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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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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소중한 김도균
[사진] 권우성 남소연 
[편집] 최은경 이준호
서울대 장례식장 나서는 종로서장 경찰 물대포를 맞고 쓰러져 숨진 고 백남기 농민의 시신 부검영장을 집행하러 온 홍완선 종로경찰서장이 23일 오후 서울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철수의사를 밝힌뒤 자리를 뜨고 있다. ⓒ 남소연
거부 입장 밝히는 백남기 농민 유족 경찰 물대포에 사망한 고 백남기 농민에 대해 경찰이 23일 오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강제부검 영장 집행을 시도하자 유족과 백남기투쟁본부 관계자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거부 입장을 밝히고 있다. ⓒ 남소연
경찰과 대치중인 백남기투쟁본부 경찰 물대포에 사망한 고 백남기 농민에 대해 경찰이 23일 오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강제부검 영장 집행을 시도하자 유족과 백남기투쟁본부 관계자들이 강제부검을 막기 위해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 남소연
[3신: 23일 오후 2시 9분]
종로경찰서장 등 경찰 800여 명 오후 1시 20분께 철수


23일 고 백남기 농민의 부검 영장을 강제집행하려던 경찰이 3시간 20분 만에 철수했다.

이날 오전 10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도착한 홍완선 종로경찰서장 등 경찰 800여 명은 오후 1시 20분께 철수를 결정하고 자리를 떠났다. 유족들과 투쟁본부 등 시민들은 이날 경찰의 행동을 "명분 쌓기"로 규정하고, 부검 영장의 집행효력 마지막 날인 25일까지 장례식장을 지키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경찰은 시민들에게 막혀 강제집행을 할 수 없게 되자, 투쟁본부 측에 의견 협의를 제안했다. 하지만 투쟁본부 측과 경찰은 협의 방식을 두고 이견을 보였다. 경찰 측은 투쟁본부 및 법률대리인이 아닌 유족을 꼭 만나야 한다고 했고, 투쟁본부 측은 유족이 이를 원치 않는다는 뜻을 전했다.

이에 홍 서장은 낮 12시 15분 기자회견을 열어 "오늘 유족 측에서 정확하게 부검에 반대하는 의사를 공식적으로 표명하면 오늘은 강제집행을 안 할 수도 있다,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투쟁본부 측에) 전달했다"라고 발표했다.
백남기투쟁본부와 협의 나선 경찰 경찰이 고 백남기씨 시신에 대한 부검영장(압수수색검증영장) 집행을 시도한 23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홍완선 종로경찰서장(왼쪽 두번째)과 백남기투쟁본부 관계자들이 협의를 하고 있다. 경찰은 유족의 부검 반대 의사를 존중해 이날 영장을 집행하지 않고 장례식장에서 철수하기로 했다. ⓒ 공동취재사진
뒤이어 유족들과 투쟁본부는 낮 12시 50분 기자회견을 열어 "수차례 밝혔던 입장을 마지막으로 전달한다. 유족들은 경찰을 만나고 싶지 않으니, 더 이상 경찰은 유족들의 의견을 듣고 싶다고 이야기하지 말라"라고 발표했다.

"한 번 생각해보십시오. 아버지를 돌아가시게 한 경찰을 직접 만나고 싶겠습니까. 유족과 협의했다는 명분을 쌓는 (경찰의) 꼼수인 거 압니다. 절대 만나지 않겠습니다."
- 고 백남기 농민의 딸 백도라지씨

이어 백도라지씨는 "우리가 선임한 법률대리인을 만나는 것과 가족들을 만나는 것은 똑같은 일이다. 더 이상 가족들을 괴롭히지 말고, 쓸데없는 시도를 당장 중단하라"라며 "지금 경찰은 병원 근처에 버스 수십대를 대기시키고 있고, 언제든지 들어올 수 있다. 아버지가 편안히 가실 수 있도록 힘 보태주길 부탁드린다"라고 호소했다.

투쟁본부 공동대표인 정현천 가톨릭농민회장은 "(그동안 투쟁본부와 법률대리인이 경찰을 만나) 6번에 걸쳐 이야기했는데, 꼭 가족을 만나야 한다는 건 왜인가"라며 "(경찰이) 오늘 집행을 하지 않겠다는 것도 믿을 수 없다. 대책위는 오늘 저녁도 그렇고, 영장의 시한이 끝나는 날(25일)까지 시민들과 함께 백남기 농민을 지키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도 "기본적으로 명분 없는 부검영장을 집행하기 위한 (경찰의) 모양 만들기 꼼수라고 생각한다"라며 "누가 봐도 사망원인이 명확하지 않나. 결코 성공할 수 없는 꼼수다"라고 덧붙였다.
누군가와 통화하는 종로서장 23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홍완선 종로경찰서장이 입장 발표를 마친 후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있다. 이날 경찰은 유족이 반대할 시에는 부검 영장을 집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 남소연
유족 및 투쟁본부의 기자회견 직후인 오후 1시 20분께 경찰은 "유족의 뜻을 존중해 오늘 영장을 집행하지 않고 철수하겠다"라고 발표했다.

