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4.06 21:05최종 업데이트 18.09.21 16:17

문재인 당시 더불어민주당(구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당시 신당 창당을 추진 중인 안철수 의원이 지난 2015년 12월 30일 서울 도봉구 창동성당에서 열린 고(故) 김근태 전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4주기 추모미사에 나란히 참석해 조우했다. ⓒ 공동취재사진


오는 5월 9일 19대 대선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양강' 대결로 갈 가능성이 높다. 지난 2012년 18대 대선에서 이미 한차례 양보했던 안 후보로선 놓칠 수 없는 기회다.




두 후보는 지난 2014년 새정치민주연합에서 한솥밥을 먹었지만 지난 2015년 12월 안 후보의 탈당과 국민의당 창당으로 갈라서 오늘에 이르렀다. 당시 안 후보의 정치자금 사용내역을 보면, 탈당을 앞두고 언론인 대면 접촉을 크게 늘린 사실을 알 수 있다.



안 후보는 2014년까지 '기자 식대' 지출이 단 한 차례에 그쳤을 정도로 언론인과 공식적인 식사 자리가 거의 없었다. 하지만 기자 식대 지출은 2015년 5월 이후 17차례로 급증했고 그 액수도 많게는 100만 원에 달했다. 안 후보는 당시 기자들과 만나 당시 당대표였던 문재인 후보를 비롯한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를 비판하면서 탈당과 신당 창당 명분을 쌓았다고 볼 수 있다. 




 



<오마이뉴스>는 지난해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지난 2013년 6월 28일부터 2014년 12월 31일까지 안 후보가 사용한 정치자금 내역('정치자금 수입·지출부')을 중앙선관위에서 받아 분석했다(관련기사: 안철수 2013-2014 정치자금).



안 후보는 지난 2013년 4월 보궐선거(서울 노원구병)에 당선한 뒤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와 상임고문을 맡고 있었다. 1년 6개월 동안 안 후보는 ▲ 간담회(약 95만 원) ▲ 사무실(약 6547만 원) ▲ 언론(414만여 원) ▲ 인건비(4060만 원) ▲ 정책(약 306만 원) ▲ 정치(약 2356만 원) ▲ 차량(657만여 원) ▲ 홍보(4578만여 원) ▲ 후원(1750만 원) 등에 총 2억 762만4712원의 정치자금을 사용했다.



인터넷, 문자메시지 발송 등 '홍보' 비용은 '사무실' 비용 다음으로 많은 4578만 원을 썼지만, 정책 간담회에 쓴 정치자금은 94만 원에 불과했다. 



414만 원의 지출에 그친 '언론' 비용은 대부분 신문(183만7000원)과 잡지(137만74000원) 구독료였고, 기자 식대는 2014년 2월 보건복지부 출입기자 오찬 간담회에 쓴 60만 원이 유일했다. 안 후보가 보궐선거 당선 직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소속돼 관련 부처 출입기자들과 만나는 일종의 상견례 자리여서 큰 정치적 의미는 없었다. 



하지만 안 후보는 새정치민주연합 탈당과 신당 창당 선언(2015년 12월)을 앞둔 지난 2015년 하반기 언론인 접촉을 크게 늘렸다.



<오마이뉴스>는 최근 안철수 후보가 지난 2015년 1월부터 2016년 4월까지 사용한 정치자금 사용 내역을 추가로 받아 분석했다. 분석 결과, 2015년에만 ▲ 간담회(133만여 원) ▲

교통(약 342만 원) ▲ 사무실(4853만여 원) ▲ 언론(1088만여 원) ▲ 인건비(2185만 원) ▲

정책(0원) ▲ 정치(약 3848만 원) ▲ 차량(819만여 원) ▲ 홍보(3556만여 원) ▲ 후원(약 534만 원) 등 총 1억 7358만1159원을 사용했다. 4.13 총선이 있었던 2016년엔 '선거비용'(1억2634만여 원)과 '선거비용외'(1억3377만여 원)로 총 2억6011만7190원을 썼다.



