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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의 저자이자 천체물리학자인 칼 세이건에 따르면 우리 모두는 별에서 온 물질로 만들어진 천문학자의 후손이다. 어스트랄러지(Astrology)에서는 우리가 어떤 별의 영향을 받고 태어났는가에 따라 세상을 이해하고, 판단하는 방식이 다르다.

열두 별자리와 행성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가. 우리에게 친근한 영화·드라마 속 캐릭터를 예로 들어 이야기하고자 한다.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는 나 자신과 죽었다 깨어나도 이해할 수 없을 것 같은 그 혹은 그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하기 위해서. - 기자 말

로맨틱 코미디의 여자주인공은 예쁘고 날씬하다. "성격 나쁜 것은 참을 수 있어도, 못생기고 뚱뚱한 것은 도저히 참을 수 없다!"며 "쭉쭉빵빵 절세미녀"만 찾던 남자를 비꼬는 영화 <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에서도 여주인공 로즈메리(기네스 펠트로)의 뚱뚱하고 못 생긴 모습은 자주 노출되지 않는다.

대개의 경우, 여배우는 소위 "쭉쭉빵빵 절세미녀"가 아니고서는 성격파 배우로서 조연에 그치지 않는가. 2001년도 영화 캐릭터의 이미지를 위해 약 9킬로그램의  살을 찌우고 출연한 <브리짓 존스의 일기>의 르네 젤위거는 좀 다르지만 말이다.

2001년도 개봉한 영화 <브리짓존스의 일기>를 위해 르네 젤위거는 약 9킬로그램의 살을 찌웠다. 2016년도 가을 개봉 예정인 <브리짓존스 베이비> 역시 1,2편과 같이 르네 젤위거와 콜린 퍼스가 출연한다.
▲ <브리짓존스의 일기>(2001)와 <브리짓존스 베이비>(2016) 포스터 2001년도 개봉한 영화 <브리짓존스의 일기>를 위해 르네 젤위거는 약 9킬로그램의 살을 찌웠다. 2016년도 가을 개봉 예정인 <브리짓존스 베이비> 역시 1,2편과 같이 르네 젤위거와 콜린 퍼스가 출연한다.
ⓒ 영화 브리짓존스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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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도에 1편을 시작으로 2016년 올해 가을 3편으로 돌아오는 로맨틱 코미디 영화 <브리짓 존스의 일기>는 30대 싱글 여성의 일과 사랑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있다. 17년에 걸쳐 로맨틱 코미디 시리즈를 이어가다니 느릿느릿 황소자리 같다.

영화 <브리짓 존스의 일기>는 실용주의자, 황소자리의 삶과 사랑과 참 많이 닮아있다. 브리짓 존스로 분한 르네 젤위거(1969년 4월 25일 ☼ 황소자리 ☽ 사자자리)도 황소자리다.

오감이 발달한 풍만한 암소

4월 21일 곡우(穀雨 : 24절기 중 6번째 절기. 봄비가 내려 백곡(穀)을 기름지게 한다)에서 5월 20일 소만(小滿 : 햇볕이 풍부하고 만물이 점차 생장하여 가득 찬다)까지 봄의 한가운데 태어난 황소자리는 열두 별자리 가운데 두 번째 별자리로 풍만한 암소, 아름다운 흰 소의 모습이다.

제우스는 구름으로 변신해 이오와 사랑을 나눈다.
▲ <제우스와 이오>(1532년), 안토니오 알레그리 다 코레조, 빈 미술사 박물관 소장 제우스는 구름으로 변신해 이오와 사랑을 나눈다.
ⓒ 빈 미술사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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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기 많은 제우스가 강의 신 이나쿠스의 아름다운 딸 이오와 사랑을 나누는데, 갑자기 아내 헤라가 나타났다. 놀란 제우스는 이오를 암소로 바꾸었다. 헤라는 이를 아는지 모르는지, 세상에 없던 아름다운 소를 선물로 달라고 해서는 눈이 100개 달린 아르고스에게 24시간 감시를 시켰다.

제우스는 전령의 신 헤르메스를 시켜 아르고스를 죽이고 이오를 구했으나, 헤라는 계속해서 이오를 괴롭힌다. 결국 제우스가 이오를 다시 만나지 않겠노라고 약속한 이후에야 이오는 헤라의 손에서 풀려난다.

제우스는 미안한 마음에 이오가 변신했던 아름다운 암소를 하늘로 올려 황소자리를 만들어주었다고 한다. 목성(주피터, 제우스)의 제 1위성이 바로 이오다.

오랜 시간 황소로 지낸 이오는 혹시나 말을 하면 소울음소리가 날까 두려워서 그 후로도 오랜 시간 말을 못했단다. 황소자리들은 말이 많지 않다. 황소자리인데 말이 많다면 동쪽별자리가 쌍둥이나 물병자리처럼 공기 성향이거나, 수성이 쌍둥이자리일 것이다. 영화<브리짓 존스의 일기>에서 브리짓은 끊임없이 독백으로 속마음을 말하거나 일기를 쓴다.

