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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 파면 이후 대통령 기록물 이관에 대한 논란이 뜨겁습니다. 이에 참여정부 때 대통령기록물을 담당한 박진우님이 글을 보내와 싣습니다. 박진우님은 참여정부 때 청와대 기록관리비서관실 선임행정관과 대통령기록관 정책운영과장을 지냈으며 참여정부의 지정기록을 직접 담당한 당사자입니다.

밝게 웃으며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인사나누는 박근혜 헌법재판소의 파면(탄핵인용) 선고 후 이틀만인 12일 오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청와대를 떠나 서울 강남구 삼성동 자신의 집으로 돌아왔다. 밝게 웃으며 차에서 내린 박 전 대통령이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헌법재판소의 파면(탄핵인용) 선고 후 이틀만인 지난 12일 오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청와대를 떠나 서울 강남구 삼성동 자신의 집으로 돌아왔다. 밝게 웃으며 차에서 내린 박 전 대통령이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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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이 생산한 기록물에 대한 '지정기록(최대 30년 동안 기록을 생산한 대통령만 열람할 수 있도록 지정하는 기록이며, 특별한 경우에 한해 국회와 법원에 의해 열람 가능)' 권한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대한민국 대통령의 기록은 지정기록, 비밀기록, 비공개기록, 공개기록으로 나뉜다. 지정기록은 '대통령기록물관리에 관한 법률(아래 대통령기록물법)'로, 비밀기록은 국가정보원법 '보안업무규정'으로, 비공개기록과 공개기록은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에 의해 관리된다.

대한민국 공공기관의 모든 기록은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3조에 따라 "공공기관이 보유·관리하는 정보는 국민의 알권리 보장 등을 위하여 이 법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적극적으로 공개"해야 하는 '정보공개의 원칙'을 법률에 명시하고 있다. 다만 비공개를 할 경우, 제9조에 의해 비공개 사유를 구체적으로 명시해 예외를 인정하고 있다. 그리고 '보안업무규정'에 의해 생산기관이 지정한 기간만큼 비밀로 보호하고 있다.

대통령기록물법 제2조는 대통령기록물을 '대통령('대한민국 헌법' 제71조에 따른 대통령권한대행과 '대한민국 헌법' 제67조 및 '공직선거법' 제187조에 따른 대통령당선인을 포함)의 직무수행과 관련하여 다음 각 목의 기관이 생산·접수하여 보유하고 있는 기록물 및 물품'으로 정의하고 있다.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지정기록 권한은 없다

박근혜 정부의 대통령 기록물 생산 주체는 ① 대통령 ②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③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나눌 수 있다. 여기서 핵심은 기록물을 누가 생산하였는가이다.

법률에 따라 대통령당선인의 기록에 대한 지정기록 권한은 '대통령 당선인'이며, 대통령의 기록에 대한 생산 주체도 '대통령'이기에 지정기록에 대한 권한은 대통령이 가진다. 그리고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생산한 기록에 대해서도 지정기록의 지정 권한은 없으며,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생산한 기록은 권한대행이 종료되는 즉시 대통령 비서실과 경호실, 안보실로 이관하도록 명시되어 있어 있다.

즉, 대통령과 대통령 당선인이 생산한 기록에 대한 지정기록 권한 뿐만 아니라 '대통령 권한대행'이 생산한 기록에 대해서도 '지정 권한'이 주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국기록전문가협회도 지난 10일 "대통령에 의한 대통령지정기록물 '지정'이 불가능하므로 현상태 그대로 '이관'"해야 한다며 "2016년 12월 9일 대통령 직무정지 이전에 대통령이 대통령지정기록물 지정을 완료했다는 명백한 증거가 있어야 대통령지정기록물로 인정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이 파면 당한 상태이기 때문에 기록물 '지정'이 불가능한 만큼 '이관'하면 된다는 주장이다.

그럼에도 지난 13일 국가기록원은 '대통령 권한 대행'에게도 '대통령'이 생산한 기록에 대한 '지정기록' 권한이 있다고 밝혔다. 국가기록원은 "대통령기록물법상 지정 권한은 대통령에 있고, 대통령은 권한대행과 당선인을 포함한다"며 "권한대행이 기록물을 지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도 권한대행에게 지정 권한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대통령기록물법을 너무나 자의적으로 해석한 것이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4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4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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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국가기록원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임명한 행정자치부 장관이 인사권자로 그의 지휘를 받는 관계자다. 또, 이명박 정부 때 '봉하 이지원 사본 기록'을 불법으로 몰아 노무현 전 대통령을 고발하며 사초 논쟁을 진두지휘한 곳도 국가기록원이다.