2015년에만 770만 원 지출


 

보쌈에 막걸리... 스킨십 강화 나선 안철수 안철수 의원이 지난 2015년 12월 28일 <내부자들> 영화관람 후 기자들과 가진 저녁식사 자리에서 "우리가 어떤 나라를 만들 것인가, 영화를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성실한 사람이 대접 받고 선한 사람이 상처받지 않고 실패한 사람도 다시 도전할 수 있는 그런 나라가 우리가 꿈꾸는 나라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이날 저녁상엔 보쌈에 모듬전, 막걸리가 올려졌다. ⓒ 남소연

2015년 '홍보' 비용은 2014년 1598만 원에서 3556만 원으로 2배 이상 늘었고, '언론' 비용은 1088만여 원으로 전년(309만여 원)보다 3배 이상 늘어났다. '언론' 비용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건 기자 식대와 기자 다과로 모두 18차례 771만여 원의 정치자금을 사용했다. 2015년 5월 28일 여의도 식당 '노조미'에서 몇몇 기자들을 만나 식대 19만 원을 지출하기 시작해 6월 한 달 동안 여의도 식당에서 모두 7차례 기자들을 만났다. 



당시 안 후보는 2014년 7월 재보궐선거 패배 책임을 지고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직에서 물러난 뒤 상임고문을 맡고 있었다. 하지만 안 후보는 2015년 7월 국정원 스마트폰 해킹 사건이 터지자 당내 진상조사위원회 위원장을 맡으며 1년 만에 당직에 복귀했다. 그해 6월 기자들과의 잦은 접촉이 당직 복귀 신호탄이었던 셈이다. 



이후 안 후보는 18대 대선 출마 선언 3주년인 9월을 전후해 8월 1차례, 9월 3차례, 10월 1차례 등 꾸준히 기자 접촉을 이어갔다. 당시 식대는 보통 20만~30만 원에서 많아야 60만 원 정도였지만, 10월 8일 기자간담회 식대는 약 103만 원이나 들었다. 이날 여의도 해우리에서 진행한 오찬 기자간담회에서 안 후보는 당시 문재인 당대표와 당 혁신위원회가 자신이 제시한 혁신안을 거부했다고 비판했다. 당시 기자들과 식사 자리가 결국 탈당 명분을 만드는 자리였던 셈이다.



결국 그해 12월 15일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안 후보는 자신의 고향인 부산에서 기자들을 만나 함께 식사했다. 같은 달 27일 신당 창당 기자회견 직후인 28일과 29일 연거푸 대규모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안 후보는 12월 28일 여의도 커피숍 '7그램'에서 진행한 송년 기자간담회 장소 대관료와 다과 비용으로 32만 원을 썼고, 여의도 CGV 상영관을 약 63만 원(정치-활동비용)에 빌려 기자들과 영화 <내부자들>을 관람하고 저녁 식사비용으로도 99만 원을 사용했다. 이날 하루 안 후보가 기자들에게 쓴 돈만 200만 원에 육박했고 다음날 오찬 기자간담회에서도 103만여 원을 식대로 사용했다.





 








탈당 앞두고 전국 누비며 '광폭행보'... 간담회 지출은 하위권


 

안철수 의원이 지난 2012년 12월 28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송년 기자 간담회를 열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반면 기자 식대를 제외한 '간담회' 비용은 여전히 하위권이었다. 안 후보는 지난 2012-2014년 국회의원 지출내역 분석 결과 '간담회' 비용이 약 95만 원이고, 지출총액 대비 비율이 0.46%로 19대 국회의원 323명 가운데 263위였다(문재인 후보는 34.9%로 3위). 2015년에는 6월 정책간담회(약 30만)와 12월 17일 광주시민사회단체 현안간담회(102만 원) 식대로 간담회 비용이 133만여 원으로 조금 늘었다. 대신 2013년 12월 정책토론회 자료집을 내느라 약 306만 원에 이르렀던 '정책' 비용은 2014년과 2015년 연거푸 '0원'을 기록했다. 



2013년 사회복지단체 13곳 후원(700만 원) 등으로 2013-14년 1700만 원에 달했던 '후원' 비용도 2015년엔 533만 원으로 줄었다.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를 그만두면서 당비 규모가 크게 줄어든 탓이다.



