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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기 농민의 딸 백도라지 "아버지 돌아가신 원인은 명명백백" 지난해 민중총궐기 도중 경찰 물대포에 맞아 사경을 헤매던 백남기 농민이 317일만에 사망한 가운데,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백 농민의 딸 백도라지씨와 검시에 참석한 우석균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공동대표, 이정일 변호사를 비롯한 대책위 관계자들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날 백도라지씨는 "아버지가 돌아가시게 된 뇌출혈 원인은 분명 경찰의 물대포 발사에 인한 것이다"며 "가시는 길까지 편하게 못 가시게 하는 것은 정말 이해할 수 없고, 저를 비롯한 가족들은 아버지가 가시는 길 편안하게 보내고 싶다는 마음 뿐이다"고 말했다. ⓒ 유성호



[7신 : 26일 오전 0시 34분]

검찰, 백남기 부검 영장 청구

고 백남기 농민의 유가족이 다시 한 번 "부검은 필요없다"고 강조했다. 25일 오후 9시 20분께 백 농민의 검시·검안 결과 브리핑 자리에서 백 농민의 장녀 백도라지씨는 "저를 비롯한 가족들은 아버지를 편안히 보내드리고 싶다는 마음뿐이다"라고 말했다.

유가족의 뜻과 달리, 검찰은 자정께 백 농민에 대한 부검영장(압수수색검증영장)을 법원에 청구했다. 서울중앙지검은 문자를 통해 "사망한 농민 백남기씨에 대한 부검 영장을 방금 법원에 청구했다"고 알렸다. 법원이 영장을 발부할 경우, 경찰은 언제든 안치실을 찾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장례식장을 지키고 있는 시민들과 물리적 마찰이 발생할 우려도 제기된다. 

이정일 변호사는 26일 자정께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현재 상황에서는 검사와 경찰이 결정할 차원의 문제가 아닌 정부 차원에서의 상황이기 때문에 (안치실로) 경찰이 들어올 가능성이 높다"면서 "변호단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진행 검사에게 법리적 의견서를 내는 것으로, 반영 가능성이 높지는 않지만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인의협 "부검 필요 없는 이유, 확실하다"

이날 검시·검안에 참여한 이정일 변호사에 따르면 검시 현장에는 검·경찰 관계자 8명과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인의협) 소속 3명,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소속 변호인 3명,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윤소하 정의당 의원 등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남기 대책위가 전한 검시·검안 결과의 핵심은 "백남기 농민의 사인은 병사가 아닌 살수에 의한 뇌 외상"이라는 것이었다.

검시에 참여한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집행위원장은 "검시 결과 처음 (병원에 왔을 당시의) 진단과 어긋난 소견을 발견할 수 없었다"면서 "(함께 들어간) 검의관 또한 뇌 외상이 사망 원인이라는 것을 배제하기 힘들다고 했다"고 전했다. 역시 검시에 들어간 김경일 인의협 소속 신경외과 전문의는 "처음 다쳐 들어왔을 때부터 (백 농민은) 굉장히 심각한 뇌 손상 상태였다"면서 "이 분의 사인은 그래서 뇌출혈이다"라고 주장했다.
고 백남기 농민에 묵념하는 검시 참가자들 2015민중총궐기 도중 경찰 물대포에 맞아 사경을 헤매던 백남기 농민이 317일만인 25일 오후 사망했다. 대학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안치실에서 유족대리인, 대책위, 검사측이 검시를 시작하기 전 고인에 대한 묵념을 하고 있다. ⓒ 권우성
검시에 참여한 의료진은 한 가지 의문점을 제시했다. 서울대학병원이 백 농민의 사망진단서를 쓰면서 사인을 외인사(外因死, 외적 요인에 의해 사망한 경우)의 근거가 되는 급성경막하출혈로 밝혔음에도 병사로 기재했다는 주장이다. 김경일 의사는 "백 농민을 치료한 사람들이 '외인사냐, 병사냐'를 고민했던 것이 참 놀랍다"면서 "너무 명백한 상황에 그런 것은 고민할 것이 아니라는 것을 밝히고 싶다"고 말했다.

