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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 12월 8일 오후 1시 15분]

▲ 당황한 김기춘... 박영선 "거짓말하지 마세요"
ⓒ 홍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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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박영선 의원이 청문회에서 네티즌이 제보한 2007년 한나라당 후보 검증 청문회 동영상 자료를 공개하고 있다. 여기에는 분명 최순실의 이름이 여러번 거론된다. 박 의원은 이자리에 있던 김기춘이 최순실을 몰랐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7일 박영선 의원이 청문회에서 네티즌이 제보한 2007년 한나라당 후보 검증 청문회 동영상 자료를 공개하고 있다. 여기에는 분명 최순실의 이름이 여러번 거론된다. 박 의원은 이자리에 있던 김기춘이 최순실을 몰랐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 오마이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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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최순실 게이트 박영수 특검이 최대난관으로 꼽았던 40년 무소불위권력 김기춘. 김기춘은 7일 최순실 국정농단 2차 청문회에 출석했다. 그는 고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비망록에 나온 자신의 발언들, 최순실과 정윤회 등에 대해 모로쇠로 일관했다. 

의원들의 웬만한 공격에도 흔들리지 않던 김기춘을 당황하게 만든 것은 바로 한 커뮤니티(디씨인사이드 주식갤러리, 줄여서 '주갤'이라 불린다)에 올라온 누리꾼의 제보였다. 오마이TV 등으로 청문회를 지켜보던 한 누리꾼이 민주당 박영선 의원측에 "최순실을 모른다"는 김기춘의 말을 정면으로 반박할 수 있는 과거 '2007년 한나라당 후보 검증 청문회' 유튜브 동영상 주소를 제보한 것이다.

한나라당 대선후보 검증 청문회 해당 동영상에는 최태민 관련 의혹에 대해 박근혜 후보에게 검증을 요구하는 내용이 나온다. 이 과정에서 최순실의 이름이 수차에 걸쳐 언급된다. 김기춘은 질의를 받는 박근혜 후보 바로 앞에서 그 상황을 직접 보고 있었다.

박영선 의원은 "당시 박근혜 후보의 법률지원단장이었던 김기춘이 최순실을 몰랐다는 것이 말이 안된다"고 질타했다. "최순실을 몰랐다"는 김기춘의 말이 완전히 거짓말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지난 2007년 7월 19일 오전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박근혜 대통령 경선후보 국민검증청문회에 박관용 선관위원장, 박근혜 후보측 안병훈,홍사덕 선대위원장 등과 함께 청문회를 지켜보고 있다. 당시 김기춘 전 비서실장은 박근혜 캠프의 선대위 부위원장이자 법률자문위원이었다.
▲ 박근혜 검증청문회 참석한 김기춘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지난 2007년 7월 19일 오전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박근혜 대통령 경선후보 국민검증청문회에 박관용 선관위원장, 박근혜 후보측 안병훈,홍사덕 선대위원장 등과 함께 청문회를 지켜보고 있다. 당시 김기춘 전 비서실장은 박근혜 캠프의 선대위 부위원장이자 법률자문위원이었다.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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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인터넷 커뮤니티의 네티즌이 박영선 의원에게 카카오톡을 이용해 제보한 내용. 김기춘을 당황하게 만든 결정적 제보였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의 네티즌이 박영선 의원에게 카카오톡을 이용해 제보한 내용. 김기춘을 당황하게 만든 결정적 제보였다.
ⓒ 디시인사이드 주식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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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한나라당 후보 검증 청문회에 박근혜 후보와 그 앞에 앉아 있던 김기춘. 여기서 박근혜는 최태민과 관련된 의혹에 대해 질문 받는다. 이와 관련 최순실의 이름이 여러번 확실하게 언급된다.
 2007년 한나라당 후보 검증 청문회에 박근혜 후보와 그 앞에 앉아 있던 김기춘. 여기서 박근혜는 최태민과 관련된 의혹에 대해 질문 받는다. 이와 관련 최순실의 이름이 여러번 확실하게 언급된다.
ⓒ 디시인사이드 주식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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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떤 질문에도 모로쇠로 일관하며 여유를 보였던 김기춘은 눈앞에 당시 동영상이 뜨자, 당황한 듯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김기춘은 '나이가 들어서'라는 핑계를 대며 "최순실의 이름을 못 들었다고 볼 수 없다"면서도, 최순실을 만난 것에 대해서는 끝까지 강하게 부인했다.

