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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분에서 성장한 왜철쭉 분재
 화분에서 성장한 왜철쭉 분재
ⓒ 조종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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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재(盆栽)는 화초나 나무를 화분에 심어 줄기와 가지를 보기 좋게 가꾸는 것을 말한다. 분재 애호가들은 화분의 초목을 통해 '느림의 미학'을 깨닫고, 소박한 기쁨을 맛본다고 말한다. 애호가들은 분재가 건강과 가정 화목에도 도움이 된다고 덧붙인다.

분재는 일본에서 들어온 문화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중국에서 시작되어 한국을 거쳐 일본으로 건너갔다는 게 정설이다. 

분재는 수종(송백, 화목, 과목, 잡목 등)별로 나뉜다. 수목 크기와 모양, 희귀성, 그리고 줄기 형태로도 분류한다. 줄기가 구부러진 모양의 '모양목', 바람에 나부끼는 형태의 '시류형', 나뭇가지가 비스듬히 누운 '사간형', 아래로 축 처진 '현애형', 뿌리가 앙상하게 올라온 '근상형', 줄기가 가늘면서 가지가 몇 개 붙어 있지 않은 '문인목형' 등이다. 

분재 수종은 침엽계통 송백분재(소나무, 주목나무, 전나무 등), 꽃을 감상하는 화목분재(철쭉, 매화나무, 찔레 등), 열매를 감상하는 과목분재(석류나무, 감나무, 애기사과나무 등), 사철 변화를 감상할 수 있는 낙엽분재(단풍나무, 느티나무, 소사나무 등), 초본분재(다양한 산야초와 난·蘭 종류) 등으로 나뉜다.  

숲을 연상시키는 비닐하우스 철쭉군
 숲을 연상시키는 비닐하우스 철쭉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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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의 높이에 따라 두분재(10cm 이하), 소품분재(10~15cm), 소분재(15cm~35cm), 중분재(35cm~65cm), 대분재(65cm~150cm)로 분류되기도 한다. 두분재(콩분재)는 깜찍하고 귀여워 가꾸는 재미가 아기자기해서 좋지만, 관리가 어려운 게 흠.

소품분재는 손바닥 위에 얹을 수 있는 귀여운 분재로 '미니분재'로도 불린다. 소분재는 현대인의 취미생활에 가장 적합하고, 중분재는 관리가 수월하고 품위도 있어 가장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분재는 꺾꽂이나 산과 하천에 흩어져 있는 나무들을 화분에 옮겨 심는 것으로 인공적인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인지 '자연의 축소판', '살아 있는 예술'로 표현하기도 한다.

분재가 대중의 취미로 주목받기 시작한 시기는 1970년대 후반. 그 후 일반의 관심과 함께 분재 인구도 늘었다. 작품 수준도 높아져 각종 전시회와 품평회가 열렸다. 1980년대에는 수출길도 열렸다. 88서울올림픽 이후 일본을 위시해 국제시장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한다.

분재 소재는 장래를 보고 선택해야

분재에 대해 설명하는 이성만 바지런철쭉분재원 대표
 분재에 대해 설명하는 이성만 바지런철쭉분재원 대표
ⓒ 조종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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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재의 또 다른 특징은 소액으로 취미생활을 만끽할 수 있다는 점이다. 분재 경력 34년의 이성만(67) 군산 '바지런 철쭉분재원' 대표는 "몇 개월 기본 상식만 터득하면 자신이 생각하는 어떤 형태의 모습도 인위적으로 만들어 낼 수 있다"라며 "분재를 취미로 하기 위해서는 인내심이 필요하다"라고 말한다.

물주기 3년, 나뭇가지 만지기 3년, 거름주기 3년 등 많은 시간과 노력, 끈기가 필요하다는 것.

"초보자는 물론 어느 정도 경력을 쌓은 분재 애호가도 좋은 소재를 선택하기는 어렵습니다. 분재에 안목이 높아졌을 때 과거에 선택한 나무를 보고 후회하는 사례가 종종 있지요. 이러한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서는 책자를 통해, 또는 분재를 전문으로 하는 농장에 가서 완성품들을 직접 보고 들으면서 안목을 높여가야 합니다."  

이 대표는 "분재를 할 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나무를 가꾸는 요령이다. 나무의 생리와 특성은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다. 초보들은 은행나무, 느릅나무, 느티나무, 단풍나무, 소사나무 등 적응력이 높은 묘목을 구해서 시작하는 게 좋다"라며 "지금의 상태가 보기 좋다고 선뜻 사지 말고 얼마나 장래성이 있는지 충분히 검토한 뒤 구입하시라"라고 조언한다. 

그는 4계절 내내 자연과 더불어 지낼 수 있는 취미가 바로 분재라며 주말에 무료함을 느끼는 젊은이와 정년퇴직 후 집에서만 지내는 노년층에게 분재에 취미를 붙여보라고 권한다.

분재는 육체적 노동이 필요하고 아름다운 수목들을 자주 대하기 때문에 건강과 정서에 좋단다. 꺾꽂이 묘목을 화분에 심고, 정성 들여 가꿔 꽃이 필 때 느끼는 희열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고 한다. 

이 대표가 전하는 분재를 배우는 요령은 기초 지식을 익히면서 선배의 조언을 받을 것. 다양한 작품을 대하면서 직접 만들어 볼 것. 흥미와 관찰력을 높이면서 화분 수를 늘려가야 한다. 묘목 고르는 요령은 잔뿌리가 많이 나오는 것. 뿌리 뻗기가 좋은 것. 아래 가지가 무성한 것. 상처가 없는 것. 곧게 뻗은 것. 병해충이 없는 것 등이다. 