우 위원장 또한 "이러한 사망진단서는 대한의사협의회 지침과 동떨어진 것이다"라면서 "원 사망 원인은 뇌출혈과 급성경막하출혈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달라"고 강조했다. 백도라지씨도 이에 대해 "뇌출혈의 원인은 분명히 경찰 물대포 발사에 의한 것이고, 이런 (진단서) 결과는 정말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정일 백남기 농민 변호인단 단장 또한 "검시 과정에서 법의관도 물대포 살수 행위에 의해 백 농민이 쓰러졌다는 사실, 그것이 고인의 죽음에 영향을 줬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는 취지로 밝혔다"면서 "법적, 의학적, 가족적 뜻에 있어서 부검은 모두 정당한 공권력으로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백남기 농민 빈소 찾은 박원순 "국가는 국민을 위해 존재" 박원순 서울시장이 26일 자정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백남기 농민의 빈소를 방문해 조문했다. 이날 박 시장은 "우선 국가는 국민을 위해서 존재하는 거라고 생각한다"며 "이러한 끔찍한 일에 대해서 무엇보다 진상을 제대로 규명하고 그에 따른 책임자를 처벌하는 것이 바른 순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백남기 농민은 지난해 민중총궐기 도중 경찰 물대포에 맞아 사경을 헤매다 317일만에 사망했다. ⓒ 유성호
심상정 "가족 뜻 어긋난 결정 밀어붙이는 것, 백 농민 두 번 죽이는 일"

이 변호사는 브리핑 후 기자들과 만나 "병사로 진단서를 쓰려면 뇌지주각하출혈로 써야하는데, 외인사인 급성경막하출혈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이다"라면서 "전문가가 봤을 때는 병사가 아닌 외상으로 볼 수밖에 없는 상태다"라고 전했다. 해당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서울대병원 홍보실과 언론 대응 관계 부서에 전화를 걸었으나 모두 받지 않았다.
심상정 "무고한 생명 희생됐는데 사과없는 정부는 박근혜 정부가 유일" 지난해 민중총궐기 도중 경찰 물대포에 맞아 사경을 헤매던 백남기 농민이 317일만에 사망한 가운데,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백 농민의 빈소에 조문을 마친 정의당 심상정 대표와 노회찬 원내대표, 이정미, 추혜선 의원이 자리를 나서고 있다. 이날 심 대표는 "국가폭력으로 무고한 생명 희생 됐을때 사과없는 정부는 박근혜 정부가 유일할 것이다"며 "반드시 진상규명되고 철저히 책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 유성호

당대표 자격으로서는 처음으로 빈소를 찾은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부검 여부는 가족의 뜻을 존중해서 판단해야 한다"면서 "가족 뜻에 어긋나게 결정을 밀어붙이는 것은 백 농민을 두 번 죽이는 일이고 묵과할 수 없는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특별검사를 포함한 모든 수단을 강구해서 억울한 죽음의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을 묻겠다"고 전했다.

박원순 서울시장 또한 이날 오전 12시 30분께 빈소를 찾아 "부검할 생각이 있다면 먼저 진상 조사 노력부터 해야한다"면서 "이미 이 사고는 온 국민이 알고 있는 내용이므로 구태여 부검을 다시할 문제가 아니지 않나"라고 말했다.

한편, 백 농민의 빈소 아래인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주차장 입구에서는 그를 추모하는 시민들이 모여 사건에 대한 각자의 의견을 나누고 주장을 펼치는 자유발언대가 마련됐다. 참가 시민들은 각자 준비해온 빵이며 과자 등 주전부리를 나눠 먹으며 허기를 달래기도 했다. 200여 명의 시민들은 자정이 넘은 시각(당시 오전 0시 12분)까지도 현장을 지키며 발언을 나누고 있다. 

어린 딸과 함께 집회 현장을 찾은 강미경(37, 서울 노원구)씨는 "경찰이 어쨌든 가해자인데 사과 한마디 없이 적반하장으로 나오니 화가 나서 나오지 않을 수가 없었다"면서 "가시는 순간까지 억울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성토했다. 발언에 나선 한 보건의료학도는 "국가가 국민의 고통을 치료하는 곳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위중하다는 소식 이후 시신을 수습하려고 하는 몰상식한 처사를 목격했다"고 규탄했다.
지난해 11월14일 민중총궐기대회 당시 경찰이 직사한 물대포에 맞고 의식불명에 빠졌던 농민 백남기(70)씨가 사고 317일만인 25일 숨을 거둔 가운데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병원 장례식장에 조문이 이어지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지난해 11월14일 민중총궐기대회 당시 경찰이 직사한 물대포에 맞고 의식불명에 빠졌던 농민 백남기(70)씨가 사고 317일만인 25일 숨을 거둔 가운데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병원 장례식장에 조문이 이어지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백남기 농민 빈소, 조문행렬 이어져 지난해 민중총궐기 도중 경찰 물대포에 맞아 사경을 헤매던 백남기 농민이 317일만에 사망한 가운데,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백 농민의 빈소에 수많은 시민들의 조문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 유성호
[6신 : 25일 오후 7시 31분]
"참 못됐다, 사과도 안 하는 정부"

고 백남기 농민에 대한 검시·검안이 진행되는 가운데, 25일 오후 6시 30분께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백 농민의 빈소에는 시민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고인 : 백남기
상주 : 백두산 백도라지 백민주화...

