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매리너스의 타자로 출전한 이대호가 타석에 들어선 모습. 매리너스는 이대호를 트리플A로 내려보낸다는 소식을 발표했다.

시애틀 매리너스의 타자로 출전한 이대호가 타석에 들어선 모습. 매리너스는 이대호를 트리플A로 내려보낸다는 소식을 발표했다. ⓒ 위키피디아(Dodger Nation)


최근 타격 부진이 시달리는 이대호가 결국 마이너리그로 내려갔다.

미국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는 20일(한국시각) 이대호를 구단 산하 트리플A 터코마로 내려보낸다고 발표했다. 이대호가 떠난 자리는 스프링캠프에서 이대호와의 경쟁에서 밀렸던 스테펀 로메로를 승격시켰다.

한국과 일본 무대를 거쳐 올 시즌 미국 진출을 선언한 이대호는 시애틀과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 이대호는 예상을 깨고 맹활약을 펼쳤다. 전반기 64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8, 홈런 12개를 기록하며 팀 전력에 큰 도움이 됐다.

이대호, 후반기 들어 급격한 '슬럼프'

메이저리그에서는 비교적 적은 연봉으로 영입한 이대호가 올 시즌 시애틀이 터뜨린 최고의 '대박'이라며 신인왕 후보로 거론할 정도로 칭찬이 쏟아졌다. 그러나 후반기 들어 이대호의 부진이 시작됐다.

후반기 20경기에서 타율이 0.109로 곤두박질쳤고, 홈런도 1개를 터뜨리는 데 그쳤다. 좋은 활약을 펼치자 상대 투수들의 견제가 심해졌고, 시애틀의 스콧 서비스 감독이 플래툰 시스템을 고집하는 바람에 꾸준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며 타격감을 유지하기도 쉽지 않았다.

그러나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치열한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시애틀은 이대호가 타격감을 되찾을 때까지 기다려줄 여유가 없다. 결국, 다양한 수비 포지션 소화가 가능하고, 마이너리그에서 좋은 타격을 보여준 로메로를 메이저리그로 올렸다.

로메로는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8경기에 출전해 타율 0.200(15타수 3안타)에 그치며 주전 경쟁에서 탈락했다. 하지만 마이너리그에서 타율 0.314, 홈런 19개, 80타점으로 활약하며 다시 메이저리그 승격의 기회를 얻었다.

마이너리그, 타격감 되찾기 더 좋아

이대호의 마이너리그행도 나쁜 것만은 아니다. 메이저리그와 달리 눈앞의 성적에 대한 부담을 버리고, 더 많은 출전 기회를 얻어 자주 타석에 들어서는 것이 타격감을 더 빨리 회복하는 길이기도 하다.

이대호가 마이너리그에서 타격감을 되찾으면 메이저리그 참가자명단이 확대되는 오는 9월 다시 승격할 가능성이 크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바라보는 시애틀도 이대호의 공격력이 꼭 필요하다.

시애틀은 올 시즌 현재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에서 텍사스 레인저스에 7경기 차로 뒤진 2위에 올라있다. 사실상 역전 우승은 어렵더라도 와일드카드 경쟁에서 선두 보스턴 레드삭스를 3경기 차로 추격하고 있어 마지막 희망의 끈을 붙잡고 있다.

이대호가 과연 마이너리그행을 '전화위복'으로 만들어 다시 메이저리그에서 전반기처럼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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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호 메이저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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