분재를 배운 후 나무들과 정다운 대화 나눠

이성만 대표와 수강생들. 표정이 무척 진지하다.
 이성만 대표와 수강생들. 표정이 무척 진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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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자신이 운영하는 바지런 철쭉분재원(비닐하우스)에서 매주 화요일마다 강의를 진행한다. 그는 분재 애호가들을 상대로 10년 넘게 무료강의를 해오고 있다. 그동안 국가공인 1급 분재관리사도 두 명이나 배출했다.

수강생은 대부분 직장을 퇴직한 60~70대 부부로 이뤄졌다. 충남 서천의 고등학생들도 한 달에 한두 차례 강의를 받으러 온단다.

비가 주룩주룩 내리던 지난 10일은 이 대표의 열 번째 강의(주제: '분재의 정자와 정지 및 전정')가 있던 날. 그의 강의를 듣기 위해 군산시 내흥동 해령마을 입구에 자리한 '바지런 철쭉분재원'을 찾았다. 

"후드득 후드드득"

비닐하우스 천장을 때리는 빗소리가 음악적이다. 여름을 재촉하는 비라서 그런지 빗줄기가 제법 굵다. 빗줄기 사이로 초여름의 낭만이 깃든다. 입춘(立春)에 내리는 비가 소고 소리라면 입하(立夏)에 내리는 비는 장구 소리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폭신한 땅의 촉감. 향긋한 흙냄새가 콧속 깊이 스며든다. 화사한 철쭉과 빗소리의 조화가 환상적이다. 비바람을 타고 들려오는 장항선 열차의 굉음 소리가 강의와 어우러져 운치를 더한다.

"엊그제 시작한 것 같은데 벌써 열 번째 강의입니다. 세월 참 빠르네요. 나무가 화분에서 오래 살 수 있는 이유는 생육에 방해되는 가지와 뿌리를 자주 잘라주고 적당량의 거름을 주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분재에서 정자(整姿), 정지(整枝), 전정(剪定)의 의미와 목적, 전지(剪枝) 등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나무 전체 모양을 일정한 양식에 의해 정지(가지고르기)하고 정돈하면서 익히는 것을 정자(모양 잡기)라고 하죠. 정지는 줄기와 가지 생장을 조절하여 알맞은 수형을 만들어가는 기초과정입니다.

관상 및 생장과는 관계가 없으나 생육에 방해되는 가지를 잘라버리는 것을 전지라고 하죠. 전지는 2월 초순이 적기입니다. 전정은 분재수의 관상, 개화 결실, 생육 조절 등을 위해 줄기나 세부가지를 솎아주는 작업을 말하죠.

전정할 때는 원래 붙어 있는 지난해 잎사귀 남기기, 잎 전체를 없애고 몸통을 자르기, 두 눈 두 잎사귀 자르기로 나무 전체의 균형을 맞춰줍니다. 특히 철쭉은 내년에 필 꽃눈을 6월 하순부터 9월 초순까지 형성하기 때문에 늦어도 6월 이전 전정이 끝나야 합니다.

전정에서 새순 나기까지는 나무에 따라 다르겠으나 보통 2~3주 소요되죠. 새순이 어느 정도 자라 꽃눈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시기를 잘 조정하고 거름도 충분히 줘야 합니다."

이 대표는 "전정의 의미는 가지의 분지 촉진, 수세의 균등화, 나무의 축소와 왜화, 충실한 가지와 병해충 예방에 있다.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편향지, 교차지, 중복지, 땅가지, U자형 가지, 굵은 가지, 상향지, 평행지, 병약한 가지 등은 솎아줘야 한다.

전정 작업의 목적은 나무의 형태, 생장 억제, 갱신, 생리 조정, 개화 결실 조정 등"이라고 부연한다.

수강생이 줄기 모양잡기를 하고 있다
 수강생이 줄기 모양잡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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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강생은 모두 일곱 명(남 4명, 여 3명). 그중 여섯 명은 부부 수강생이다. 강의 시간은 한 시간 남짓. 한 사람도 자리를 뜨지 않고, 표정도 진지하다.

강의가 끝나고 정자(가지치기) 실습에 들어갔다. 수강생들은 각자 마음에 드는 묘목을 하나씩 고른다. 그리고 이 대표 설명에 따라 불필요한 가지와 줄기를 솎아준다. 오늘 실습한 묘목은 각자 집으로 가져가 기른다고 한다.

작년부터 분재를 배우기 시작했다는 류은하(71), 오옥선(70) 부부. 그들은 꽃을 보는 마음가짐이 달라졌다고 말한다. 나무들과 정다운 대화를 나누면서 가지가 이렇게 뻗었으면 더 좋았을 거라고 생각해보는 등 나름대로 구상도 하고 평가도 한다는 것.

오옥선씨는 "꽃을 보면 그저 예쁘다고만 생각했는데, 지금은 모든 꽃과 나뭇가지에서 애정을 느낀다."라며 "나무를 보면 자생적으로 성장했는지 사람의 손길이 닿았는지 모양에 관심이 더 간다."라고 덧붙였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신문고뉴스와 매거진군산 6월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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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8월부터 '후광김대중 마을'(다움카페)을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정치와 언론, 예술에 관심이 많으며 올리는 글이 따뜻한 사회가 조성되는 데 미력이나마 힘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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