빈소는 흰 국화 3단으로만 차린 소박한 제단으로 꾸려졌다. 빈소를 마련한 직후 수녀를 비롯한 신자 20여 명이 가톨릭 신자였던 백 농민을 위해 기도문을 읊기도 했다.

현재 빈소 입구부터 장례식장 입구까지 약 200m에 이르는 조문객들이 백 농민을 애도하기 위해 줄지어 섰다. 한 조문객은 "주말을 못넘긴다고 뉴스에서 그러더니 정말 가셨다"면서 "사과도 안 하는 정부, 참 못됐다"고 성토하기도 했다.

검시·검안 진행 후 일반인의 통행은 허용됐지만, 곳곳에서 경찰과의 마찰은 계속됐다. 백남기대책위 관계자에 따르면 백 농민의 부검을 반대한다는 손팻말을 소지한 일부 시민을 경찰이 저지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갈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5신 : 25일 오후 6시 25분]
"왜 통행권 막나, 우리가 반대하는 것은 부검"

"왜 통행권을 막는 거야."
"조문객이 못 들어오는 게 어딨어."

백남기 농민이 안치된 안치실과 분향소가 있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둘러싼 경찰과 시민들의 대치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의 진입 통제 이유를 설명했다.
백남기 농민 빈소 찾은 표창원 "부검 여부 놓고 갈등 야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지난해 민중총궐기 도중 경찰 물대포에 맞아 사경을 헤매던 백남기 농민이 317일만에 사망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박주민 의원과 윤소하 정의당 의원이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장례절차를 놓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표 의원은 검찰의 강제부검에 대해 "고인의 부검 필요성에 대해 찬반양론이 갈리지만, 의학적으로 백남기 선생님 경우는 지난해 11월 14일 농민총궐기 시위 과정에서 경찰의 직수 살수를 맞고 쓰러졌고 1차 진료 기록도 있다. 굳이 유가족을 두번 죽이고 울리는 절차를 밟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 부검 반대하는 사람들의 의견이다"며 "고인의 존엄성을 존중해 주는 방향으로 진행되야 할 것이다. 부검 여부를 놓고 갈등을 야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유성호


표 의원은 25일 오후 5시께 취재진과 만나 "(경찰은) 장례식장 측에서 이용객의 피해 발생을 막기 위해 시설 보호를 요청했고, 현재 백 농민의 가족들이 관련 책임자를 살인미수 혐의로 고소한 상태라 검사가 직접 와서 검시와 검안을 해야하므로, 많은 인원이 올 경우 상황이 복잡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알려왔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재학생은 물론 일반인들도 통제하고 있어 불편을 겪고 있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어 해당 책임 경찰서장을 찾아 면담해 통제를 풀어달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표 의원은 그러면서 "경찰 측에서도 검사의 검시 검안만 이뤄지면 오후 7시나 오후 8시부터는 출입을 가능하게 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표 의원은 "서장 또한 상부에 보고하고 지시를 받아서 (결정) 하겠다고 했으니 서로 간 존중과 협의가 이뤄져야 할 것 같다"면서 원래 지역별로 할당된 공의가 와서 검안하는 일반적 경우와 달리, 백 농민은 국립과학수사원의 검시관이 (검안을)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검찰이 부검을 강행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실 가능성이 없다"고 강조했다. 표 의원은 "영장없이 부검을 하려면 유가족의 동의를 100% 구해야 하는데, 유가족들이 동의하지 않을 경우 법원에서 검증 영장을 발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영장 발부는 담당 판사의 재량이겠지만, 의학적으로도 총궐기 당시 직사살수로 쓰러져 (부상을 입었다는) 진료기록도 있어 부검의 필요성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고인의 존엄성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백남기대책위 소속인 한신범 한국진보연대 정책국장도 오후 6시께 브리핑을 통해 "부검이 아니더라도 육안으로 사망을 확인하는 절차가 있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협의를 통해 진행할 것"이라면서 "우리가 반대하는 것은 부검이다"라고 강조했다.

