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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방송된 JTBC <뉴스룸>의 한 장면.
 14일 방송된 JTBC <뉴스룸>의 한 장면.
ⓒ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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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보다 재미있는 뉴스"가 열렸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만들어 준 시대의 공기다. 그 선두는 물론 손석희 JTBC 보도부문 사장이 이끄는 <뉴스룸>이다. '100만 촛불' 이후 손 사장이 다시 카메라 앞에 선 14일 방송은 그 진면목을 입증하기에 충분했다.

서사에 가까운 기승전결이 선명했고, '단독'을 앞세운 강력한 훅이 존재했으며, 곳곳에 잽들이 난무했다. 시청자들은 시청률로 화답했다. 14일 <뉴스룸>이 기록한 시청률은 전국 기준 9.289%(닐슨코리아 기준).

자체 최고시청률을 또다시 뛰어넘었고, 동 시간대 MBC <뉴스데스크>(4.5%), SBS <8뉴스>(4.2%)와 비교해도 월등했다. 90여 분의 뉴스가 얼마나 흥미진진할 수 있는지, 이날 <뉴스룸>이 확인시켜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포문은 추미애 더불어민주당(아래 더민주) 대표가 열었다. 이날 오전 예상치 못한 박근혜 대통령과의 영수회담 제안으로 뉴스의 중심에 섰던 추 대표 관련 소식이 '기'에 해당했다. "추미애 '돌발 영수회담' 진통…"민심 역행" 반발 거세"라는 제목의 머리기사 이후, 민주당의 긴급 의원총회, 야권의 반발, 청와대의 속내 등이 연이어 다뤄졌다.

반전은 2부에 마련됐다. 추 대표의 '영수회담 철회' 기자간담회 장면을 생중계로 전한 것. 야권과 '100만 촛불' 국민들에게는 악재일 수 있겠지만, 뉴스 가치만 놓고 보면 긴박한 드라마가 따로 없었다. 그리고, '기'와 '승'에 해당되는 진짜 본게임은 따로 마련돼 있었다. 마치 추미애 대표의 회담 제안 번복은 장난이었다는 듯이.

"예능보다 재밌는 뉴스"... 또 폭탄 터트리다

"미르-K스포츠재단 관련 비선실세에 대한 검토 의견과 법적 검토라는 두 건의 문건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문건은 박 대통령의 최측근 중 한 명이었던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의 휴대전화에 들어있던 내용입니다. 대통령에게 구체적으로 어떻게 대응하라는 지침을 주는가 하면 검찰 수사에 대비해서 휴대전화는 어떻게 처리하라는 식의 조언도 포함됐습니다. 논란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요. 특히 증거인멸과 연관된 부분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 내용은 앞으로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 같은데요. 취재기자와 자세하게 짚어보겠습니다.

조택수 기자, 중요한 건 청와대가 이번 사건에 대해서 조직적으로 준비를 하고 대응을 했느냐하는 부분이고, 문서에 그런 정황들이 나타나 있다는 거죠. 문서 내용 중에는 증거인멸의 정황이 있다(중략) 누가 작성하도록 지시했느냐에 대해서 대통령일 가능성도 있다는 의혹이 계속 나왔단 말이죠?"

자, 요약하자면 <뉴스룸>이 '최순실 태블릿PC' 내용을 보도하며 정국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소용돌이로 초대하기 일주일 전, 이미 청와대 측에서 상황 파악과 대응에 대한 결론을 내고 시나리오 대로 박 대통령과 청와대의 '액션'을 준비했다는 것이다.

검찰 수사에 대한 대비, 법적 검토, 증거 인멸까지 민정수석실 주도로 박 대통령의 대응을 비롯한 청와대의 조직적인 대응이 착착 진행됐다는 정황이 나왔다고 할 수 있다. 지난달 20일 수석비서관회의를 통해 박 대통령이 최순실씨와 관련해 모르쇠로 일관했던 것이 거짓임을 시사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한 트위터 사용자는 이렇게 정리했다.

"오늘 JTBC의 따끈한 폭탄.
1. 이미 수사 시작 한달 전 청와대가 검찰수사 대응 매뉴얼 만들고 증거 인멸한 사실 뽀록남(정호성 폰에서 나옴).
2. 문건에는 박근혜 지시, 우병우 작성 정황을 추정할 수 있는 객관적 단서 포함
3. 박근혜, 그동안 매뉴얼대로 입놀림."

<뉴스룸>이 작정하고, 4개 리포트와 기자 분석을 통해 터트린 단독 기사의 제목만 봐도 사태의 심각성을 짐작할 수 있다.

"[단독] 청와대, 최순실 태블릿 보도 전 '대응 문건' 작성"
"[단독] '시나리오' 따른 대통령? 실제 발언과 비교해보니"
"[단독] 민감한 수사정보 언급…'증거인멸 유도' 내용까지"
"누가 지시·작성했나?…청와대 대응 문건 속 '단서들'"
"국정개입은 루머라더니…청와대 '수사 대비 시나리오'"

외교부 내부고발자 폭로와 비박계 탄핵 주장 분쇄까지

 14일 방송된 JTBC <뉴스룸>의 한 장면.
 14일 방송된 JTBC <뉴스룸>의 한 장면.
ⓒ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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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폭탄은 방송 후반부에 터져 나왔다. 호치민 총영사관에서 현직으로 일하는 김재천 영사가 실명을 걸고 내부고발에 나선 것이다. 역시나 최순실씨가 외교부 인사에까지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해 4월, 베트남 호치민 총영사에 임명된 박노완 전 주 베트남 공사가 "직급이나 경험으로 볼 때 이례적이었다"는 주장이었다.

