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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더민주당 대표가 자신이 제안한 박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을 철회했다. 당내에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국민의당과 정의당 등 야권이 강하게 반발하자, 의원총회를 열어 회담 제안을 없었던 것으로 돌린 것이다.

이 해프닝을 접한 '촛불시민'들은 추 대표를 향해 비난을 쏟아냈다. SNS에는 '100만 촛불의 함성을 외면한 배신행위'라는 분노의 글도 올라왔다. '박 대통령에게 시간을 벌어주는 일을 왜 제1야당 대표가 자처하고 나서냐'며 더민주당을 강하게 비판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100만 촛불의 민심을 대표할 자격이 당신에게 없다'고 주장하는 누리꾼들은 추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기도 했다. 또 '박 대통령과 함께 추 대표도 하야해야 한다'는 글에는 많은 댓글이 달렸다. 그러자 추 대표가 15일 오전 '사과의 글'을 SNS에 올렸다.

이번 '추미애 해프닝'은 상당한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촛불'에 야권이 더해져 형성된 '대통령 하야 압박선'에 구멍이 생기고 말았다. 새누리당은 이 때를 '압박강도'를 다소 낮출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이 '구멍'을 앉아서 구경만 할 새누리당이 아니다. 공세가 벌써 시작됐다. 새누리당의 '공격수'들이 이 '구멍'을 통해 밀고 들어오고 있다. 보수언론도 합세하는 분위기다. 

새누리당이 입을 열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무조건 (대통령의) 퇴진을 강요하더니 영수회담마저 봉쇄한 어처구니없는 일"이라고 날을 세우며 더민주당이 "대통령 하야 정국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 만들기에 혈안이 돼 있는 것 아니냐"고 목청을 높였다.  

SNS에 올린 '영수회담' 사과문
▲ 추미애 더민주당 대표 SNS에 올린 '영수회담' 사과문
ⓒ 페이스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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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을 통한 새누리당의 '네 가지' 공세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아무리 대통령이 어려움에 처해있다 해도 제1야당이 국민 앞에서 한 약속을 손바닥 뒤집 듯 한다"고 강변했다. 또 박명재 사무총장은 "어쩌면 박 대통령보다 국민의 이목 집중을 받고 있는 건 제1야당의 추 대표"라고 비난하면서 "추 대표는 전 국민의 실망을 무겁게 받아들이길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야당과의 회담에는 강한 기대감을 보였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국회의장과 3당 원내대표 협의체를 통해 국정 위기상황을 협의하고 조정하자"라고 말했고, 청와대는 "형식과 관계없이 언제든지 (영수회담이) 열리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은 네 가지의 '공세 논리'를 들고 나올 것으로 보인다.

먼저 이번 회담 무산을 최소한의 대화조차 거부하는 더민주당의 무책임성을 부각시키는 계기로 삼으려 할 것이다. 그러면서 야당이 정파적 판단만 앞세워 국정의 위기상황을 외면하고 있다며 날을 세울 것이다. 또 대통령 하야를 밀어붙여 정권을 잡는 데에만 혈안이 돼 있다는 투의 비난을 퍼부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여당 지지층을 의식해 눈물로 호소하는 '읍소모드'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촛불이 봉인가?

새누리당은 거의 와해 상태다. 하지만 이 '구멍'이 마지막 기사회생의 기회라고 판단한다면 남아있는 화력을 총동원할 가능성도 있다. 작은 화력일지라도 효과는 클 수 있다. 많은 허점을 가진 야당 아닌가. 명중률을 높인다면 가능한 일이다.

'공세 논리'가 먹혀든다면 경우에 따라 상황반전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탈한 지지층의 일부라도 다시 결집하게 되면 새누리당은 회복 국면에 접어들 수도 있다. 게다가 어떤 식으로든 박 대통령의 거취문제가 정리된다면 회복 속도는 더 빨라질 수 있다.

추 대표의 오판으로 뚫린 구멍이 문제다. 그대로 두거나, 새누리당의 공세에 밀려 틈이 더 커진다면 '대통령 하야'라는 다 잡아놓은 '토끼'까지 놓치는 일이 발생할지도 모를 일이다. 구멍을 메울 수 있는 건 '시민의 촛불'뿐이다.

'촛불'이 야당이 흘린 오물까지 치워야 할 판이다.


태그:#추미애 촛불민심, #추미애 영수회담, #추미애 오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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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시사 분야 개인 블로그을 운영하고 있는 중년남자입니다. 오늘은 어제의 미래이고 내일은 오늘의 미래입니다. 그래서 살아있는 모든 것들은 미래를 향합니다. 이런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시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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