백남기대책위에 따르면 백 농민의 검시를 위해 변호인단과 검찰 측 관계자가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가족과 대책위는 우선 빈소만 차린 뒤 장례 일정은 진행하지 않을 계획이다. 한 국장은 "대통령 사과도 없고 재발방지에 관한 약속도 없는 상황으로, 장례 일정을 진행할 수가 없다"면서 "향후 일정은 기약을 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백남기 농민 시신을 지켜라' 지난해 민중총궐기 도중 경찰 물대포에 맞아 사경을 헤매던 백남기 농민이 317일만에 사망한 가운데 25일 오후 고인의 시신이 안치된 서울 대학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강제부검을 막기 위한 시민, 학생들이 경찰들과 대치하고 있다. ⓒ 권우성
'백남기 농민 시신을 지켜라' 지난해 민중총궐기 도중 경찰 물대포에 맞아 사경을 헤매던 백남기 농민이 317일만에 사망한 가운데 25일 오후 고인의 시신이 안치된 서울 대학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강제부검을 막기 위한 시민, 학생들이 경찰들과 대치하고 있다. ⓒ 권우성
'백남기 농민이 돌아가셨습니다' 지난해 민중총궐기 도중 경찰 물대포에 맞아 사경을 헤매던 백남기 농민이 317일만에 사망한 가운데 25일 오후 서울 대학로 서울대병원 입구에서 한 시민이 고인의 사망을 알리는 피켓을 들고 있다. 경찰이 병원 출입문을 막고 시민들을 통제하고 있다. ⓒ 권우성
[4신 : 25일 오후 4시 55분]
"어떤 명령받고 대기 중인가?" 경찰은 묵묵부답

"시민 여러분 협조해주시기 바랍니다."

오후 4시 20분, 백 농민의 시신이 안치실에 들어선 지 10여 분 뒤, 경찰 측이 경고 방송을 시작했다. 경찰 1개 중대가 안치실이 있는 장례식장 건물 1층 입구에서 시민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는 상황이다.

백남기 대책위는 경찰이 투입될 수 있는 건물 입구, 계단 등의 통로에 인력을 배치하고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오후 4시 20분께는 장례식장 입구에 있던 경찰 3명이 채증을 시도하다 거센 항의를 받고 입구 밖으로 쫓겨나기도 했다.

취재진이 입구 앞에선 경찰 지휘관에게 "어떤 명령을 받고 대기 중인가"라고 물었지만 그는 "지금은 말씀 드리기 곤란하다"면서 답을 회피했다. 또 다른 경찰은 대치 이유에 대한 질문에 입을 굳게 닫은 채 기자를 피해 자리를 떴다.

현재 중환자실 병동에서 지하로 이동했다가 다시 구급차로 이동해 가까스로 장례식장에 도착한 백 농민의 시신과 가족들은 분향소를 마련하고 조문객들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1층 안치실 입구 길목에서 경찰 병력과 대치 중인 100여 명의 시민들은 자유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박주민,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정청래 전 더민주 의원도 분향실 앞 마련된 공간에서 대책위를 비롯한 시민들과 향후 계획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대책위는 "경찰이 여전히 서울대 병원 장례식장을 에워싸고 있으며 언제든 침탈이 가능한 상황"이라면서 "25일 저녁 7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추모 촛불을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장례식장으로 운구되는 백남기 농민 시신 지난해 민중총궐기 도중 경찰 물대포에 맞아 사경을 헤매던 백남기 농민이 317일만에 사망한 가운데 25일 오후 서울 대학로 서울대병원 중환자실에서 고인의 시신이 장례식장으로 운구되고 있다. ⓒ 권우성
시민들이 보호하는 백남기 농민 운구차량 지난해 민중총궐기 도중 경찰 물대포에 맞아 사경을 헤매던 백남기 농민이 317일만에 사망한 가운데 25일 오후 서울 대학로 서울대병원 중환자실을 출발해 장례식장으로 운구하고 있다. 시민, 학생들이 경찰의 강제부검에 대비해 운구차량을 에워싼 채 장례식장으로 향하고 있다. ⓒ 권우성
시민들이 보호하는 백남기 농민 운구차량 지난해 민중총궐기 도중 경찰 물대포에 맞아 사경을 헤매던 백남기 농민이 317일만에 사망한 가운데 25일 오후 서울 대학로 서울대병원 중환자실을 출발해 장례식장으로 운구하고 있다. 시민, 학생들이 경찰의 강제부검에 대비해 운구차량을 에워싼 채 장례식장으로 향하고 있다. ⓒ 권우성
[3신 : 25일 오후 4시 10분] 경찰 장례식장 봉쇄, 구급차 감싼 시민들

"3보 앞으로! 전진!"

