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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정민지, 이영준, 조용진, 이세인 한예준 학생, 좌담회를 마치고
 왼쪽부터 정민지, 이영준, 조용진, 이세인 한예준 학생, 좌담회를 마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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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담회에 참가한 학생들 대부분은 꿈의학교에서 자신이 원하는 공부를 했다. 진로를 찾아 대학에 진학한 성과를 거두기도했다. 하지만 모든 학생이 자신의 진로를 찾은 것은 아니다. 아직 확고한 진로를 결정하지 못해 고민하는 학생도 있었다.

놀랍게도, '직업(진로)이 곧 꿈'이라는 것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어떤 삶을 살 것인가'라는 삶의 가치까지 포함하는 꿈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학생도 있었다. 꿈이룸 학교 한예준·이예진 학생이다.

한예준 : "다양한 경험을 재미있게 할 수 있었어요. 그러면서 꿈이란 것에 대해 깊게 생각할 수 있었고요. 어떤 일을 하며 살 것인가를 넘어선 어떤 삶을 살아야 할 것인가! 라는... 저는 영화감독이 되고 싶은데, 이 꿈도 꿈의학교에서 구체화 시킬 수 있었어요."

이예진 : "꿈의학교 오기 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뚜렷한 직업을 생각하지는 않았어요. (그보다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참 많이 했어요. 제가 좋아하는 일 중에서 한 가지를 찾아 직업으로 삼을 것 같아요."

이영준 학생 꿈은 본래 영상촬영이었다. 그래서 콩나물 꿈의학교 영상촬영 팀에 들어가 활동했다. 어느 날 배우 팀 학생 하나가 배역을 펑크 내서 이를 채우기 위해 배우 팀에 합류했다가 자신이 연기에도 취미와 소질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현재 영상촬영을 할까 배우를 해볼까 고민하고 있다.

사회자인 기자가 '이럴 때는 주변 사람들이 도움을 주는 게 좋겠다'고 하자 이세인 학생은 '잘 생겼으니 배우 하는 게 좋을 것 같다'라고, 한예준 학생은 '영상촬영을 하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기자는 '목소리가 좋으니 배우 해도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정민지 학생은 영화제작 꿈의학교에서 영화에 대한 매력을 느낀 것을 최고의 성과로 꼽았고, 이세인 학생은 사과나무 숲 꿈의학교에서 역사와 관련한 공부를 해서 좋았다고 말했다.

이세인 : "제 꿈이 역사를 공부하는 것이라서, 선사시대를 경험하고 싶어 움집을 지어 봤어요. 몸으로 체험했다는 게 참 좋았어요. 우린 다듬어진 나무로 집을 지었는데, 조상님들은 생나무를 베어 직접 다듬어서 움집을 지었다는 사실을 알고는 정말 놀랐어요. 존경심도 생겼고요."

정민지 : "저는 원래 음향에 관심이 많았어요. 영상 관련 직업은 생각하지 않았어요. 꿈의학교에서 지속해서 영상을 접하고 영상 편집을 하면서 영화에 매력을 느꼈어요. 꿈의학교 하면서 꿈이 분명해진 것이죠."

꿈의학교에서 삶의 가치까지 포함하는 꿈을 찾아

학생이 스스로 만들어 가는 꿈의학교 콘퍼런스 '쇼미더스쿨'에서 포롱포롱포로롱 꿈의학교를 설명하는 학생들
 학생이 스스로 만들어 가는 꿈의학교 콘퍼런스 '쇼미더스쿨'에서 포롱포롱포로롱 꿈의학교를 설명하는 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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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은 꿈의학교가 일반 학교나 학원 등과 가장 다른 점으로 '학생 스스로 정신'을 꼽았다. 실패도 좋은 경험으로 인정해 주는 게 확연한 차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꿈의학교 교사가 일반 학교 교사보다 아이들에 대한 믿음이 깊다는 것을 차이점으로 꼽은 학생도 있고, 경쟁이 아닌 협동을 강조하는 게 가장 큰 차이라고 밝힌 학생도 있다.

정민지 : "스스로 찾아서 해야 하니까, 주입식 교육이 아니라는 점. 수동적으로 하는 교육이 아닌 게 가장 큰 차이죠."

조용진 : "입시 학원은 대학 진학이 목표이기에 자연스럽게 경쟁심이 생길 수밖에 없는데, 꿈의학교는 그렇지 않아요. (즐기다 보니까) '영차영차' 하면서 서로 돕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나도 모르는 새 실력이 늘게 되고요. 즐기면서 한 게 대학 진학에 도움을 준 것 같아요."

이영준 : "실패해도 괜찮다는 점이 달라요. 학교, 학원 같은 데서는 실패하면 혼나거든요. 콩나물 꿈의학교에서는 아예 실패할 경험을 줍니다. '꽈당 콘서트'라고, 한번 넘어져 보라는 의미의 콘서트입니다."