의정보고서 제작과 배포, 현수막 제작 등 '홍보' 비용은 다시 늘어 2015년 3356만 원을 기록했다. 홈페이지 제작 등으로 2013년 2979만 원에 달했던 홍보비용은 2014년 1598만 원으로 거의 절반 줄었다.  



이전에 없던 교통비 약 342만 원이 2015년에 추가된 것도 눈길을 끈다. 안 후보는 2015년 2월 5박 6일 독일 순방 기간 숙박료로 595유로(75만여 원)를 쓴 것을 비롯해 부산 고리원전 폐쇄를 위한 시민행진과 간담회 참석, 광주 5.18기념행사 참석, 노무현 전 대통령 6주기 추도식 참석시 항공료, 12월 부산, 전주, 대전 출장 교통비 등으로 수십만 원씩을 사용했다. 기자 식대 증가와 마찬가지로 이는 안 후보가 탈당 전후 전국을 오가는 광폭 행보를 보였음을 알려준다.



정치자금 가운데 가장 비중이 높은 '사무실' 비용 가운데는 컴퓨터 백신 개발업체 CEO 출신답게 정품 소프트웨어 구입비와 사용비가 많아 눈길을 끈다. 2013년 6월과 8월 오피스와 한글 워드프로세서 구입비용으로 각각 약 96만 원을 쓴 데 이어, 2014년 10월엔 포토샵 프로그램 연간 사용료로 약 14만 원을 지출했다. 2015년 9월에도 역 14만 원을 내고 포토샵 사용권을 1년 연장했고, 그해 2월에는 프레젠테이션 소프트웨어인 '프레지(Prezi)' 1년 사용권을 159달러(약 18만 원)에 구입했다.


 





4.13총선 공보물-여론조사-정책개발비 '민컨설팅'에 몰아줘



20대 총선이 있었던 2016년 정치자금은 선거비용 분류 기준에 따라 크게 '선거비용'과 '선거비용외'로 구분된다.



'선거비용' 가운데 '수당'(약 3208만 원)이 가장 많았고, '공보'(2550만 원), '연설대담'(2000만 원), '통신비용'(약 1341만 원), '문자비'(약 1150만 원), '우편비'(997만여 원)의 비중이 높았고, '식대 다과'는 약 76만 원에 그쳤다. '선거비용외'에서는 '정책개발비'(5600만 원)가 가장 비중이 높았고, '사무실기본경비'(4617만380원), 각종 '수수료'(1500만 원), '문자전자우편'(1000만 원), '공보비용'(340만여 원) 순이었다. 역시 식대다과비는 약 106만 원에 그쳤다.  



'선거비용' 가운데 '공보' 비용은 '인쇄물-선거공보-인쇄비-후보자 벽보, 공보, 명함 동영상 외'로 정치컨설팅업체인 '민(MIN)컨설팅'에 2550만 원을 모두 지출했고, '연설대담비' 2000만 원은 선거 유세차량 임차비로 썼다.   



'선거비용외' 가운데 가장 비중이 큰 '정책개발비'는 여론조사 3차례 선금과 잔금 등 3600만 원, 지역구(노원병) 정책컨설팅 비용 2000만 원으로, 앞서 선거공보물을 제작한 민컨설팅에 모두 지출했다. 민컨설팅은 유명 정치 컨설턴트인 박성민 대표가 지난 1991년 설립한 업체다.



한편 안철수 후보의 2013년~2016년 정치자금 사용내역은 첨부파일로 다운로드 받거나 구글드라이브(https://goo.gl/ev3Sxm)에서 확인할 수 있다.



[대선기획취재팀]

구영식(팀장) 황방열 김시연 이경태(취재) 이종호(데이터분석) 고정미(아트 디렉터)
 
덧붙이는 글 <오마이뉴스>는 지난해 2012년-2014년 국회의원 정치자금을 공개한 데 이어 2015년과 2016년(6월까지) 국회의원(안철수) 정치자금 사용내역을 추가로 공개합니다. 구체적인 정치자금 사용내역은 기사 본문에 파일로 첨부해 누구든지 자유롭게 이용하도록 했습니다. 관련자료를 다운로드해서 보고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는 사용내역이 있다면 제보게시판이나 기자쪽지로 보내주시면 검토해서 보도하도록 하겠습니다. 독자 여러분들이 많이 활용해주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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