마지막 길마저 순탄하지 않았다. 25일 오후 백남기 농민이 숨을 거둔 후 운구를 준비하던 백남기 대책위는 회의를 거듭했다.

장례식장 입구부터 병원 길목까지 봉쇄 중인 경찰 병력 때문에 시신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가족들은 눈물을 흘릴 새도 없이 운구 행렬을 따라 급박히 이동했다.

"청년들 먼저 앞으로 나와주세요."

이들은 청년들을 앞세워 운구 대오를 짠 뒤 3층 중환자실부터 지하 1층 입구까지 백 농민의 시신 전후를 지켰다.

지하에 도착한 시신은 다시 응급차에 실렸다. 중환자실 병동에서 도보로 약 3분 거리의 안치실로 이동하기 위해서였다.

청년들과 시민 100여 명은 다시 구급차를 앞뒤로 에워싸고 전진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서로 스크럼을 짜고 "3보 앞으로", "전진" 등의 구호를 부르며 구급차를 엄호했다.

경찰 병력 200여 명이 장례식장 입구를 지키는 가운데, 구급차는 별다른 충돌 없이 안치실로 들어갔다. 한 대책위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의 대화에서 "분향실은 서울대병원 장례식 1호실 정해졌다"면서 "경찰이 이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다"고 전했다.

현재 경찰 병력은 장례식 입구를 에워싸고 시민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대책위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경찰이 입구를 봉쇄해 신부님도 못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백남기 농민이 사망하고 서울대 병원 안팎에서는 고인에 대한 강제적인 부검 집행을 우려하는 시민들과 경찰 사이에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 권우성
[2신 : 25일 오후 3시 3분]
농민 백남기씨 사망

사투를 벌이던 백남기 농민이 25일 오후 2시 14분 결국 숨을 거뒀다. 지난해 11월 14일 민중총궐기 당시 경찰 살수차의 물대포를 맞고 쓰러진지 317일만이다.

백남기 대책위는 오후 2시 15분께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백 농민이 선종(운명)하셨다"면서 "강제 부검시도를 막기 위해 서울대 병원으로 모여달라"고 전했다.

대책위에 따르면 장례식장 입구와 농성장을 비롯한 병원 출구 곳곳에 경찰 병력이 배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책위는 "경찰 병력 집중 배치 중, 차량 검문중이다"라면서 "경찰이 폭력으로 진실을 은폐하려고 한다"고 규탄했다.

당시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중환자실에는 가족과 지인들, 가톨릭 신부를 비롯한 종교관계자들이 백 농민의 마지막 모습을 지켜 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병원에서는 고인의 운구가 진행 중인 상황이다.

[1신 : 25일 오후 2시 15분]
"백남기 부상 원인 분명한데 부검? 환자 기저 질환으로 몰아가려는 저의"
백남기 대책위는 25일 서울대병원 앞에서 '백남기 농민 상황 및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 조혜지
"경찰의 물대포 직사 살수 이외 제3의 원인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이 의사들의 의견이다."

이정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백남기 농민 변호인단 소속 변호사는 25일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본관 앞에서 열린 '백남기 농민 상황 및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 참석해 검찰의 사후 부검 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관련 기사 : 위독한 백남기씨 병원에 경찰 200여 명 배치, 왜?). 

경찰 물대포에 의한 부상이라는 명백한 원인이 있음에도 부검을 하겠다는 검찰의 의도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주장이다. 이 변호사는 "지난주 검찰이 법원 영장을 발부 받아 CT 영상 등 모든 의무 기록지를 압수했다"면서 "부검이라는 것은 원인을 잘 모를 때 밝히기 위해서 하는 것인데, 원인이 너무도 명백한 상태에서 원인을 밝히겠다는 검찰의 의도는 공권력 행사로 볼 수 없다는 것이 민변의 의견이다"고 강조했다.

