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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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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오후 9시 15분, 세월호 선체가 완전히 모습을 드러내면서 사실상 인양에 성공했다. 그러나 세월호가 올라오길 그토록 기다렸을 한 아버지는 사고 해역에 나가지 못했다. 2015년 8월부터 사고해역이 한눈에 들어오는 동거차도 정상에 천막을 쳐놓고 해수부의 인양작업을 감시해온 단원고 유가족 동수 아빠 정성호씨다.

그토록 애원하던 세월호의 인양이 사실상 성공한 후 26일 오전 여전히 동거차도를 지키고 있는 동수 아빠에게 그동안 못다 한 말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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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 세월호가 올라온다니 못 보겠더라"

- 그동안 어떤 마음으로 지켜보셨나요?
"인양은 시작은 되는데 가족들이 사고해역에 갈 수가 없으니까... 거기 가려고 노력을 많이 했어요. 해수부장관 바뀔 때마다 참관시켜주겠다, (진행과정을) 다 공유를 해주겠다고 했는데 하나도 안 지키니까. 할 수 없이 제일 가까운 곳 여기로 오게 된 겁니다."

- 세월호가 수면 위로 올라온 순간. 어떠셨어요?
"세월호가 올라왔구나, 딱 그 순간 아이가 제일 생각났고... 그 외에는 다른 생각이 없었어요. 딱 보는 순간엔 아이들 모습이 쫙 올라왔어요."

-사고 해역에 나가보셨어요?
"저는 안 나갔어요. (왜 안 나가셨나요?) 그동안 해수부의 잠수영상(바닷속 세월호의 모습)을 받았어요. 물속 세월호를 조금씩 다 봤어요. 그런데 막상 올라온다고 하니까 못 보겠더라고요. 그래서 한 번도 안 나갔어요. 멀리서 카메라로만 지켜보고... 막상 마주하려니 무섭더라고요."

동수아빠는 끝내 눈물을 참지 못했다.

- 무서우셨다고요.
"2014년, 사고 났을 때 아이들 올라오는 거 다 봤어요. 우리 아이(동수)가 올라올때 까지 아이들 다 봤거든요. 아직도 그때 아이들 모습이 머릿속에 남아있다 보니, 무서워서 못 보겠어요."

- 올라온 세월호를 봤을 때 느낌은 어떠셨는지?
"다른 느낌은 없었고요, '어? 유실방지망 안 돼 있네' 제일 먼저 그게 걱정이 되더라고요. 원래 다 되어있다고 (해수부가)그랬고. 제가 물어봤죠. '유실방지망이 어떻게 돼 있냐?' 그러니까, 구멍을 다 막았다고. 햇수로 4년이잖아요. 이제 뼈밖에 남아있는 게 없거든요. 어디로 빠져나갈지 모르니까 다 막아주는 게 정상이죠. 그런데 제대로 안 돼 있는 것 같았어요."

"짧지만 같이 있어줘서 너무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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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동안 간절하게 바랐던 인양이잖아요. 아이에 대한, 자주 떠오르는 기억이 있으신지.
"동수가 제일 생각나는 게... 중3 때 였을 거예요. 그 당시에는 진로얘기 안 했어요, 동수한테. 그런데 동수가 먼저 자기 진로 정했다면서 '나는 로봇을 만들고 싶어, 로봇공학과를 갈 거야'라고 하더라고요... 동수한테 너무 미안한 건, 너무 엄하게 키웠어요. 제가. 이렇게 보낼 줄을 몰랐으니까... 그게 아주..."

- 아이한테 편지를 써본 적 있으세요?
"한 번 써봤어요. '미안하다.. 끝까지 못해줘서.' 마지막에 한마디 더 했죠. 아빠가 여기서 끝까지 싸워서 밝혀줄 테니까, 아빠가 잘해서 '아빠 잘했어' 그 한마디 듣고 싶다."

- 동수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주세요.
"동수야, 잘 있어? 아빠가 해줄 수 있는 게 미안하다는 말 밖에 없는 것 같아. 어렸을 때는 많이 혼냈고. 커가면서는 먹고살기 바빠서... 많이 놀지도 못하고 좋은 기억을 못 준거 같아. 그렇지만 아빠의 아들로 와서 짧지만 같이 있어줘서 너무 고마워. 이 일이 끝날지 모르겠지만, 아빠가 나중에 너를 만나면 꼭 한 번만 안아줬으면 좋겠다. 그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사랑한다.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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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장지혜 기자 입니다. 세상의 바람에 흔들리기보다는 세상으로 바람을 날려보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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