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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치온' 대표 김난희씨가 서울시NPO지원센터 2층 협업공간에서 다른 입주단체 활동가와 아이디어를 논의하고 있다.
 '스위치온' 대표 김난희씨가 서울시NPO지원센터 2층 협업공간에서 다른 입주단체 활동가와 아이디어를 논의하고 있다.
ⓒ 서울시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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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 20년이 넘는 자원봉사활동 전문가 김난희씨(44)는 매일 서울시청 인근 서울시NPO지원센터로 출근한다.

그곳에 지역사회의 자원봉사 활동 활성화를 도와주는 1인단체 '스위치온'을 운영하고 있는 김씨가 일할 수 있는 '협업공간'이 마련돼 있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여러 사람, 여러 단체가 같이 써야 하는 공간이지만 책상, 사무용품, 전화, 팩스 등 사무실로 이용하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스위치온처럼 이곳에 '입주'한 단체는 현재 7곳. 모두 스스로 비영리단체이면서도 다른 단체들의 공익활동 지원을 목적으로 하는 신생 단체들이다.

그들에게 이 공간은 단순히 사무를 볼 수 있는 공간이 아니라 다른 단체 활동가들과 네트워킹 할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혼자 하면 독단과 독선에 빠지기 쉽죠. 그러나 이곳에 있으면 네트워크를 공유할 수 있어 활동에 자극을 받을 수 있고 최근 젊은 층의 흐름을 보면서 계속 혁신과 가치지향적 사고를 할 수 있어요."

NPO, 서울에만 2천여개... 한 달에 10개씩 늘어나

지난 2014년 문을 연 서울시NPO지원센터는 서울에 산재한 NPO들이 성장하도록 도와주는 '비타민'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에게 약간 생소한 이름인 NPO(Non-Profit Organization)는 말 그대로 비영리단체를 가리킨다. 그간 우리나라에서 많이 쓰여 온 NGO(Non-Government Organization, 비정부기구)가 국가간 기구만 상대하던 유엔이 시민사회에게 협의 지위를 주기 위해 만든 개념이라면, NPO는 공익적인 비영리활동을 하는 시민단체들을 통칭하는 것으로 최근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

센터가 파악하고 있는 등록 비영리단체는 서울시에만도 2000여개. 최근에도 한 달에 10여개씩 늘어나고 있다.

박성종 서울시NPO지원센터 소통협력팀장은 "정부나 기업이 해결해주지 못하는 사회문제들을 비영리단체들이 많이 발굴해서 해결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2년간 발로 뛰어 서울 등 전국 대도시의 4만여개 주차공간 정보를 모은 공유주차장 앱을 만든다든지, 회사 이윤이 주주나 소유주뿐 아니라 지역 공동체에 돌아가도록 하는 '공동체이익회사'를 만드는 등의 공익활동이 그것들이다.

서울시청 인근 부림빌딩 1, 2층에 위치하고 있는 서울시NPO지원센터 입구.
 서울시청 인근 부림빌딩 1, 2층에 위치하고 있는 서울시NPO지원센터 입구.
ⓒ 서울시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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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보고서 : 좀 더 건강하게 오래 달리고 싶다면...

센터가 주력하는 것은 비영리단체들의 성장과 지속을 돕는 것. 이를 위해 매년 선정된 20여개 단체를 대상으로 전략기획컨설팅과 지속가능보고서 발간을 위한 지원을 제공한다.

10회 정도의 자체 워크숍을 통해 자기 조직의 과거, 현재, 미래를 조망하고, 지속가능보고서 발간 의사가 있는 단체에는 200만원까지 비용을 지원한다. 보고서 발간을 통해서 자신의 단체가 왜 유지돼야 하는지를 되돌아보고 사업의 의미와 목적을 정립하는 것이다.

조직이 더욱 투명해지고 체계화되면 NPO를 후원하려는 사람들에게 원하는 정보가 제공될 수도 있다.

우리나라 대표적 환경단체 녹색연합도 작년 10월부터 시작해 올 3월에 지속가능보고서를 냈다.

문은정 녹색연합 활동가는 "우리도 매년 내부적으로 스스로를 평가한 연례보고서를 내오기는 했지만 외부의 의견은 미처 반영하지 못했다"며 "NPO지원센터의 지속가능보고서를 만드는 과정에서 사회적으로 책임있는 기관으로서 어떤 걸 중요하게 봐야 할지 회원, 전문가, 지역기구들에게 물어보고 평가한 뒤 더 나은 방향을 객관적으로 탐색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미트쉐어 : 나는 왜 작은 활동에 끌릴까

소규모 공익단체들에게 50만원-150만원의 비용을 지원하는 '미트쉐어(Meetshare)'는  혁신적인 공익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난해 여름 상수동 공유공간 '프로젝트 하다'의 회원들이 진행했던 미트쉐어 '일회용컵 없는 팝업카페'는 한 번 쓰고 버리는 종이컵을 줄이기 위해 고민하다가 재사용이 가능한 유리병을 사용하는 보틀카페를 직접 만들어 실험해 봤다.

성평등프로젝트 '꼬막'팀은 남자화장실과 여자화장실 사이에서 성정체성을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해 성평등화장실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재작년부터 2년 연속으로 동료 2명과 함께 노동력을 구매력으로 바꿔 나라별로 비교해 보는 '내 노동력은 얼마?'라는 미트쉐어를 운영했던 김혁씨(28)는 센터 지원금으로 매년 1권씩 책을 발간했다.

그는 "다른 기관에서는 보조금을 주고나서는 지원받는 사람들을 믿지 못하고 감놔라 배놔라 하는 경우가 많은데, NPO센터는 우리를 믿어준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서울NPO지원센터 1층 대강당 '품다'에서 강연회가 열리고 있다. 센터에는 사무공간 외에도 대강당(시간당 5만원)과 소강당(시간당 2만원)들이 있어 비영리단체가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다.
 서울NPO지원센터 1층 대강당 '품다'에서 강연회가 열리고 있다. 센터에는 사무공간 외에도 대강당(시간당 5만원)과 소강당(시간당 2만원)들이 있어 비영리단체가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다.
ⓒ 서울시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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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구 최초로 '행복한 교육' 원탁토론회 열었어요"

지역사회의 다양하고 복잡한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을 시민 스스로 찾아나가는 'NPO의제포럼X서울' 프로그램도 있다.

서울동북여성환경연대(초록상상)는 지난해 중랑구민들의 현안을 건강·교육·청년 등 3개 의제로 나눠 주민들의 의견을 직접 들어보는 기회를 가졌다.

그 가운데 교육의제를 맡아 원탁토론회를 진행한 이윤주 운영위원(44)은 "중랑구민들 역시 서울의 다른 지역 못지않게 교육에 대한 관심이 많고 학생들도 입시 외 다양한 교육에 대한 열망이 높지만 그런 얘기를 나눌 기회조차 없었다"며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학부모, 학생, 교사, 주민 등 100여명이 넘게 모여 행복한 교육에 대한 얘기를 나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센터는 또 비영리단체를 이끄는 활동가들을 위해 분야별 9명의 전문가들을 멘토로 하는 2-3개월 과정 멘토링 프로그램 '활동가들의 역량 강화를 위한 신나는 공부(활력신공)'를 운영하고 있다.

서울시NPO지원센터 정선애 센터장은 "우리 센터는 NPO들이 좋은 일을 오래할 수 있는 건강한 조직이 되도록 돕고자 한다"며 "다양한 공익활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협력해 의미 있는 사회변화를 이룰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태그:#서울시NPO지원센터, #NPO, #비영리단체, #정선애, #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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