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촛불 다큐멘터리 <박근혜정권퇴진행동 옴니버스 프로젝트 '광장'>

탄핵촛불 다큐멘터리 <박근혜정권퇴진행동 옴니버스 프로젝트 '광장'> ⓒ 인디다큐페스티발


<박근혜정권퇴진행동 옴니버스 프로젝트 '광장'>은 10명의 박근혜정권퇴진행동 미디어팀에 참여했던 독립영화 감독들이 만들어낸 촛불의 기록이다.

지난겨울 이어진 촛불집회 내내 홍형숙, 이창민, 박문칠, 강유가람, 황윤, 김수민, 김상패, 김철민, 최종호 감독 등 독립다큐멘터리에서 역량을 인정받고 있는 10명의 감독은 광장에서 인형을 오리는 아이들, 탄핵이 가결되는 날 국회 앞에 모인 사람들의 모습. 사드 반대 투쟁을 통해 정치사회 문제에 눈을 뜬 성주 주민, 광장의 여성혐오에 맞서는 페미니스트, 동물권 활동가, 예술활동가, 청소년 등을 각자의 시선으로 카메라에 담았다.

블랙리스트로 탄압을 받은 다큐멘터리 배급사 시네마달 김일권 대표가 촛불집회에서 발언했던 "영화에서 가장 아름다운 조명은 촛불이고. 촛불이 있는 모든 곳에 카메라가 항상 함께할 것이다"는 감동적인 표현은 이들을 두고 한 이야기이기도 했다.

<망각과 기억 2: 돌아 봄>은 세월호에 대한 옴니버스 다큐멘터리다. 희생자를 수습했다가 정신적 어려움을 겪었던 민간잠수사 고 김관홍,  거짓과 은폐 지시 등으로 세월호 5적이라 불릴만한 책임자들의 민낯, 추모공간 논의 과정, 유가족들의 모습 등을 6명의 감독이 담아냈다. 모두 217분 분량이지만 103분짜리 'Part 1'과 88분 분량의 'Part 2'로 나뉘었다.

4.16 연대 미디어위원회가 지난 3년의 시간을 되돌아본다는 의미를 갖고 만든 다큐멘터리 영화다. 망각의 조짐에 저항하며 기억을 공유하려는 노력으로 만들었다고 이들 감독들은 연출의 변에서 밝히고 있다. 세월호가 침몰된 지 1073일 만에 수면위로 올라선 시점에서 망각에 저항하는 다큐영화인들의 노력은 더욱 의미를 부여받고 있는 모습이다.

인디다큐페스티발의 특별한 영화들

 인디다큐페스티발 2017 포스터. 다양한 작품들로 관객 맞이 준비를 마쳤다.

인디다큐페스티발 2017 포스터. 다양한 작품들로 관객 맞이 준비를 마쳤다. ⓒ 인디다큐페스티발


이 영화들은 인디다큐페스티발 2017에서 상영된다. 국내 독립다큐멘터리의 새로운 제작자 발굴과 흐름을 주도해온 인디다큐페스티발은 '실험, 진보, 대화'라는 슬로건으로, 사회적 발언과 미학적 성취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다큐멘터리 영화제다. 정치 사회적으로 민감한 현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부딪히고 낮은 곳으로 향하는 카메라의 매력을 깊이 있게 느낄 수 있는 매력이 있다.

사회의 구석진 곳을 비추고 동고동락하는 다큐멘터리 감독들의 모습은 때론 뭉클한 마음과 함께 경이롭게 보이는 부분도 있다. 어느 순간이든 카메라를 놓지 않는 열정이 화면을 통해 드러나기 때문이다.

탄핵을 위해 3개월을 달렸던 촛불집회가 탄핵 선고 후 보름 만에 다큐멘터리 영화로 처음 공개되는 것도 독립 다큐멘터리 감독들의 부지런함 덕분이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궂은 날씨에도 거리에 나서기를 마다치 않았던 다큐멘터리 감독들의 노력이 인디다큐페스발을 풍성하게 만들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이런 정치 사회적 목소리를 강조하는 만큼 불이익은 감수해야 한다. 늘 압박받는 재정은 영화진흥위원회의 지원이 줄어든 것도 영향이 크다. 십시일반 후원 등을 통해 치러내는 영화제지만 그런데도 봄을 여는 영화제는 날카롭게 사회를 보는 시선을 늦추지 않는다.

강정마을, 아르바이트, 생탁노동자, 핵발전소 등등

 인디다큐페스티발 2017 개막작 < Play on >.

인디다큐페스티발 2017 개막작 < Play on >. ⓒ 인디다큐페스티발


개막작으로 선정한 <Play on>은 정규직 전환을 바라는 하청노동자의 모습을 담은 다큐멘터리다. 정규직 전환을 위한 파업 소식을 알리기 위해 팟캐스트 방송을 시작하고 6개월간의 파업으로 마침내 정규직이 되지만 월급이 반으로 줄어드는 현실 등등 하청노동자들의 애환을 담았다. '함께' 성장한다는 것을 선택한 이들에 대한 이야기로 변규리 감독이 연출했다.

김성은 감독의 <스물다섯번째의 시간>은 해군기지반대투쟁의 제주 강정의 이야기로 2015년 1월 행정대집행으로 철거된 농성 천막과 망루를 카메라에 담았다. <가현이들>은 너무 잦은 해고, 너무 낮은 임금과 너무 낮은 대우에 보이지 않던 노동을 하던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이 "최저임금을 1만 원으로!"를 외치는 유쾌한 반란을 그린 윤가현 감독 작품이다.

주현숙 감독의 <빨간벽돌>은 한국노동운동사의 역사적인 85년 구로동맹파업의 이야기를 들여다보는 이야기로 당시 주역들의 회고로 구성했다. 부산 생탁 노동자들의 투쟁을 그린 박배일 감독의 <깨어난 침묵>과 핵발전소에 대한 문제 제기인 김환태 감독의 <핵마피아>는 생존하기 위해 몸부림치는 노동자들과 핵문제의 이면을 폭로하는 수작이다. '카메라로 쓰는 민중사: 존 지안비토 특별전'에서 상영되는 5펀 역시 미국 감독이 비판적 시선으로 미국의 행태를 비판적으로 바라본다는 점에서 기대되는 프로그램이다.

인디다큐페스티발에서 공개되는 49편의 다큐멘터리 하나하나가 묵직한 울림으로 다가온다. '인디다큐페스티발2017'은 23일 개막해 30일까지 롯데시네마 홍대입구에서 개최된다.

인디다큐페스티발 다큐멘터리 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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