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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전두환·노태우 정권: 강압적 통제관계(일체관계)
김영삼·김대중 정권: 견제·비판적 관계
노무현 정권: 적대적 긴장관계
이명박 정권: 유착·공생관계
박근혜 정권: 유착·공생관계(초·중반), 적대관계(후반)
문재인 정권: ?

일체관계, 유착관계, 공생관계, 견제관계, 적대관계 등 언론과 권력과의 관계를 논할 때 학계에서 주로 다섯 가지 범주로 구분하곤 한다. 이때 견제관계나 적대관계는 정도에 따라 견제·비판적 관계 또는 적대적 긴장관계 등으로 세분화해 시대별 또는 정권별로 특징짓기도 한다.

우리나라는 군사독재 정권시절 권력의 찬탈과 유지를 위해 언론이 철저히 통제된 '강압적 통제관계'를 유지했다. 이는 가장 치욕스러운 권력과 언론의 '일체관계'라고도 부른다.

국민 불행하고 행복하게 만드는 언론과 권력의 관계

언론과 권력과의 관계는 중요하다
 언론과 권력과의 관계는 중요하다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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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이 권력과 일체관계를 유지했던 그 시절엔 표현의 자유는 고사하고 국민의 알권리가 제대로 이뤄질 리 만무했다. 더구나 그때는 지금과 같이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SNS 기능이 전무했던 터라 권력이 언론만 통제하면 국민은 그야말로 일상을 '깜깜이 세상' 속에서 살아야 했다.

언론은 권력이 내려보내는 '보도지침'에 의해 철저히 의제설정 권한과 게이트키핑 과정을 지배당하고 통제받아야 했기 때문에 언론의 기능이 거의 마비될 정도였다. 치욕스러운 언론과 권력의 관계는 우리 현대사에서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이러한 시기에 주류 언론들, 특히 보수신문들의 양태는 권력의 랩독(Lapdog : 애완견), 권력의 가드독(Guard dog : 경비견) 또는 슬리핑독(Sleeping dog : 잠자는 개)이란 소릴 들어야만 했다. 권력이 하라는 대로 따르는 일체관계는 당연히 국민에게는 큰 불편과 불행을 가져다주기 마련이다.

국민의 편에서 그나마 워치독(Watchdog : 감시견)이란 소릴 듣기 시작한 시절은 문민정부와 국민의 정부를 표방했던 김영삼·김대중 정권 시절이었다. 이때는 언론과 권력이 비로소 견제·비판적 긴장관계를 보편적으로 유지했다.

참여정부 시절인 노무현 정권에는 언론, 특히 보수언론들과 정부가 적대적 긴장관계를 유지했다. 다른 언론들과도 견제·비판적 긴장관계를 유지했다. 물론 이때의 언론은 '워치독'이란 소릴 들었다. 이 때 우리나라의 언론자유지수(국경없는 기자회(RSF) 발표)는 180개 조사국 중 지금까지 가장 높은 30위권에 진입했던 때다.

그러나 그 후 언론은 다시 정권에 우호적 관계로 돌아서면서 권력의 랩독, 가드독, 슬리핑독 소릴 듣게 되면서 언론자유지수는 전 세계 70위권으로 내몰리게 됐다. 미국의 인권단체 프리덤하우스(Freedom House)가 매년 발표한 '언론자유 보고서'에서 그동안 '언론 자유국'으로 분류됐던 우리나라는 이명박-박근혜 정권시절 '부분적 자유국'으로 밀려났다.

문재인 정권, 언론과의 관계는?

지난 3월 21일, 당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는 "박용찬 MBC 논설실장 앞에서 말씀드리기 미안하지만, 저는 MBC도 심하게 무너졌다고 생각한다"고 MBC <100분토론> 민주당 대선주자 토론회에서 밝혔다.
 지난 3월 21일, 당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는 "박용찬 MBC 논설실장 앞에서 말씀드리기 미안하지만, 저는 MBC도 심하게 무너졌다고 생각한다"고 MBC <100분토론> 민주당 대선주자 토론회에서 밝혔다.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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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초유의 대통령 탄핵과 촛불시민혁명으로 탄생된 문재인 정권에서는 언론과 권력과의 관계가 어떻게 설정될지 자못 궁금하다. 문 대통령 당선인은 언론과 권력이 적대·긴장관계를 유지했던 과거 노무현 정권 시절, 권력의 심장부인 청와대에서 비서실장으로 근무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우호관계나 강압적 통제관계로 회귀할 전망은 희박하다.