이 변호사는 검찰의 부검 시도가 법적으로 필요 없는 이유를 설명하면서 "실제 사진, 영상 자료를 통해서도 (원인이) 드러났고, 수술을 직접 집도한 의사의 의견도 일관되게 (경찰의) 살수 행위에 의한 충격으로 의식 불명에 빠졌다는 것이다"면서 "오히려 강제 부검은 무차별 공권력 행사에 이어 죽을지도 모르는 분에 대한 존엄을 지키지 않는 국가 폭력 행위다"라고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만일의 경우, 검찰이 공권력 방해로 (부검 행위를 막는) 시민들을 공무집행방해죄로 체포할 가능성도 있다"면서 "대법원 판례를 보면 사망 원인이 명백한 경우에는 (체포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돼 있다"고 전했다.

"진짜 부검할 것은 사경 헤매게 만든 경찰"
세월호 유가족들이 25일 서울대병원에서 열린 '백남기농민 상황 및 입장발표 기자회견'에 참석해 "백남기 농민과 세월호 사건은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 조혜지
윤소하 정의당 의원도 기자회견 발언을 통해 "경찰이 백 농민에 대한 부검을 시도할 경우, 이것은 그를 두 번 죽이는 것이다"라면서 검찰을 강하게 비판했다. 윤 의원은 "진짜 부검할 것은 박근혜 정부의 썩어빠진 국정과 물대포를 쏴 사경을 헤매게 한 경찰이다"라면서 "만약 정부가 서울대병원에 다른 의도를 가지고 온다면 국민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전진한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소속 의사는 백 농민을 곁에서 가족과 함께 지켜본 신경외과, 신경과, 내과 전문의들의 의견을 종합, 전달하며 의학적인 측면에서 부검이 필요 없는 이유를 설명했다.

전 의사는 "본 환자의 발병 원인은 경찰 살수차의 수압, 수력으로 가해진 외상으로 인한 외상성 뇌출혈과 외상성 두개골절 때문"이라면서 "외상 부위는 수술적 치료 및 전신 상태 악화로 변형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으므로 사망 선언 후 사인을 밝히기 위한 부검을 하는 것은 불필요하다고 판단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이처럼 발병 원인이 명백한 환자에게서 부검을 운운하는 것은 원인을 환자의 기저 질환으로 몰아가려는 저의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상식적 의심을 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당 차원에서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요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지난 청문회는 (관계 기관의) 자료 제출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아 진상의 실체에 다가가려고 했던 시도는 사실상 실패했다"면서 "검찰 관련 수사 역시 물대포를 실제 쏘는 역할을 했던 하위 계급 경찰 중심으로만 수사할 뿐, 지시 내용에 대해서는 전혀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실상 청문회를 통한 진상규명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더민주는 특검을 시도하는 동시에 국감을 통한 진상규명을 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대책위 "이뇨제 투약해도 소변 나오지 않아... 혈압 계속 떨어지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세월호 유가족도 함께 자리했다.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마이크를 잡고 "어제 밤 위독하시다는 소식과 경찰 병력이 배치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도저히 잠을 이룰 수 없어 새벽에 올라왔다"면서 "세월호와 백남기 농민 사건은 국가가 범법 행위로 국민을 죽음에 이르게 한 일이라는 점에서 결코 다르지 않다, 내 가족이라는 심정으로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강조했다.

백남기 대책위(생명과 평화의 일꾼 백남기농민의 쾌유와 국가폭력 규탄 범국민대책위원회)가 주최한 이날 기자회견에는 50여 명의 시민이 모여 '백남기를 살려내라', '부검시도를 중단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전날 밤부터 중환자실 앞에서 자리를 지켰다는 한 대학생은 "만일 경찰이 진입할 상황을 대비해 청년 단체 등에서 학생들이 나와 대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백 농민은 지난 22일부터 소변이 나오지 않는 등 상태가 악화돼 치료를 위한 주사 투약을 멈춘 상태다. 백 농민의 아내 박경숙씨와 큰딸 백도라지씨 등 가족들과 백씨의 주변 지인들은 '주말을 넘기기 어렵다'는 의료진의 의견을 듣고 중환자실 앞 대기실에서 경과를 지켜보고 있는 중이다.

이날 정현찬 가톨릭농민회 회장은 백 농민의 상태를 전하면서 "소변이 나오지 않아 몸으로 흡수돼 의사들도 제대로 약을 투여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의사도 이제 손을 쓰지 못한다고 한다"라고 말했다. 백남기 대책위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뇨제를 집중 투약해도 소변이 나오지 않아 수혈, 항생제 투여, 영양공급을 할 수 없는 상태로 혈압이 계속 떨어져 매우 위독한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태그:#백남기, #세월호, #서울대, #박주민, #부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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