한편 정치권은 장례식장 방문, 논평 등을 통해 경찰의 강제집행 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날 경찰의 강제집행 소식이 알려지자, 박주민·정재호·이재정·김정우·표창원·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장정숙 국민의당 의원, 심상정·윤소하 정의당 의원 등이 장례식장을 찾았다.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경찰은 법도 없고, 국민도 없나. 유족이 반대하는 부검은 있을 수 없다는 법원의 판단도 아랑곳하지 않는 경찰의 태도는 용납할 수 없다"라며 "경찰이 강제부검 시도를 계속한다면 그에 따른 엄중한 책임을 스스로 져야할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경찰은 물리적 강행을 하지 말아야 한다. 영장도 유족 동의를 조건으로 발부했기 때문에 사실상 기각이라는 절묘한 판단이다"라며 "대통령께서는 국민이 원하는 일을 해야지 원하지 않는 일을 하면 또 지지도가 20% 이하로 추락할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장례식장 현장에서 "경찰은 영장에 제시된 대로 유족의 뜻을 존중하기 바란다. 유족의 뜻을 거스르는 집행은 불법이라는 것을 경찰에 경고한다"라며 "백남기 농민이 국가폭력에 의해 유린되는 일을 다시는 방치하지 않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 백남기 강제부검 영장집행 위해 장례식장 대기중인 종로서장 홍완선 종로경찰서장이 23일 오전 경찰 물대포에 사망한 고 백남기 농민 강제부검 영잡집행 협의를 위해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도착해 있다. ⓒ 권우성
백남기 강제부검 반대 경찰 물대포에 사망한 고 백남기 농민에 대한 경찰의 강제부검 영장 집행시도가 진행되는 가운데 23일 오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강제부검을 막기 위해 시민, 성직자들이 집결해 있다. ⓒ 권우성
[2신 보강 : 23일 오전 11시 31분]
경찰, 일단 장례식장 밖으로 물러나


백남기 투쟁본부 측과 경찰 측은 일단 영장 집행과 관련해 협의하기로 결정하고 방식을 조율 중이다.

투쟁본부 측은 유족들이 경찰과의 협의에 참여하는 것을 거부하고 있고, 협의 장소로 장례식장 건물 내부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외부 천막에서 협의를 진행하자고 경찰에 제안했다.

경찰 측은 기본적으로 장례식장 건물 내에서 협의를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다만 유족만 참여한다면 천막 협의도 가능하다는 상황이다.

오전 11시 현재 홍완선 종로경찰서장 등 경찰 병력은 장례식장 진입로에서 한 발 물러서 대기 중이다.

백남기지킴이단 200여 명은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주변에 모여 "백남기를 살려내라", "부검말고 특검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현장에는 더불어민주당 박주민·정재호 의원, 정의당 윤소하 의원도 시민들과 함께하고 있다.

투쟁본부와 시민들은 오전 11시께부터 장례식장 입구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경찰의 영장 집행에 항의하고 있다. 이들은 "부검은 필요없다", "살인정권 처벌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정현찬 가톨릭농민회장은 "백남기 농민을 지키는 것은 바로 이 땅의 민주주의를 지키는 길이며 박근혜 정권을 끝장내는 길"이라며 "시민 여러분 함께 해주십시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는 400여 명의 시민들이 집결해서 경찰의 영장 강제집행에 대비하고 있다. 특히 장례식장 지하를 지키고 있는 50여명의 대학생들과 시민들은 몸에 쇠사슬을 묶고 진입로를 지키고 있다.

[1신 : 23일 오전 10시 35분]
경찰 "백남기 부검영장 오전 10시쯤 강제집행 예정"
백남기 강제부검 반대 경찰 물대포에 사망한 고 백남기 농민에 대한 경찰의 강제부검 영장 집행시도가 진행되는 가운데 23일 오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강제부검을 막기 위해 시민, 성직자들이 집결해 있다. ⓒ 권우성
백남기 유가족측과 이야기 나누는 종로서장 홍완선 종로경찰서장이 23일 오전 경찰 물대포에 사망한 고 백남기 농민 강제부검 영잡집행 협의를 위해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도착해 유가족 대리인측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권우성
경찰과 '#나와라_최순실" 23일 오전 경찰 물대포에 사망한 고 백남기에 대한 강제부검 영장 집행 절차가 진행되는 가운데, 경찰병력이 배치된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부근 담벼락에 '#나와라_최순실' 포스터가 부착되어 있다. ⓒ 권우성
경찰이 지난해 11월 민중총궐기 집회에 참석했다가 경찰 물대포를 맞고 쓰러져 숨진 고(故) 백남기(69) 농민의 시신 부검영장(압수수색 검증영장)을 23일 강제 집행한다.

서울 종로경찰서 관계자는 이날 "오전 10시에 서울대병원에 도착해 부검영장을 강제집행한다"면서 "백남기 투쟁본부 측에도 통보했다"고 밝혔다.

경찰이 백 농민 시신에 대한 부검 영장 강제집행을 예고하면서 서울대병원에는 긴장감이 돌고 있다.

23일 오전 10시 현재 홍완선 종로경찰서장을 비롯한 경찰 병력이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백남기 투쟁본부 관계자 및 현장을 찾은 국회의원, 시민들과 대치하고 있다. 시민들은 "살인경찰 물러가라"라고 구호를 외치며 항의하고 있다.

투쟁본부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경찰의 영장 집행 사실을 전파하면서 서울대병원으로 집결해 달라고 각계에 요청하고 있다.

태그:#백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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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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