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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의 진로 때문에 속 끓이지 않은 부모가 몇이나 될까. 뒤늦게나마 지방공무원 임용시험에 최종합격하여 걱정을 덜어준 둘째가 임용후보자 등록 서류를 제출하러 제천시청에 가는 길에 제천의 볼거리를 둘러봤다.

제천시는 충청북도의 북부에 위치한 중부내륙의 중심지역으로 강원도와 경상도를 잇는 접경지역이라 교통이 편리하다. 제1경 의림지를 비롯해 박달재, 월악산, 청풍문화재단지, 청풍호, 용하구곡, 베론성지 등 오래된 역사유적과 문화공간, 경치가 아름다운 명산과 계곡이 많아 마음 편히 보고 즐기기에 좋은 곳이다.

한 곳이라도 더 보여주기 위해 아침 7시 제천을 향해 차를 몰았다. 평택제천고속도로 동충주IC를 빠져나와 38번 국도를 달리다 박달재 터널 전에 오른쪽의 38번 지방도로 들어서면 박달재 옛길이 시작된다. 차량이 없어 한적한 굽잇길을 달려 '천등산 박달재를 울고넘는 우리님아'로 시작되는 대중가요 '울고 넘는 박달재'로 더 많이 알려진 제2경 박달재에 도착한다.

 박달재
 박달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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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달재는 제천시 백운면과 봉양읍 사이에 있는 고개로 정상에 금봉이가 박달도령의 장원급제를 빌던 성황당, 고려시대 이곳에서 거란군을 물리친 김취려 장군의 대첩비와 기마상, 박달재 노래비, 박달과 금봉이를 주제로 만든 조형물이 있다. 이곳에는 조선조 중엽 과거를 보러 한양으로 가던 경상도 선비 박달도령과 박달이 하룻밤 묵었던 집에 살던 금봉낭자의 애처로운 사연이 전해져온다.

 자양영당과 제천의병전시관
 자양영당과 제천의병전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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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갯길을 내려와 박달재사거리 못미처에서 우회전해 남쪽으로 시골길을 달리면 이곳에서는 내비를 믿지 말라는 작은 팻말이 붙어있는 삼거리를 만난다. 의아한 장면에 당황할 수 있지만 어느 곳으로 가든 목적지인 자양영당과 공전역에 도착한다.

자양영당(충청북도기념물 제37호)은 1906년 유림에서 창건한 서당으로 구한말 의병장 의암 유인석이 팔도의 유림들과 의병을 일으키기 위한 비밀회의를 하던 곳이라 더 소중하다.

제천은 의암 유인석 의병대장을 중심으로 지방 유생과 농민이 외세의 침입에 항거하여 구국의 기치를 높인 의병항쟁의 발상지답게 의병전시관이 마련되어 있다. 제천의병전시관에는 당시 의병장들의 활약도와 의병들의 희생정신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부조와 영상실, 자료 검색실 등 유물을 전시하여 후손들의 산 교육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공전역
 공전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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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포천 물가에 있는 공전역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때로는 주변에 사람이 없어 사람을 그리워하는 사람들도 있다. 공전역은 충북선의 삼탄역과 봉양역 사이에 있던 기차역으로 한때 이곳에서 철로를 따라 30여분 걸어야 하는 오지마을이 박하사탕 촬영지로 유명했다. 어쩌면 목공예 체험관으로 탈바꿈한 역사가 낯설게 느껴지는 것도 오랜만에 찾은 탓이다.

 탁사정
 탁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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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전역에서 나와 봉양읍 구학리에 있는 탁사정으로 차를 몰았다. 제9경 탁사정은 계곡이 내려다보이는 절벽 위에 세운 정자로 아래편의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을 가리키기도 한다. 여름이면 피서객들이 모여들던 곳인데 지금은 옛 모습을 많이 잃었다.

 베론성지
 베론성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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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사정에서 서쪽으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신앙을 지키기 위한 몸부림이 곳곳에 배어있는 베론성지가 있다. 제10경 배론성지는 한국 천주교 전파의 진원지로 1801년 신유박해 때 많은 천주교인들이 숨어들어 천주교 역사에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곳으로 첩첩산중 계곡이 깊어 마치 배 밑바닥 같다고 해서 붙여진 지명이다.

역사적으로는 황사영이 토굴에서 천주교도의 구원을 요청한 백서가 바티칸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고, 1855년 우리나라 최초로 사제배출을 위한 성요셉신학교가 만들어졌으며, 김대건 신부에 이어 두 번째로 신부가 된 최양업의 묘소가 소재하고, 1866년 병인박해의 첫 순교자인 남종삼이 출생한 지역이기도 하다.

 제천시청
 제천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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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론성지를 걸으며 위안을 얻고 시내의 남서쪽 언덕에 위치한 제천시청에 도착했다. 몇 번 다녀가 낯설지 않은 곳이지만 자식이 근무할 곳이라 오늘따라 청사 위편에 걸린 문구 '시민이 행복한 자연치유 도시 제천'이 가슴을 파고든다. 아들 때문에 더 가까워질 제천시가 앞으로 더 발전하며 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았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가져본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제 블로그 ‘추억과 낭만 찾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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