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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카모플라스트(주). 이 회사는 지난 4월 사모펀드 ㈜카무르 파트너스에 매각됐다. 이후 회사명을 TR벨트랙(주)로 변경됐다
 한국카모플라스트(주). 이 회사는 지난 4월 사모펀드 ㈜카무르 파트너스에 매각됐다. 이후 회사명을 TR벨트랙(주)로 변경됐다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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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도 모르게 회사가 매각됐다. 또 아무도 모르게 직장을 '부분 폐쇄'했다. 어느 날 갑자기 회사 이름도 바뀌었다.

한국카모플라스트(주) 얘기다. 아니, TR벨트랙(주) 얘기다.

지난 4월 한국카모플라스트(주)가 매각을 발표했다. 이 회사는 1951년 대륙고무벨트공업사로 개업, 1983년 '대륙화학공업'(주)으로 운영해오다 지난 2008년 2월 캐나다 법인인 카모플라스트에 지분과 경영권을 넘겼다. 생산 품목은 중장비와 농기계 바퀴에 쓰이는 고무소재인 크로라와 컨베이어벨트 등이다. 대전과 금산공장에서 사무직(약 50명)을 포함 140명이 상시근무하고 있다.

하지만 회사를 넘기는 과정이 비밀리에 진행돼 직원 누구도 매각이 추진돼 온 사실을 알지 못했다. 인수업체는 사모펀드 ㈜카무르 파트너스다. 이후 회사명이 TR벨트랙(주)로 변경됐다.

화섬노조 카모플라스트지회는 "매각 과정에서 노동조합은 철저히 배제됐다"며 "매각 이후 대표이사는 월급을 받는 대표이사에서 지분을 가진 대표이사로 변신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의 연 매출은 400여억 원, 영업이익은 연 40여억 원으로 운영실적도 좋다. 그런데 지난 26일, 이번에는 직원 14명이 일하는 금산공장 내 1라인에 대해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직장폐쇄 이유는 '쟁의행위로 정상적 경영활동이 불가능'이다. 이 역시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다. 사측은 그 자리에 사무직 직원과 제2 노조(복수노조) 조합원을 투입했다.

직원 14명이 일하는 금산공장 내 1라인에 대한 직장폐쇄 공고문
 직원 14명이 일하는 금산공장 내 1라인에 대한 직장폐쇄 공고문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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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화섬노조 카모플라스트지회는 임금인상(노조 5.5%, 회사 3%)을 요구하며 지난 5월 16일부터 주 2시간~4시간 부분파업을 벌여왔다.

노조 측은 "조정이 결렬돼 1주일에 2시간 또는 4시간씩 부분파업을 벌이며 회사와 협상과 합의를 시도해 왔다"며 "이게 직장 폐쇄를 할 이유가 되냐"고 반문했다. 이어 "조합원 대부분이 근속연수가 20년인데 시급은 약 7500원 수준에 생산현장은 분진과 악취, 무덥기까지 해 매우 열악하다"고 덧붙였다.

전국화학섬유산업노동조합는 29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노동조합의 단체행동권은 약자인 노동자가 취할 수 있는 최후의 보루"라며 "교섭을 위한 최소한의 부분파업에 공격적인 직장폐쇄를 한 것은 법이 정한 범위를 뛰어넘는 불법적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불법적인 직장폐쇄를 철회하고 노동조합과 성실한 교섭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사측은 "이 문제에 대해 언론과의 모든 인터뷰에 응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태그:#한국카모플라스트, #TR벨트랙, #직장폐쇄, #부분 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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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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