이러한 국가기록원과 대통령 권한대행의 발표에 한국기록전문가협회는 "대통령권한대행이 월권으로 '지정' 행위를 한다면 탈법 행위"라고 주장했다.

박근혜 정부의 참모들이 모여있는 청와대는 이 나라의 국정을 뒤흔든 최순실 사건의 핵심 기관이다. 그리고 청와대의 기록은 이 나라 국정농단 범죄 행위와 관련이 있어 특별검사의 수사마저 거부하며 청와대가 '사수'한 바 있다. '기록물의 삭제나 폐기, 멸실, 무단반출 등의 가능성이 많다'는 점에서 국정농단 관계자들에게 기록물 이관을 맡긴다는 것은 어불성설이자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격이다.

청와대가 생산한 기록물은 개인의 기록이 아니라 헌법에 따라 국민의 위임된 권력으로 생산한 기록이며, 이 기록의 주인은 국민이다. 때문에 노무현 전 대통령은 대통령기록을 국민에게 돌려주기 위해 임기 중에 대통령기록물법을 만들었고, 법률에 따라 기록물을 대통령기록관으로 이관했다.

참여정부 때는 6개월 동안 이관작업했는데, 두달 만에 뚝딱? 

참여정부 때는 대통령기록물을 이관하는 데만 청와대 전체 직원들이 6개월 동안 매달렸고, 기록관리비서관실은 6개월 동안 '날밤 작업'을 해 이관을 마칠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탄핵이 이루어져 청와대는 공황 상태이고, 청와대 직원들은 재판 중에 있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권한대행과 국무총리실, 그리고 국가기록원은 남은 2개월 만에 이관을 하겠다고 한다. 이는 정상적으로 대통령기록관으로 이관을 하지 않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현재 상태에서 청와대가 대통령기록을 '지정기록'으로 만들 경우, 최대 30년 동안 접근할 수 없다. 향후 국정농단의 기록들이 검찰의 수사와 재판에 증거로 불채택될 가능성이 불 보듯 뻔하다.

대통령기록관에 이관한 이명박 전 대통령의 기록에는 '비밀 기록'이 없었다. 국방과 외교에 관한 기록 대부분은 비밀 기록이다. 이에 이명박 대통령이 '국방과 외교에 대한 업무를 하지 않았는가'라는 논란이 일자, 이명박 전 대통령은 '지정 기록'으로 지정했기 때문에 없다'는 비논리적인 해명을 한 바 있다.

지금처럼 국가기록원과 권한대행의 입장이 관철될 경우,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기록들은 국정농단의 관계자들에 의해 의도적으로 '지정기록'으로 묶여 대통령기록관으로 이관될 수 있다. 이는 향후 국정농단을 밝혀야 하는 기록들에 대해 검찰과 사법부의 접근을 어렵게 할 뿐만 아니라 역으로 범죄행위의 은닉에 활용될 가능성도 있다. 더 큰 문제는 분류 및 이관 과정에서 폐기, 삭제, 무단반출 할 경우 어찌할 방도가 없다는 점이다.

이번 특검과 헌법재판소의 재판 과정에서 안종범 경제수석의 자택에 보관 중인 수첩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미 많은 기록들이 무단으로 유출되었거나 유출될 가능성이 있으며, 폐기될 가능성이 있기에 이에 대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이유다.

국회는 청와대 기록물이 삭제나 폐기, 무단반출 되지 않도록 시급한 조치를 취하여 주인인 국민에게 돌려주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여기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우선, 검찰이 대통령지정기록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는 것이다. 현 청와대 경호실, 비서실 등등이 국정농단과 관련돼 있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한편에서는 검찰이 압수수색을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도 흘러나온다). 또 하나는 국회가 이관기록을 직접 지휘하고 통제하는 것이다. 예전 NLL 발언 관련 논란 때 이미 국회가 여야 합의로 대화록을 열람한 전례가 있다. 국회에서 여야 합의를 통해 관계자들을 공동으로 보내서 이관기록을 직접적으로 지휘하고 통제하는 것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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