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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함양군에서도 인구가 가장 적은 서하면. 서하면의 어르신들이 큰일을 냈다. 무려 전국 게이트볼 대회에 출전해 우승을 차지한 것. 지난 9월 7일부터 3일간 문경시민운동장에서 열린 제25회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 전국생활체육 게이트볼대회에서 서하면게이트볼분회 회원들이 함양군을 대표해 출전, 당당하게 우승을 거머쥐었다.

전국 17개시도, 168개 팀, 1400여 명의 선수와 임원이 참여한 이번 대회에서 변변한 게이트볼 전용구장도 없고, 적은 회원으로 1팀만을 꾸릴 수 있는 서하면 게이트볼 팀. 서하면게이트볼분회 서일순(73) 회장의 이야기를 통해 전국대회 우승의 비결을 들어 봤다.

"회원 모두가 농사일을 한다. 모두가 농사일로 바쁜 시기에 참여해 우승을 하게 되어서 기쁘다."

단순한 우승 소감이지만 그동안 농사일과 함께 게이트볼을 병행해 온 노력이 묻어났다.

지난해 12월부터 서하면게이트볼분회장을 맡고 있는 서일순 회장. 11명의 적은 회원이지만 그들의 수상 경력은 화려하다. 지난해 경남도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으며, 올해도 함양회장기에서 우승을 하는 등 크고 작은 대회에 출전해 매년 3~4회 정도는 우승을 차지하는 작지만 강한 팀이 서하면 팀이다.

"한 번 실수하면 경기에서 지는 경우가 많다. 무엇보다 실수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실수를 줄이기 위해 많은 집중을 하게 된다. 팀워크도 매우 중요하다."

회원들이 함께 모여 팀워크를 다지는 것은 매우 힘들다. 모두들 농사를 짓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회원들이 사과농사를, 그리고 서일순 회장은 포도농사를 짓는다. 물론 벼농사와 곶감 등 다른 농사도 함께한다. 경기를 앞두면 모든 회원들이 일손을 제쳐놓고 연습에 나온다.

"회원들이 모여 농사짓는 것도 의논하고 함께 연습도 하면서 서로 손발을 맞춘다. 이제는 서로 눈빛만 봐도 어떤 것을 원하는지 알 수 있을 정도다."

서 회장의 게이트볼 경력은 5년이 넘었다. 회원 대부분이 5년차 이상으로 그렇게 회원 모두가 서로 호흡을 맞춰 온 것이 5년이 넘었다.

처음 게이트볼을 시작하면 경기 규칙을 외우고, 그 규칙에 맞춰 경기를 진행하기 위한 기간이 보통 2년 정도 걸린다. 그 이후에야 초보딱지를 뗄 수 있다.

"나이가 많아지면 집중력이 흐려져서 경기하기 힘들어진다. 하루 연습하고 나면 지쳐서 잠드는 경우가 많다. 그 만큼 집중을 해야 하는 것이 게이트볼이다."

게이트볼이 어르신들에게 꼭 필요한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게이트볼은 공으로 하는 운동인 만큼 규칙은 정해져 있지만 부상의 염려가 없고 머리를 써야 하기 때문에 치매예방에 좋으며 관절에 좋아 취미로 제일이기 때문이다.

"특히 여자들에게는 더 좋은 것 같다. 집에 있으면 농사일에 집안일에 스트레스가 쌓이는데 게이트볼을 통해 사람들을 만나고, 친분을 쌓을 수 있다. 안가면 가고 싶고, 나가서 함께하면 즐거운 것이 게이트볼인 것 같다."

서로 만나 웃고 즐길 수 있는 것이 게이트볼이다.

승승장구하고 있는 서하면게이트볼분회지만 변변한 전용구장이 없는 것이 아쉽다. 현재는 고속도로 다리 아래 흙을 골라 임시로 게이트볼장을 만들어 연습한다. 고속도로 다리 아래 흙을 골라 게이트볼장을 만들고 회원들의 비품을 넣어 둘 수 있는 컨테이너 1개가 고작인 그들의 연습장. 비교적 기온이 높은 여름에야 가능하지만 추운 겨울에는 아예 연습 자체를 할 수 없다.

"군에 계속 게이트볼장을 만들어 달라고 건의를 하고 있지만 예산 문제가 있어 쉽게 해결되지 않고 있다. 게이트볼장만 만들어지면 회원들도 많이 모일 수 있을 텐데 아쉽다. 그렇지만 우리 팀원들이 다 순하고 좋다. 화목해서 화합이 잘되니까 더 재밌다."

웃는 서일순 회장. 11명의 적은 회원 수로 대회에는 1개 팀만이 출전할 수밖에 없고, 연습장 하나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서하면팀의 이번 우승은 그들의 노력과 끈끈한 팀워크의 결과이다. 오는 10월 6일 고성에서 열리는 대회에 출전할 계획인 서하면 팀은 바쁜 농사철이지만 틈틈이 모여 팀워크를 다지고 연습에 또 매진할 것이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서하면게이트볼분회. 서하면게이트볼분회의 열정은 지금도 식을 줄 모르고 타오르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주간함양 (강대용)에도 실렸습니다.



태그:#서일순 서하면게이트볼분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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