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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시장이 2일 오전 세운상가 옥상에서 '다시·세운 프로젝트'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박원순 시장이 2일 오전 세운상가 옥상에서 '다시·세운 프로젝트'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 서울시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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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68년 지어진 우리나라 최초의 주상복합타운 '세운상가'는 한때 대한민국의 전자 메카로 불리며 '탱크 빼고는 못 만드는 게 없다'는 유명세를 떨치기도 했지만, 세월이 지난 지금은 낙후되고 침체된 분위기를 면치 못하고 있었다.

한때 철거 위기도 겪었지만, 세운상가 일대가 제조업과 신기술이 어우러진 4차 산업혁명을 이끌 '메이커시티(Maker City)로 거듭나게 됐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일 오전 세운상가 8층 옥상에서 '다시·세운 프로젝트 창의제조산업 활성화 계획'을 발표하고, 이날 문을 연 4대 전략기관 입주공간에 대한 개소식을 가졌다.

박 시장은 "80년대부터 도심 제조산업의 성공신화를 만들었던 세운상가의 역사를 지우지 않기 위해서 재개발 대신 도시재생의 길을 택했다"며 "이제 이곳이 청년들의 혁신성과 기술장인들의 노하우, 미래기술이 결합해 서울의 미래 먹거리를 만들어내는 4차 산업혁명의 전진기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4차 산업혁명은 기계가 인간을 대체해 일자리가 대폭 줄어들 것이라고 하지만, 인간이 하기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를 낳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서울시의 '다시·세운 프로젝트'는 ▲ 1단계 전략기관 입주공간(3월) ▲ 2단계 청년 스타트업·메이커 입주공간(5월) ▲ 3단계 시민문화공간(9월) 등 3단계로 진행된다.

우선 이날 청년 스타트업과 메이커의 창업기반과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시가 유치한 4대 전략기관(서울시립대,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사)씨즈, 팹랩서울)의 입주공간 2곳이 오픈했다.

5월에는 현재 공사가 진행중인 세운~대림상가 보행데크 옆 난간쪽에 '세운 메이커스 큐브'라는 이름의 창업공간 29곳이 조성된다. 드론개발실, 스마트의료기개발실 등이 만들어져 입주한 스타트업들이 창작, 개발활동을 한다. 3월중에 입주기업을 모집할 예정이다.

8월에는 이들 공간을 외부와 연결하는 문화시설이 조성된다. 옥상에는 남산과 종묘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있는 쉼터가 조성되고, 청계천 복원 당시 철거됐던 세운상가~청계상가 간 공중보행교가 2019년까지 부활한다. 옛 초록띠공원은 광장으로 확대되고 공사중 발견된 조선시대 중부관아터와 유적을 전시하는 전시관이 지하에 조성된다.

상가 주변 '세운 재정비촉진지구' 171개 구역은 세운상가군에서 시작한 창의제조산업 활성화와 연계해 산업과 주거, 문화가 복합된 '메이커시티'의 한 축을 담당한다.

특히, 세계문화유산인 종묘 등 인접한 역사경관의 훼손이 우려된다는 의견과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 고층으로 지어야 한다는 의견의 대립으로 10년 넘게 사업이 지연됐던 '세운4구역'은 오는 2023년 역사적 자산과 도심 산업이 조화를 이루는 복합단지로 다시 태어나게 됐다.

그러나 이날 박 시장의 연설 도중 발언에 나선 한 주민은 "세계문화유산인 종묘의 제례가 내려다 보이는 것은 남의 집 제사를 들여다 보는 것과 같다"며 "(만약 보인다면) 건물 높이를 낮춰야 한다"고 요구하는 등 아직도 갈등이 남아 있음을 보여줬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그런 우려 때문에 문화재위원회가 처음보다 높이를 8.4m 낮추었고 수목의 성장 속도에 비춰 종묘 내부가 안 보이도록 조치했다"고 말했다.

세운4구역 국제현상설계공모에서 최종 당선작으로 뽑힌 '서울세운그라운즈'.
 세운4구역 국제현상설계공모에서 최종 당선작으로 뽑힌 '서울세운그라운즈'.
ⓒ 서울시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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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장에는 '세운4구역 국제지명현상설계공모' 최종당선작인 '서울세운그라운즈(Seoul Sewoon Grounds)가 발표됐고, 당선작가인 네덜란드의 루드 히에테마씨가 나와 작품 의도와 세부 내용을 직접 발표했다.

시는 연내 각종 심의 및 인허가를 완료하고 오는 2021년 착공, 2023년 준공을 목표로 추진하기로 했다.

한편 세운상가에 입주한 스타트업 기업 '리디자인'의 이인규 대표는 "여러 기업체를 다녀봤지만, 여기에 오니 기술자뿐 아니라 예술가, 문화활동가 등 젊은 사람들을 만나 재미와 도전의식을 느낄 수 있었으며 창의적인 시도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3D 프린터를 제작하는 ㈜아나츠 이동엽 대표는 "17년간 살았던 캐나다에서는 부품을 구하기는 쉽지만 제작은 힘들었는데, 여기서는 구매부터 제작까지 안 되는 게 없더라"며 "세운상가에서 꼭 상품화에 성공하겠다"고 말했다.


태그:#세운상가, #박원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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