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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회동을 갖고 박근혜 대통령 탄핵 문제를 비롯한 정국현안을 논의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날 회동에서 추 대표는 대통령의 사퇴는 늦어도 1월말까지 이뤄줘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고 김 전 대표는 박 대통령의 내년 4월 퇴임이 결정될 경우 탄핵은 불필요하다는 의견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 추미애-김무성 탄핵회동 결렬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회동을 갖고 박근혜 대통령 탄핵 문제를 비롯한 정국현안을 논의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날 회동에서 추 대표는 대통령의 사퇴는 늦어도 1월말까지 이뤄줘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고 김 전 대표는 박 대통령의 내년 4월 퇴임이 결정될 경우 탄핵은 불필요하다는 의견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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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1일 오전 11시 39분]

'12월 9일' 탄핵 일정마저도 흔들리고 있다.

앞서 야권은 늦어도 9일까지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해 가결시켜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는 1일 오전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긴급회동을 한 후 기자들과 만나, "4월 말 대통령의 퇴임이 결정되면 굳이 탄핵으로 가지 않고 그것으로 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라고 밝혔다.

즉, 여야 합의로 '4월 퇴진'을 결정해 대통령에게 제시하고, 이것이 수용된다면 굳이 탄핵 절차를 밟을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앞서 김 전 대표가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에 앞장서겠다"라고 밝혔던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박 대통령의 3차 대국민담화 이후 흔들리고 있는 여당 내 탄핵파의 상황을 여실히 드러낸 발언이다.

김 전 대표의 이러한 입장이 추미애 대표로부터 강력한 탄핵 동참 제안을 받고서도 나온 답변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 하다.

추 대표는 이날 김 전 대표와 만나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태에 대해 온 국민이 대통령의 조속한 퇴진을 바라고 있는데 대통령의 3차 담화에 퇴진일정 언급이 없었고 오히려 국회에 공을 떠넘겼다"라면서 "국회로서는 헌법기관으로서 헌법수호의 책임을 다해야 하고 탄핵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대통령의) 임기단축 협상의 가능성은 없나"라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았을 때도 "탄핵과 동시에 대통령의 권한이 정지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즉, 국회가 박 대통령의 퇴진을 논하지 말고 탄핵을 예정대로 추진해야 한다는 뜻이다. 추 대표가 이날 회동에서 "박 대통령의 사퇴는 늦어도 1월 말까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 것을 두고 '임기단축 협상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지만, 민주당 측은 "탄핵에 들어가면 그 사안이 명료해 1월 말쯤 헌법재판소의 판결도 나온다고 보고 1월 말이 법적인 사퇴시한이 될 텐데 왜 굳이 4월을 얘기하느냐고 지적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여야 합의 없더라도 대통령 '4월 퇴진' 응답하면 탄핵 포기?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비상시국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비상시국위 참석한 김무성-유승민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비상시국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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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김 전 대표는 "여야 협상이 잘 안 되면 9일 탄핵안 표결에 참여하느냐"는 질문에도 "그렇지 않다"면서 여야 합의가 '필수 조건'이 아니라는 뜻마저 밝혔다.

그는 "(비주류 주도로 구성된) 비상시국회의는 여야 합의로 대통령의 4월 30일 퇴임을 못 박자는 것이고 만약 여야 합의가 안 되면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4월 30일 퇴임을 의결해 대통령의 답을 듣고 그것이 안 되면 9일 탄핵에 참여할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결국 박 대통령의 퇴진 시점에 대한 여야 합의가 없더라도, 새누리당이 당론으로 퇴진 시점을 의결하고 그에 대한 대통령의 적절한 응답이 있다면 탄핵에 동참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 추미애 -김무성 회동 "박 대통령 퇴진시기, 추미애 1월 VS 김무성 4월" 더민주 추미애 대표와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가 대통령 퇴진 시기 협의를 위해 만났으나 의견 차이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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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의원총회에서 "저는, 지난 주말 국가 원로들이 제시한 4월 사퇴, 6월 대선 일정에 대해서 야당과의 협상에서 충분한 준거로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라면서 "이에 대해 의원들의 의견을 모아주시고 가능하다면 이 부분에 대한 당론을 채택해 주시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비주류 당내당(黨內黨) 격 모임인 비상시국회의도 이날 재차 박 대통령에게 4월 30일 조기 퇴진 입장을 밝히라 촉구하면서 이를 위한 야당의 협상 참여를 촉구했다. 결과적으로 탄핵 동참 논의보다는 임기단축 등을 위한 협상에 방점을 찍은 것이다. 