문 대통령 당선 확정일 내놓은 주요신문 사설을 통해 향후 언론과 권력과의 관계를 진단해 볼 필요가 있다. 사설은 언론의 환경감시기능 외에 상관조정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에 언론사의 논조와 주관적 입장이 개입될 수 있다. 그래서 새 정권에 바라는 첫 사설이란 점에서 권력과 어떤 관계를 설정해 나갈지 향배를 가늠케 한다.

우선 과거 노무현 정권 시절 적대적 긴장관계를 내내 유지했던 보수신문들의 사설을 들여다보자. <조선일보>는 문재인 대통령 당선이 확정된 첫날 사설에서 앞으로 '노무현 2기'가 펼쳐질 것을 우려했다. 예상했던 대로 긴장관계를 설정하기로 한 것으로 읽힌다.

신문은 '문 대통령, '노무현 2기' 아닌 통합·협치 불가피하다'란 제목의 사설에서 과거 참여정부 시절을 들먹이며 우호감보다는 비판적·견제적 적대감을 드러냈다. 무엇보다 안보분야를 걱정한 사설은 "문 대통령은 교류와 당근으로 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햇볕정책을 고수하겠다는 자세"라며 "그렇게 될 경우 이를 납득하지 못하는 국내 여론이 비등할 수밖에 없다"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다음처럼 말미에서 으름장을 놓았다.

"문 대통령에게는 지지자보다 더 많은 반대자가 존재한다. (중략) 턱도 없는 권위주의, 혼자서 무엇을 할 수 있다는 착각부터 버려야 한다. 그러지 못하면 또 식물 대통령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반대로 문 대통령이 먼저 손을 내밀면 힘은 줄지 않고 배가될 것이다."

보수신문들, 노무현 정권시절 '적대관계' 암시

이명박-박근혜 정권 시절 불통의 정치로 인해 국민들이 고통을 호소하며 급기야 광장의 촛불로 탄핵을 요구하기까지 권력의 편에서 우호적 유착·공생관계였던 신문들 아니던가? 그러더니 새 정권 출범 첫날 불통을 걱정하며 엄포를 놓는 형국에 웃음이 절로 난다.

이날 <동아일보>도 사설에서 통합을 강조했으나 내심 불만과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신문은 ''대통합 인사'로 새 정부 문 열어야'란 제목의 사설에서 "문 대통령의 득표율은 40% 안팎이다. 지지한 사람보다 지지하지 않은 국민이 더 많다"고 운은 떼 뒤 보복을 경계했다.

그런 뒤 사설은 "대통령이 직접 보복을 지시하는 경우는 드물다. 대통령의 뜻을 지레짐작한 측근들이 칼을 들이대기 일쑤였다"면서 "문 대통령이 약속대로 정치 보복의 사슬을 끊으려면 주변부터 철저히 단속해야 한다"고 강한 어조로 주문했다.

<중앙일보>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국민은 협치와 통합 요구했다'는 사설에서 역시 과거 노무현 정권 시절을 연상케 했다. "문재인 새 대통령은 메시지·인사·소통·국회·정책 다섯 가지 분야에서 협치와 통합의 시대를 열길 바란다"는 사설은 "그가 비서실장으로 근무했던 노무현 정부의 코드 인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대탕평, 통합 내각 구성에 인색해선 안 된다"고 일찌감치 경고했다.

