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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여행의 좋은 동반자, 수도권 전철
 자전거 여행의 좋은 동반자, 수도권 전철
ⓒ 김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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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자의 날·석가탄신일·어린이날 등 5월의 달력은 붉은 숫자들이 징검다리처럼 들어가 있는 게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다. 올해는 대선까지 이어져 있어 가히 황금연휴라 할 만하다. 하루건너 하루씩 퐁당퐁당 찾아온 선물 같은 연휴를 누리는 좋은 방법 가운데 하나가 수도권 전철을 이용한 자전거 여행이다.

서울과 경기도, 강원도 지역까지 아우르는 경원선·경의중앙선·경춘선은 곳곳에 좋은 여행지가 많아 주말엔 관광열차로 변신한다. 저렴한 교통비에 부담되는 교통정체도 없이 오갈 수 있어 자전거여행자에게 최고의 동반자 역할을 한다. 출발지와 종착지에서 모두 전철을 이용할 수 있는 부담 없는 코스를 소개한다. 자전거 여행을 더욱 즐겁게 하는 명소도 품고 있는 좋은 여정의 길이다. 햇살이 화살처럼 느껴지는 뜨거운 여름이 오기 전에 봄날의 자전거여행을 실컷 즐겨보자.

■ 경원선 : 연천역 - 신망리역 - 백마고지역 - 노동당사 (약 27km)

자전거타기 좋은 평화누리길이 이어져 있는 차탄천.
 자전거타기 좋은 평화누리길이 이어져 있는 차탄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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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천역 앞에 있는 등록문화재 급수탑과 급수정.
 연천역 앞에 있는 등록문화재 급수탑과 급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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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참혹함을 보여주는 철원 노동당사.
 전쟁의 참혹함을 보여주는 철원 노동당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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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원선은 장난감처럼 작은 기차모양도 귀여운 데다, 점점 사라져가는 옛 간이역의 정취가 남아 있어 좋다. 연천역(경기도 연천군)에서 내리면, 큰 굴뚝모양의 이채로운 급수탑이 여행자를 맞는다. 역 앞에 옛날 증기기관차가 다닐 때 쓰던 시설로 한국전쟁 때 벌어졌던 전투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연천역 앞 동네엔 매 2일과 7일에 소박한 닷새장도 열린다.

역 가까이에 차탄천이 흐르고 있는데 천변에 평화누리길이 나있어 자전거타고 달리기 좋다. 한국전쟁 때 수복되어 1954년 미군이 전쟁 피난민을 위해 세운 정착촌이 생겨난 동네가 신망리다. 당시 미군에 의해 생겨난 이름이 뉴 호프 타운 (New Hope Town). 우리말로 그대로 바꾼 게 신망리(新望里)다. 신망리역은 무인간이역이다. 역 안에 작은 서고가 있는가 하면 천정에 제비들이 집을 짓고 사는 모습이 참 정겨워 한참을 머물게 되는 곳이다.

낮고 아담한 마을을 품은 대광리역과 신탄리역을 지나 만나는 남한 최북단의 백마고지역. 강원도 철원군 철원읍에 있어 자전거를 타고 철원까지 왔다는 묘한 성취감을 준다. 백마고지 기념관을 지나면 한국전쟁 전까지 북한 지역이었던 노동당사가 가깝다. 분단의 현실과 전쟁이 어떠한 것인지, 전쟁이란 얼마나 참혹하고 참담한 것인지, 전쟁의 상흔을 증언하듯 아프게 서 있다. 경원선길 인근엔 군부대가 많아 지나가는 짚차나 탱크와 함께 달릴 수도 있는 이채로운 자전거길이다.    

■ 경의중앙선 : 팔당역 - 양수역 - 양평역 (약 30km) 

남강변의 정다운 간이역 능내역.
 남강변의 정다운 간이역 능내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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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물머리 강변에 사는 노거수 느티나무.
 두물머리 강변에 사는 노거수 느티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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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에 맺힌 땀이 금세 사라지는 시원한 터널이 8개나 이어지는 남한강변.
 등에 맺힌 땀이 금세 사라지는 시원한 터널이 8개나 이어지는 남한강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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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의중앙선은 팔당역을 지나면 탁 트인 한강 옆을 달린다. 비로소 답답한 콘크리트 세상을 벗어나는 것. 이어지는 남한강변을 따라 자전거도로가 양평까지 길게 나있다. 시원한 물줄기를 바라보며 달리기 좋은 길이다. 강변에서 자전거 여행자들의 좋은 휴식처가 돼주고 있는 명소가 나타난다. 2008년 폐역되기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추억과 그리움을 주었던 간이역 능내역(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능내리). 간이역의 분위기와 느낌을 그대로 남겨두어 옛 정취가 물씬 풍기는 공간으로 남았다.

