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유나이티드가 달라졌다. 지난 5월 28일 성남 FC를 상대로 1대 0으로 거둔 첫 승이 반짝 흐름으로 끝나지 않았다.

인천의 반등은 진짜였다. 첫 승 이후 지난 11일 수원 삼성과의 원정 경기에서 2대 2 무승부를 거둔 인천은 15일 수원 FC전에서 2대 0 승리를 거두며 시즌 두 번째 승리를 챙겼다. 지난 18일 선두 전북을 상대로는 끈끈한 수비를 펼친 끝에 0대 0 무승부를 이뤄냈다. 리그에서만 4경기 연속 무패를 거둔 인천은 지난 22일 대전과의 FA컵 16강전에서 연장전 끝에 3대 2 승리를 거두며 무패 기록을 5경기로 확장했다.

시즌 초반만 해도 골골대던 인천이었다. 무엇이 달라졌을까?

김도훈 감독은 불안했던 인천의 시스템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중원의 약점이 고스란히 노출되던 4-1-4-1 포메이션을 버리고 사실상 파이브백에 가까운 3-5-2 포메이션으로 형태를 바꿨다. 김도훈 감독에게는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이미 작년 FA컵 결승전, 올 시즌 K리그 클래식 3R에서 FC 서울을 상대로 실험적으로 꺼내 든 스리백은 모두 실패로 끝이 났다. 이 당시만 해도 김도훈 감독의 스리백은 팀의 수비력과 공격력 모두에 마이너스 효과만 가져왔다.

하지만 몇 번의 우여곡절을 겪으며 스리백 전술은 더 견고해졌다. 최후방 숫자가 한 명 더 늘어나자 초반까지 부진을 이어오던 요니치가 폼을 되찾았고, 풀백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김경민은 윙백으로 나서자 공수 모두에 한 단계 더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수비와 미드필더는 지속해서 간격을 유지하며 완벽한 '선수비 후역습' 컨셉으로 경기를 풀어갔다. 여기에 주전 골키퍼 조수혁까지 돌아와 골키퍼 자리의 불안함을 완벽히 해결했다.

중원을 통해 만들어지는 플레이의 빈도가 줄어들면서 인천의 경기 스타일은 단순해졌다. 오히려 이 선택은 올 시즌 인천이 지녔던 중원의 약점을 최소화하는 효과를 낳았다. 여기에 경기 후반부에 발 빠른 슈퍼 서브들을 대거 투입하는 교체술 덕에 진성욱, 송시우 등 개성 넘치는 공격진이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그러나 인천은 이번 주말부터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주중 대전과의 FA컵 경기를 연장까지 끌고 간 것이 뼈아팠다. 인천은 오는 25일 토요일, 전남 드래곤즈 원정을 떠난다. 김도훈 감독도 "비슷한 순위의 팀에게는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인터뷰를 남겼을 만큼 이날 전남전의 결과는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주중 경기를 연장까지 소화한 선수들의 체력이 온전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김용환, 김도혁, 박세직, 김태수 등 적지 않은 시간을 뛴 선수들 중 한 명이 순간적으로 집중력이 흐트러질 경우, 최근 3경기 9골을 터트리며 득점력이 살아난 전남에 위협적인 찬스를 내줄 염려가 크다.

이 뿐만이 아니다. 전남전 후 4일 뒤인 29일 수요일에는 상주전, 또 4일 뒤인 7월 3일 일요일에는 제주전을 앞두고 있다. 두 경기를 홈에서 연달아 치르는 점은 다행스럽지만, 두 팀 모두 올 시즌 상당한 공격력을 자랑하고 있음을 고려할 때 인천의 끈끈한 수비가 연속으로 치러지는 경기들을 버텨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어렵게 꼴찌 탈출에 성공한 인천이지만, 강등권 탈출을 위해선 이번 한 주간의 성적이 매우 중요하다. 여름에 강한 인천이 무사히 안정권으로 진입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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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blog.naver.com/stron1934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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