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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대총학생회비상대책위원회, 인하대교수회, 인하대학교노동조합은 지난 6일 인하대교수회 정기총회 때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최순자 총장에게 4월 30일까지 사퇴할 것을 촉구했다.
▲ 인하대 인하대총학생회비상대책위원회, 인하대교수회, 인하대학교노동조합은 지난 6일 인하대교수회 정기총회 때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최순자 총장에게 4월 30일까지 사퇴할 것을 촉구했다.
ⓒ 김갑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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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 퇴진 여론, 교수회 93.5% 대학노조 99%

최순자 인하대학교 총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학교 구성원들의 목소리가 높다. 총학생회비상대책위원회와 교수회, 노동조합은 5월 1일 오후에 총장 퇴진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기로 했다.

학교 구성원들 사이에 총장 퇴진 여론은 압도적이다. 교수회가 지난 6일 개최한 총회에서 실시한 투표 결과를 보면 퇴진 찬성이 93.5%로 나타났다. 같은 날 노조도 총회를 열고 실시했는데, 퇴진 찬성이 무려 99%에 달했다.

여기다 각 단과대학 학생회와 학부 학생회 등으로 구성한 학생 대표기구인 중앙운영위원회 또한 총장 퇴진으로 뜻을 모았다. 학생들과 교수, 직원 거의 모두 총장 퇴진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총학생회비대위와 교수회, 노조는 최 총장에게 '한진해운 부실 투자 130억 원 손실과 비민주적 대학 운영'에 대한 책임을 물어 4월 30일까지 사퇴할 것을 지난 6일 촉구했다.

하지만 최 총장은 사퇴할 뜻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오히려 지난해 논란이 됐던 학과 통폐합을 다시 밀어붙여, 학내 갈등이 고조되는 형국이다.

총학생회비대위와 교수회, 노조는 5월 1일 오후 학내에서 총장 퇴진을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기로 했다. 교수들은 이날 휴강하고 학생들과 함께 집회에 참여할 예정이며, 직원들도 대거 참여할 예정이다.

130억 원 손실, 근로기준법 위반 논란, 구조조정 '몸살'

인하대는 한진해운의 부실이 현실화될 때 매입한 사채(社債)가 한진해운 파산으로 휴짓조각이 돼, 대학적립금 130억 원을 날렸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 채권을 매입할 때 기금운용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치지 않았고, 투자관리지침서가 정한 기금 운용기준 또한 어겼다는 것이다.

게다가 투자한 금융상품의 가치가 일정 비율 이상 하락할 경우 기금운용위를 열어야 하는데 열지 않았고, 투자관리지침서를 보면 기준 미만으로 하락 시 기금운용위의 심의를 거쳐 매도하게 돼 있는데 이 또한 지키지 않았다.

결국, 이 일로 최 총장과 학교법인 정석인하학원의 이사장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배임 의혹을 받으며 지난 18일 검찰에 고발당했고, 검찰은 이례적으로 바로 다음 날 담당 검사를 배정해 조사를 시작했다.

근로기준법 위반 논란도 여전하다. 최 총장은 올해부터 신임 교수와 승진 대상 교수 임금에 성과연봉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우선 올해 임금의 85%를 지급한 뒤, 나머지 15%는 적립해뒀다가 올해 업적(성과)을 평가해 내년에 차등 지급하는 방식이다.

인하대가 이를 도입하려면 회사가 취업규칙을 개정하듯이 보수 규정과 규칙 등을 개정하고 교무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 절차를 거치지 않고 적용하면 근로기준법 위반에 해당한다.

이에 인하대는 성과연봉제를 전체 교수가 아닌 신임 교수와 승진 대상 교수에게만 적용하고, 이를 위해 해당 교수와 개별 면담 때 동의를 구하고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겠다고 밝혔다.

그 뒤 인하대는 올해 채용한 신임 교수에게 성과연봉제를 적용했다. 신임 교수 오리엔테이션 때 성과연봉제를 설명했기에 문제가 없다는 게 인하대의 입장이다.

그러나 교수회는 신임 교수의 경우 이러한 제도를 반대할 경우 합격이 취소될 수 있는 '을'의 입장에 있기에 대학의 '갑질'이나 다름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한진 재단, 졸업식에 단 한 명도 참석 안 해 '이례적'

한편, 인하대의 '한진해운 부실투자 130억 원 손실' 건으로 조양호 정석인하학원 이사장도 검찰에 고발당하자, 인하대 재단인 한진 쪽도 심상치 않은 분위기다.

이 같은 분위기는 지난 22일 열린 인하대 졸업식 때 확인됐다. 정석인하학원 쪽에서 아무도 참석하지 않은 것이다. 이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조양호 이사장이 참석하지 못하면 통상 부이사장이나 상임이사가 참석해 이사장의 축사와 이사장상 수여를 대신했는데, 단 한 명도 참석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정석인하학원 이사회가 5월 말에 열릴 예정이다. 한진 쪽은 최 총장의 거취문제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지만, 조 이사장이 검찰에 고발당한 후 불편한 기색이 역력했다. 한진 관계자는 "이사회 안건은 모른다. 다만, 졸업식에 갈 분위기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5월 1일로 예정된 집회는 인하대 개교 이후 학교 구성원 전체가 총장 퇴진을 촉구하는 초유의 집회다. 이날 집회가 최 총장 거취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인하대, #정석인하학원, #한진, #조양호, #최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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