양수역을 지날 땐 두물머리(경기도 양평군 양서면)를 지나치면 안 된다.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 강변엔 수백 살 먹은 거목 느티나무가 우뚝 서있다. 나무 앞 벤치에 앉아 있기만 해도 왠지 편안한 기분이 드는 노거수다. 매년 시월에 동네 사람들이 모여 도당제를 지내는 수호신 나무이기도 하다. 다산 유적지로 꾸며놓은 정약용 선생의 고향 마을도 가깝다.    

이 길의 매력은 산허리를 뚫은 시커먼 터널 속을 지나는데 있다. 국내 최초로 폐철로를 이용한 자전거길로 기차가 지나가던 터널을 무려 8개나 지나간다. 등줄기에 맺힌 땀이 식을 정도로 시원한 터널 속을 지나는 기분이 특별하다. 동굴 같은 터널이지만 지나갈 때 자동으로 조명이 환하게 켜져 안전하다. 종착지인 양평역 앞엔 매 3일과 8일 큰 닷새장이 열리고, 가까운 양평군립미술관도 볼 만하다.  

■ 경춘선 : 물위를 거니는 듯한 호반 길, 의암호 한 바퀴 (약 28km)

물 위를 거니는 듯한 의암호 수변길.
 물 위를 거니는 듯한 의암호 수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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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미터 높이에 설치한 유리바닥 전망대.
 12미터 높이에 설치한 유리바닥 전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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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을 품고 있는 의암호를 일주하는 자전거길은 그리 길지도 않고 완만해서 초보자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고, 경치 또한 아름답다. 오후 느지막이 춘천행 열차를 타도 좋겠다. 운치 있는 호수의 야경을 감상하며 달려도 별 걱정이 안 드는 도시 강변 여행의 장점이다.

고요하고 그윽한 신비감이 감도는 호수가 있는 춘천은 여행자에게 언제나 특별한 곳이다. 춘천을 품고 있는 의암호는 경치와 분위기 등 단연 전국 최고의 호반길이다. 전국 어디에나 호수가 있지만, 춘천을 유일하게 '호반의 도시'로 만들어준 일등공신이다. 의암호는 1967년 수력 발전을 위한 의암댐의 건설로 인해 북한강과 소양강의 풍부한 수량이 가두어지면서 생겨났다. 언뜻 보면 강처럼 보이는 너른 호수, 의암호는 얼마나 넓은지 호수 둘레로 난 산책길 겸 자전거길이 28km나 된다.

나무 그늘 시원한 의암호 호반길.
 나무 그늘 시원한 의암호 호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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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역에서 가까운 공지천을 찾아가면 의암호 호반길이 이어진다. 공지라는 물고기가 많이 살아서 유래한 공지천은 조각 작품들이 많은 아름다운 조각공원이기도 하다. 이디오피아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이디오피아 기념관'이 바로 앞에 있다. 춘천 MBC를 지나 송암레포츠타운에서 의암댐까지 가는 길은 의암호 호반길의 백미다. 길을 만들기 힘든 강변 절벽에 절묘하게 데크를 설치해서 마치 물위를 달리는 기분이 든다.

12미터 높이의 유리 바닥 전망대, 스카이 워크에 올라서면 의암호의 푸른 물결과 삼악산의 비경을 감상할 수 있다. 의암댐을 지나 의암호의 서쪽 호반길로 접어들면 호쾌하게 쭉 뻗은 호반길이 눈 시원하게 펼쳐진다. 공지천 공원에서 가까운 춘천 풍물시장(춘천시 온의동)도 들려야 할 곳이다. 상설시장인 중앙시장과 함께 매 2일과 7일에 열리는 춘천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오일장이다.

덧붙이는 글 | 제 블로그에도 송고했습니다 : sunnyk21.blog.me



태그:#자전거여행, #노동당사, #능내역, #두물머리, #의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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