네티즌 제보 동영상에 크게 당황하는 김기춘. 박영선 의원은 기세를 몰아 김종과 정윤회를 몰랐다는 김기춘의 말을 반박하고 나선다.
 네티즌 제보 동영상에 크게 당황하는 김기춘. 박영선 의원은 기세를 몰아 김종과 정윤회를 몰랐다는 김기춘의 말을 반박하고 나선다.
ⓒ 오마이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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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꾼이 제보한 결정적 동영상으로 김기춘에게 회심의 일격을 날린 박영선 의원은, 계속해서 '차관이 되기 직전까지 김종을 몰랐다'는 김기춘의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이날 청문회에서 김기춘은 "김종 전 차관은, 그가 차관이 되기 직전에 대통령의 지시로 만났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영선 의원은 한양대학교 지인 교수가 확인했다면서, 김기춘이 KBO 총재시절 김종이 특강을 왔었다는 사실을 밝혔다. 김기춘은 이전엔 들을 수 없었던, 크게 동요한 어투로 김종이 두산베어스 홍보과장을 그만둔 후에야 자신이 KBO 총재가 되었다며 계속 발뺌했다.

'정윤회를 만난 적이 없다'는 김기춘의 발언에 대해서도, 박영선 의원은 "김기춘도 국회의원이었던 2004년 당시 정윤회가 박근혜 당시 국회의원의 비서실장이었다"면서 "정윤회가 국회를 활보하고 다녔다"고 반박했다. 박영선 의원은 자신도 국회에서 정윤회를 만났다면서 "김기춘이 정윤회를 만나지 않았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질책했다.

노회(경험많고 교활한)한 법률 미꾸라지 김기춘을 코너로 몬, 7일 청문회에 등장한 누리꾼의 결정적 제보글. 현재 해당 글엔 수천 개의 댓글이 달리고 조회수도 수십 만이나 올라가며 이른바 '성지순례(인터넷상에서 크게 화제가 된 글에 누리꾼이 찾아가 "성지순례 왔다"면서 소원 등을 비는 일)'가 이루어지고 있다.

한편, '난공불락' 김기춘을 무너뜨리는 데 결정적 기여를 한 '2007년 한나라당 후보 검증 청문회' 동영상은 몇몇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 게시물로 올라왔다. 현재 밝혀진 바로는, 지난 7일 오후 7시 40분경 닉네임 '(주)실성사이다'가 온라인상에서 이 동영상 자료를 발견하고 '오늘의 유머'에 게시했다. 그는 야당 의원들에게 이 자료를 전달할 방법을 찾지 못해 공개적으로 "누가 이것 좀 퍼가서 안민석 의원이나 손혜원 의원한테 좀 보내주세요"라는 메모를 남겼다.

이 게시글을 본 디씨인사이드 주식갤러리(주갤)의 한 이용자가 같은날 오후 9시 30분 손혜원·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보를 했고, 손혜원 의원실의 김성회 보좌관이 청문회에 쓸 수 있도록 질의 자료를 준비했다. 그러나 손 의원은 자신이 이 자료를 발표하지 않고, 박영선 의원에게 기회를 양보했다.

손 의원은 이날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사실 저 영상은 제게 온 제보였고, 보좌관이 신나서 열심히 질의 (자료)를 준비했다"면서 "(그러나) 저보다 두 명 앞 질의 순서였던 박영선 의원에게 제가 양보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제가 뜨는 것보다, 단 일분이라도 빨리 발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팀워크 팀워크 말들은 잘 하지만, 양보하는 사람이 없으면 불가능하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232만여 명의 사상 최대 촛불을 이끈 시민들이 네티즌 수사대로 나서서 '최순실 게이트' 청문회까지 주도하고, 이 제보를 받아 질의 자료를 만든 야당 의원이 더 빠른 진실 규명을 위해 동료 의원에게 기회를 양보하는, 환상의 팀플레이가 이뤄진 것이다.


태그:#박근혜 최순실 게이트, #최순실 국정조사 청문회 , #김기춘, 박영선 의원, #2007 한나라당 후보검증 청문회 , #네티즌 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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