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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나치 전범을 단죄하기 위한 가상현실(VR) 기술 활용을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독일 나치 전범을 단죄하기 위한 가상현실(VR) 기술 활용을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 B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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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이 나치 전범을 단죄하기 위해 가상현실(VR) 기술을 동원한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21일(한국시각) 독일 바이에른 주 범죄수사국(LKA)은 VR 기술로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실제 현장을 복원해 나치 전범 기소와 재판에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 나치 정권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폴란드 남부 소도시 아우슈비츠에 강제 수용소를 세우고 유대인과 전쟁 포로, 정치범 등 400만 명을 독가스와 고문으로 학살하는 '홀로코스트'를 자행했다.

이 프로젝트를 주도한 디지털 이미지 전문가 랄프 브레커는 "아우슈비츠에서 5일 동안 레이저로 수용소 건물을 정밀 촬영했고, 6개월에 걸쳐 모든 이미지를 VR 기술로 완성했다"라고 설명했다.

브레커는 "나치가 패전 후 대부분의 수용소 시설과 기록물을 파괴해 작업이 무척 어려웠다"라며 "그러나 아우슈비츠 기록 보관소에서 전체 설계도를 찾아내면서 모든 시설을 복원했다"라고 밝혔다.

70년이 흘러도 전범 단죄가 중요한 이유?

VR 전용 헤드셋을 사용해 당시의 아우슈비츠를 3차원으로 볼 수 있는 VR 이미지는 지난 6월 아우슈비츠 경비병 출신인 라인홀트 한닝을 나치 전범으로 기소하고 처벌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17만 명의 살인을 방조한 혐의로 기소된 한닝은 자신이 감시탑에서만 근무해서 사람들이 가스실로 끌려가는 것을 보지 못했다며 결백을 주장했고, 시간이 오래 지난 탓에 피해자들도 당시 상황을 뚜렷하게 기억하지 못했다.

그러나 VR 이미지를 보여주자 피해자들은 수용소에서 가스실로 가는 이동 경로와 감시탑의 위치를 기억해냈고, 한닝의 진술은 거짓으로 판명됐다. 독일 법원은 94세의 한닝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브레커는 "전쟁이 끝나고 70년이나 지났는데 전범을 처벌하는 것이 의미가 있느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라며 "그러나 이러한 범죄는 국가에 의해 자행된 것이기에 법적인 기소와 처벌이 아주 중요하며, 이를 위해 VR 기술을 동원했다"라고 강조했다.

범죄수사국의 옌스 로멜 수석 검사는 "VR 기술은 멀리 떨어져 있거나 시간이 오래 지나 사라진 범죄 현장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라며 "앞으로 5~10년 안에 전 세계 경찰의 일반적인 수사 도구(standard tool)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태그:#가상현실, #나치, #아우슈비츠, #전범, #독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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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매일매일 냉탕과 온탕을 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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