이와 관련, 비상시국회의의 대변인 역할을 맡고 있는 황영철 의원은 "비상시국회의는 국민의 뜻을 받들어서 이 난국을 풀기 위한 치열한 해법과 고민을 내놓고 있는데 야당은 한 일은 무엇이냐"면서 "야당이 단 한마디로 (임기단축 등을 위한) 협상은 없다고 말하는 것은 참으로 오만한 태도"라고 강조했다.

"야당이 협상에 나서지 않을 경우에도 탄핵안 (동참 및) 통과에 무리는 없느냐"는 질문에도 "그 부분은 있다 얘기하겠다"면서 "지금은 여야가 어쨌든 머리를 맞대고 최선을 다해서 논의할 때"라고 구체적 답변을 피했다. 

다만, 그는 "비상시국위원회가 대통령의 조기퇴진 입장 발표로 인해 머뭇거린다거나 주저한다거나 입장이 변화됐다는 평가들이 나오지만,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탄핵안이 상정될 경우에 가결정족수를 확실히 확보하고 있고, 탄핵안에 관련한 우리 입장은 하나로 분명히 정해서 갈 것"이라고 재차 밝혔다.

또 "탄핵을 추진한다는 기존 입장에는 변화 없나"는 질문에는 "여러 상황들을 보면서 향후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며 "(4월 말 퇴진에 대한) 대통령의 입장 발표가 없고, 여야가 합의되지 않는다면 탄핵에 동참하는 것은 명확하다"고 말했다.

'4월 퇴진-6월 대선' 당론 채택한 새누리... 민주당 2일 탄핵 강행 예정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누군가와 통화하고 있다.
▲ 의총 참석한 정진석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누군가와 통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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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새누리당은 이날 의총에서 정 원내대표의 제언대로 '4월 퇴진-6월 대선' 당론을 공식 채택했다. 김 전 대표가 이날 밝힌 구상 가운데, '대통령의 응답'만이 남게 된 셈이다.

정 원내대표는 "안정적인 정권 이양을 위해, 최소한의 대선 준비 기간 확보를 위해서 탄핵 심판 종료 시점과도 비슷한 시점(4월 퇴진)이 가장 합리적인 일정이라는데 우리 당 소속 의원 전원이 만장일치 박수로 당론으로 채택했다"라면서 "이를 토대로 야당과 협상에 임해서 꼭 당론이 관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그는 "탄핵안이 상정되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탄핵안 논의는 오늘 없었다. 탄핵안에 대해서 개별적으로 말하는 의원 있으면 개별적으로 추진하라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대통령의 응답'이 있기 전에 탄핵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금태섭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민주당은 12월 1일, 탄핵소추안을 발의할 예정"이라며 2일 탄핵안 가결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 겸 비상대책위원장이 새누리당 비주류를 추가 설득하기 위해 '12월 9일' 일정을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는, "계속 설득을 해 나가겠다"면서 "12월 9일 탄핵 일정이 오히려 (부결될) 리스크가 더 크다는 게 저희의 생각"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지금까지 박 대통령의 퇴진 시점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 대통령이 2월 말 또는 4월 말에 물러나는 게 적당하다고 언급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해 "그런 말씀을 들은 것은 없다"면서 "(조기 퇴진 시점을) 국회 결정에 따른다고 했으니 국회에서 조속히 논의되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박 대통령 스스로 퇴진 시점을 밝혀야 한다"는 새누리당 비주류의 요구에 대해서도 "국회에서 조속히 논의되기를 바란다"는 답변으로 갈음했다.


태그:#박근혜, #최순실, #탄핵, #김무성, #조기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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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오마이뉴스 기획편집부 기자입니다. 조용한 걸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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