한예준 : "저는 초등학교부터 대안학교를 다녀서 차이점을 잘 모르는데, 일반 학교 다닌 친구들 말 들어보면 가장 큰 차이점은 '믿음' 같아요. 일반 학교 선생님들은 아이들을 잘 믿지 않는다고 합니다. 하지만 꿈의학교 선생님들은 믿어 주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는 것 같아요. 믿으니까 '성공하든 실패하든 스스로 해 보라'고 하는 것이고요. 그래서 더 열심히 하게 됩니다."

실패를 제대로 경험한 이는 꿈이룸학교 이예진 학생이다. 예진 학생은 '푸드 트럭'을 만들어 노점상을 하다가 망한 경험을 에피소드(episode, 일화)로 소개했다. 예진 학생은 이 실패를 통해 함부로 장사하면 안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한다.

"한 번 실패해 봤으니, 아마 마흔 넘어서 식당 같은 개인사업 하다가 살림을 들어 먹는 일은 겪지 않을 것 같아요."

사회자인 기자가 예진 학생한테 한 말이다. <미디어 경청> 스튜디오에 웃음이 터졌다.

예진 학생은 지난 2015년 겨울 '포롱포롱포로롱 꿈의학교'에 참여해 실패를 경험했다. 이 학교는 실제 사회생활, 특히 경제 활동 경험을 하기 위해 만든 '학생이 스스로 만들어 가는 꿈의학교'다.

당시 경험을 예진 학생은 2016년 7월 학생이 스스로 만들어 가는 꿈의학교 콘퍼런스(conference)인 '쇼미더스쿨'에서 소개한 바 있다. 콘퍼런스에, 학교를 직접 만들어 운영할 학생과 학생을 지원하기로 한 꿈지기 교사 500여 명이 참여해 자신들이 만들어갈 학교 운영 계획 등을 공유했다.

당시 예진 학생 설명에 의하면 푸드 트럭에서 팔았던 음식은 컵밥, 어묵, 커피 등이다. 요리해본 적이 없다 보니 무척 힘이 들었다. 추운 겨울이어서 손도 시렸다. 노점상이 불법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난감한 상황에 부닥치기도 했지만, 다행히 학생이라는 이유로 관공서에서 봐줘서 단속반이 뜨면 도망치는 험한 일을 겪지는 않았다고 한다. 

푸드 트럭이 망한 주된 이유는 손익 계산을 제대로 하지 못해서다. 싸게 팔면서 재료는 최고로 쓰다 보니 남는 게 없었다. 이 경험을 통해 학생들은 사회생활이 어렵다는 (돈 벌기 어렵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한다. 또한, 서로 배려해야 일을 잘할 수 있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공부 열심히 해야겠다'고 농담처럼 말 한 학생도 있었다고 한다.

꿈을 찾으려면 현실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야!

움집을 짓기 위해 땅을파는 아이들. 왼쪽 두번째 사과나무 숲 꿈의학교 한국희 교장.
 움집을 짓기 위해 땅을파는 아이들. 왼쪽 두번째 사과나무 숲 꿈의학교 한국희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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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집을 짓기 위해 땅을 파는 이세인 학생
 움집을 짓기 위해 땅을 파는 이세인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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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학생들이 만약 꿈의학교에 가지 않았다면 어디에서 꿈을 찾고 어디에서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했을까?

이세인 : "중1 때부터 꿈은 확고했어요. 저는 꿈의학교에 꿈을 찾으러 간 게 아니라 더 알고 싶어서 갔거든요. 꿈의학교가 없었다면 아마 교실에서 하는 정적인 역사 교육에 묶여 있었을 것 같아요. 꿈의학교에서 몸으로 체험하는 역사 공부를 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어요."

정민지 : "전 영화에 확신을 갖지 못했을 것 같아요. 음향을 하고 싶었지만, 영화를 의식하지는 않았거든요. 꿈의학교가 없었다면 영화는 그저 재미있는 취미 정도에서 멈추지 않았을까!"

이예진 : "저는 꿈의학교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행복하다는 것을 느꼈어요. 꿈의학교가 없었다면 이런 행복감을 느끼지 못했을 것 같아요."

'꿈의학교, 꿈의교육! '좌담회의 마지막은 조용진 학생의 노래로 장식됐다. '참 예뻐요. 내 맘 가져간 사람, 참 예뻐요'로 시작하는 뮤지컬 <빨래> 삽입곡이다. 조용진 학생 표정이 워낙 진지해 반주가 없는 데도 노래가 전하는 분위기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노래가 끝난 직후, 아쉬웠는지 정민지 학생이 할 말이 남았다면 손을 번쩍 들었다.

"'돈을 벌어야 한다'는 현실적인 걱정에 꿈을 찾지 못하는 친구들이 있어요. 저는 하고 싶은 일을 끝까지 하면 그런 걱정이 사라질 것이라 봐요. 이 말 꼭 하고 싶어요."

'먹고 살아야 한다'는 현실적인 두려움을 극복해야 꿈을 찾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 말을 들으며 작가 황석영이 <개밥바라기별>이라는 성장 소설에서 강조한 대목이 머리를 스쳤다.

"하고픈 일을 신나게 해내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태어난 이유이기도 하다."
-책 속에서-

이 말에 가장 어울리는 학교가 바로 꿈의학교 아닐까? 


태그:#꿈의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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