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21일 낮 지난 달 감자 싹을 묻어놓은 텃밭을 찾았습니다. 한 달 만에 싹들이 거의 다 나왔습니다. 곳에 따라서 다르지만 10센티미터 이상 자란 곳도 있고, 이제야 겨우 손톱만한 싹을 틔우는 곳도 있었습니다. 몇 년간 가꾸어온 경험으로 보아서 감자 싹은 시간이 지나면 나오는 것이 아니고, 날씨가 따뜻해지면 나오는 것 같습니다.

          약 한 달 만에 올라온 감자 싹과 감자를 심어놓은 밭입니다. (넓이, 가로, 세로, 3×10m)
 약 한 달 만에 올라온 감자 싹과 감자를 심어놓은 밭입니다. (넓이, 가로, 세로, 3×10m)
ⓒ 박현국

관련사진보기


감자 싹 둘레에 난 잡초도 없애고, 고랑 흙을 파서 감자 싹 주변에 얹어주기도 했습니다. 감자는 이제야 싹이 나기 시작했지만 이제 두 세 달이 지나면 땅속에 감자가 커져서 캘 수 있습니다. 감자는 다른 것들에 비해서 자라는 속도가 빠르고, 크게 손질할 것이 없어서 편리한 먹거리입니다.

감자를 손질하면서 둘레 다른 밭들을 살펴보았습니다. 둘레 밭에는 가지, 토마토, 고추, 피망 따위 이것저것 여러 가지 것들을 많이 심어놓았습니다. 그리고 작년 가을 심어놓은 마늘, 양파, 갓, 완두콩들이 자라고 있었습니다. 올 봄 일찍 심어놓은 감자는 이제 조금 지나면 캘 수 있을 정도입니다.

           지금은 하얀색 딸기 꽃이 피는 철입니다. 12월이나 지금 먹는 딸기는 온실에서 키워서 사람이 만들었습니다.
 지금은 하얀색 딸기 꽃이 피는 철입니다. 12월이나 지금 먹는 딸기는 온실에서 키워서 사람이 만들었습니다.
ⓒ 박현국

관련사진보기


계절이 변하는 것은 바람으로 느낄 수 있지만 심어서 가꾸는 푸성귀들을 보면서 눈으로 알 수도 알 수 있습니다. 텃밭에서 가꾸어 키우는 푸성귀들은 거의 대부분 사람 손으로 키웁니다. 씨를 뿌리거나 어린 싹을 사서 가꾸어 키웁니다. 처음 심었을 때는 물도 주어야 하고, 잘 돌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꾸준히 잡초를 없애고 손질을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금방 잡초에 휩싸여 버립니다.

비록 잡초들의 생명력이나 그들이 지닌 생태계의 중요성은 알고 있지만 우선 내가 심어놓은 푸성귀들의 성장을 방해하거나 양분을 없앤다 생각하면 화가 나기도 합니다. 철이 바뀌고, 시간이 지나는 것은 사람보다 푸성귀들이 먼저 아는 듯합니다. 엊그제 심어놓은 것 같은데 금방 나 보란듯이 자라납니다.

          머위와 부추입니다. 이 두 가지는 한번 씨를 뿌려놓거나 뿌리를 심어놓으면 언제나 봄이 되면 새로운 싹이 올라와서 자랍니다.?
 머위와 부추입니다. 이 두 가지는 한번 씨를 뿌려놓거나 뿌리를 심어놓으면 언제나 봄이 되면 새로운 싹이 올라와서 자랍니다.?
ⓒ 박현국

관련사진보기


원래 텃밭은 사람이 사는 집 둘레나 가까이에 있는 밭을 말합니다. 그리고 텃논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텃밭이나 텃논은 사람이 사는 곳에 가깝기 때문에 늘 가까이에서 손질을 할 수 있고, 물을 줄 수 있는 좋은 환경에 있는 논과 밭입니다.

요즘 일본에서는 먹거리의 안정성에 관심이 많습니다. 누가, 어디에서 키우고, 어떻게 가꾸었는지 알고 싶어 합니다. 또한 노동인구의 고령화나 값이 싼 수입 농산물이 늘어나면서 노는 땅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지난 해 가을부터 어린 싹을 키워서 가꾸어온 마늘과 양파가 튼실하게 자라고 있습니다. 이제 곧 거둬야 할 것 같습니다.
 지난 해 가을부터 어린 싹을 키워서 가꾸어온 마늘과 양파가 튼실하게 자라고 있습니다. 이제 곧 거둬야 할 것 같습니다.
ⓒ 박현국

관련사진보기


마을 사람 가운데 정년퇴직한 분들이나 주말에 시간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집 주변이나 집에서 좀 떨어져 있지만 마을에 가까운 논이나 밭을 나누어 푸성귀를 심으며 가꾸기도 합니다. 이런 땅을 텃밭이나 주말농장이라 부르며 가꾸기도 합니다. 

비록 푸성귀를 심거나 가꾸는 일이 아무나 할 수 있고, 쉬운 일은 아니지만 관심을 가지고 적극 공부하면서 시도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푸성귀를 가꾸며 거둬들인 수확을 자신이 맛보거나 주변 사람들과 나누는 일은 철이 바뀌는 것을 알 수 있고, 사람 역시 그 생태계의 일부라는 사실을 알 수 있는 귀한 기회이기도 합니다.

          요즘 심어서 가꾸기 시작한 새싹들입니다.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가지, 토마토, 당근, 오이입니다.
 요즘 심어서 가꾸기 시작한 새싹들입니다.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가지, 토마토, 당근, 오이입니다.
ⓒ 박현국

관련사진보기


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학부에서 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태그:#텃밭, #감자, #철, #사람, #푸성귀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