김재천 영사에 따르면, 박노완 총영사가 전대주 전 베트남 대사와 1년 이상 함께 일했고, 이 전대주 전 대사가 박 총영사를 통해 호치민에서 사업을 경영하는 최순실씨 조카 장승호씨를 도우려했다는 것이다. 그런 와중에, 최씨의 입김이 박노완 총영사의 인사 과정에 영향을 준 것이 아니냐는 의혹제기였다. 박 총영사는 "최씨 일가와 친분이 없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실명을 걸고 카메라 앞에 선 김재천 영사의 목소리는 심하게 떨리고 있었다.

"제가 이렇게 JTBC 앞에 설 수 있었던 거는 뭐랄까… 만약에 외교부가 그렇게 나약하게 대처한다면 저라도 있는 사실을 (말해야…) 그래야 제가 후회 없이 공무원 생활을 마감할 수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한편, <뉴스룸>은 팩트체크를 통해 일부 비박계에서 주장하고 있는 "대통령 탄핵" 카드에 대해 요목조목 반론 근거를 댔다. 비박계 의원 30여명이 참여해 국회에서 탄핵안이 통과될 경우, 황교안 국무총리가 국정을 대행해야 하고, 헌법재판소의 심판 과정에서 국회 법사위원장인 새누리당 권성동 의원이 '탄핵소추위원'을 맡게 된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더없이 유리한 인사들이 깊숙이 관여하게 되는 것이다.

시간도 걸림돌이다. 14일 여야가 합의한 특검 기간 최장 120일, 헌법재판소 심판에 길게는 180일, 대통령 보궐 선거가 60일 정도 소요된다. 최장 1년이 걸릴지도 모르는 탄핵이 추진된다면, 예정된 대통령 선거일과 별 다를 바 없을지 모른다. 예상이긴 하지만, 탄핵 추진에 반대하는 일각의 입장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것이다.

전국 자영업자들은 JTBC 기자들에게 무료 식사 대접하나 

 14일 방송된 JTBC <뉴스룸>의 한 장면.
 14일 방송된 JTBC <뉴스룸>의 한 장면.
ⓒ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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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도 이날 <뉴스룸>은 주목할 만한 리포트를 다수 내보냈다. JTBC와 다른 각을 잡은 SBS가 좀 더 적극적으로 파헤치고 있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다시 도마 위…'대가성' 논란" 기사를 비롯해 "백남기 사건 1년"을 돌아 봤고, 논란 중인 "한·일 '군사정보협정' 가서명"도 다뤘다. 심지어, "곳곳서 박 대통령 사진 떼기…'흔적 지우기' 나선 민심"이란 리포트를 통해 박 대통령에게 완전히 돌아선 '민심'을 재조명했다.

이날 SNS에서는 흥미로운 사진이 화제를 끌었다. 지난 12일 '100만 촛불' 집회 이후, "JTBC 기자들에게 음료와 식사를 무료로 대접하겠다는 뜻을 밝히는 자영업자들이 줄을 잇고 있다"는 내용의 게시글이었다. 서울은 물론 전국카페와 식당들 47곳의 이름을 공개한 이 게시글은 15일 오후까지 수 천 건이 리트윗됐다.

더불어 지난 12일, KBS·MBC 기자들과 취재차량이 집회 참가 시민들에게 홀대받는 와중에 JTBC 기자들이 응원을 받는 장면도 묘한 대비를 이뤘다. 심지어 한 MBC 기자는 광화문 광장에서 현장 리포트를 하다가 마이크에 단 MBC 로고를 빼는 수모를 당했다고 한다. 현재 방송과 언론에 보내는 냉엄하고 엄격한 민심이 이 정도다.

그간, 이명박 정권이 망가뜨린 MBC와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청와대 재직 시절 직접 '마사지'했던 KBS의 현재를 돌아보는 일은 괴롭고 불편하기 짝이 없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부역자'들에 대한 심판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그 전현직 대통령이 망가뜨린 언론환경을 떠올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뉴스룸>과 JTBC에 쏟아지는 응원은 그 반대급부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와 함께 공영방송을 어떻게 다시 정상화하고 재정비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도 다시 시작해야 할 것이다. JTBC와 <뉴스룸> 만으로는 부족하다. 국민들은 여전히 비정상이 아닌 정상적인 뉴스에 목마르다.

 JTBC 기자들에게 음료와 식사를 무료로 대접하겠다는 뜻을 밝힌 전국카페와 식당 리스트가 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JTBC 기자들에게 음료와 식사를 무료로 대접하겠다는 뜻을 밝힌 전국카페와 식당 리스트가 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 트위터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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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지마, 죽지마, 부활할거야'. 어제는 영화기자, 오늘은 시나리오 작가, 프리랜서 기자. https://brunch.co.kr/@hasungtae 기고 청탁 작업 의뢰는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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