이처럼 과거 노무현 정권 시절 내내 불편한 적대적 긴장관계를 보여 왔던 언론들이 문재인 정권 탄생과 함께 드러낸 첫 사설의 논조에서 긴장관계를 유지해 나갈 듯한 성향을 내비친 점은 예사롭지 않다. 특히 그동안 선거과정에서 '반문재인 프레임'을 사설과 칼럼 등을 통해 노골적으로 드러내 온 <조선>과 <동아>의 행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진보신문들, "촛불민심 잃지 말기를"... 기대 반 우려 반

그런가 하면 이날 진보신문들은 새 대통령에게 바라는 사설에서 '나라다운 나라', '협치의 시대'를 주문하며 큰 기대를 모았다. <한겨레>는 '문재인 대통령, 국민과 함께 '나라다운 나라' 만들길'이란 제목의 사설에서 "국정농단'에 대한 준엄한 심판과 협치를 통한 개혁, 연대를 통한 청산"을 주문했다.

이어 사설은 "'새 대통령 문재인'을 중심으로 국민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고, '촛불 혁명'의 새로운 단계를 열어나가길 기대한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문재인 대통령, 새로운 역사를 향해 행진하라'란 사설에서 "무한 대결과 경쟁이 낳은 불운한 시대를 끝내고 연대와 협치의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시민도 국정의 적극적인 참여자로 나서야 한다"면서 "문 당선인은 이제 역사 앞에 섰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권력과 언론과의 관계는 민주주의 척도의 근간이자 국민의 삶의 지표인 행복지수와도 밀접한 관련성을 지닌다. 그래서 선진국일수록 언론자유지수가 높은 이유는 권력과 언론이 적절한 긴장(견제·비판)관계를 유지하면서 국민의 알권리에 충실하고 있다.

민주주의를 가장 위협하는 언론과 권력의 관계는 일체관계인 강압적 통제관계 또는 공생·유착관계일 때다. 물론 지나친 적대관계도 마찬가지다. 이는 우리나라의 그리 길지 않은 역사적 사례와 언론자유지수가 낙후된 다른 나라 사례들에서 여실히 보여왔다.

언론공약 이행하여 언론자유지수 회복시켜 주기를

국경없는기자회(RSF)가 발표한 2016년 세계 언론자유 지도
 국경없는기자회(RSF)가 발표한 2016년 세계 언론자유 지도
ⓒ RS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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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약속한 언론공약을 반드시 이행해야 한다. 그동안 후보시절 언론자유와 독립을 회복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어 주목을 받은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주요 언론공약으로는 'KBS와 MBC 등 공영방송의 지배구조 개선 추진', '보도·제작·편성권과 언론사 경영의 분리·독립', '편성위원회를 방송사업자와 취재·제작·편성부문 종사자 대표가 동수로 추천하는 위원으로 구성하는 등의 보도와 제작, 편성의 자율성 확보' 등이 있다.

문 대통령은 이 외에도 종합편성채널과 지상파 방송을 동일하게 규제하는 체제로 전환하고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억울하게 해직·정직 등의 징계로 탄압받은 언론인에 대한 명예회복·원상복귀 및 언론탄압 진상규명 등을 추진하겠다는 공약도 내걸었다.

후보 시절 국민과 약속했던 언론공약이 반드시 실행하기를 바란다. 앞선 대통령은 후보시절 공약으로 내걸었던 공영방송의 지배구조 개선 등 언론공약을 대통령 당선 후 깡그리 무시한 바람에 공영방송이 최악의 상황에 내몰렸다. 언론자유지수도 나락으로 곤두박질했다.

공약이행을 통해 언론자유지수를 회복해야 하는 과제가 시급하다. 언론도 새 정부와 어떤 관계를 유지해 나갈 것인지는 매우 중요한 문제다. 국민을 편안하게 해주고 알권리를 충족시켜줄 적절한 견제·비판·긴장관계를 유지해 주는 것은 바람직하다.

이는 촛불민심의 준엄한 요구이기도 하다. 언론이 권력의 눈치를 지나치게 보거나 권력이 언론을 길들이기 위한 정책을 남발해서는 더욱 안 될 것이다. 언론과 권력이 유착·공생관계란 소릴 듣게 되며 국민이 더 불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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