 증인으로 채택된 전 전 사장은 가족과의 제주도 여행을 사유로 출석하지 않았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