황소자리는 본능에 충실하고 오감이 발달했다. 별자리 나이로는 7살에서 14살이다. 양자리가 "나는 누구인가", "나"에 집중하는 시기라면 황소자리는 "내 것"에 대한 소유욕이 생기는 시기다. 그래서 황소자리는 소유욕이 강하다. 아이가 초등학생 무렵 내 것, 내 방, 내 물건에 집착하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듯.

게다가 소는 양이나 사자, 사수처럼 야생의 동물이 아니라 집짐승이다. 당연히 안정감 있는 집, 저 푸른 초원 위의 그림 같은 집이 중요하다. 또한 소처럼 아름다운 자연을 사랑하고 조용하고 느긋한 시간을 좋아한다.

요즘 귀농이나 다운쉬프트 등 복잡한 도시를 벗어나, 시골에서 자연과 함께 하는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대개 황소자리이거나 주요 별자리에 황소자리의 기운이 강한 사람들이다. 원조 걸그룹에서 소길댁으로 변신한 이효리(1979년 5월 10일 ☼ 황소자리 ☽ 천칭자리)처럼.

황소자리와 처녀자리, 염소자리는 모두 안정된 흙의 기운이 강한 별자리로 현실성에 의지한다. 황소자리는 미와 사랑의 여신, 금성(비너스, 아프로디테)의 영향으로 아름다움을 추구한다. 그러나 같은 금성의 지배를 받는 천칭자리가 도시적인, 보석의 반짝이는, 인공적인 완벽한 아름다움을 추구한다면 황소자리는 자연적인, 가공하지 않은 아름다움을 추구한다.

로맨스 + 안정감 = 완벽한 결혼

엄마 취향의 촌스러운 복장으로 어린 시절 벌거벗고 잔디에서 뒹굴었던 과거가 있다는 이야기로 만난 두 사람이 처음부터 호감을 가지기는 어렵지 않을까?
▲ 브리짓과 다르시의 첫 만남 엄마 취향의 촌스러운 복장으로 어린 시절 벌거벗고 잔디에서 뒹굴었던 과거가 있다는 이야기로 만난 두 사람이 처음부터 호감을 가지기는 어렵지 않을까?
ⓒ 영화 <브리짓존스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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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내 평생 기다려 왔던 내 다른 반쪽이 혹시 저 남자.
- 영화<브리짓존스의 일기> 중 마크 다르시를 처음 보기 전 브리짓존스의 속마음 대사


브리짓이 매년 엄마의 칠면조 카레 파티에 참석하고, 촌스러운 원피스를 입는 이유는 제대로 된 남자를 만나, 결혼하기 위해서다. 결혼은 로맨스와 안정성, 두 가지를 동시에 추구하는 황소자리에게 일생일대 중요한 과제다.

그녀는 엄마의 소개로 잘 나가는 인권 변호사 마크 다르시(콜린 퍼스 : 1960년 9월 10일 ☼ 처녀자리 ☽ 황소자리)를 소개받는데, 두 사람은 처음엔 서로에게 아무런 매력도 느끼지 못한다. 황소자리는 느릿느릿 시간이 걸리는 별자리라 첫눈에 반하기 힘들다. 황소자리에게 어필하기 위해서는 천천히 시간을 들여 사랑의 신뢰와 성실성을 보여줘야 한다.

처녀자리인 마크는 브리짓을 가리켜 헛소리해대는 바보에 골초, 술고래라고 독설한다. 그래서 그녀는 일기를 쓰며 굳은 새해 결심을 한다. 몸무게를 빼고, 멋진 애인을 만들겠다! 매일 몸무게와 칼로리, 음주와 흡연량을 기록하면서. 현실주의자 황소자리는 로맨스를 꿈꾸면서도 자신의 현실을 직시할 줄 안다.

상사 다니엘(휴 그랜트 : 1960년 9월 9일 ☼ 처녀자리 ☽ 황소자리)이 그녀의 레이다망에 포착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오래 지켜봐온 대상이고, 일 잘하는 상사이니 황소자리에게는 만족할 만한 결혼상대다. 게다가 먼저 유혹까지 해오자 그냥 홀랑 넘어간다. 예민한 감각의 소유자 황소자리는 간혹 스킨십, 섹스와 사랑을 구별하지 못한다.

브리짓은 다니엘의 스킨십과 로맨틱한 대쉬에 쉽게 넘어가지만 이내 실연하고 냉장고 속의 모든 것을 먹어버린다. 황소자리답게
▲ 브리짓과 다니엘과 사랑과 실연 브리짓은 다니엘의 스킨십과 로맨틱한 대쉬에 쉽게 넘어가지만 이내 실연하고 냉장고 속의 모든 것을 먹어버린다. 황소자리답게
ⓒ 영화 <브리짓존스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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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때엔 살아간다는 것이 불가능해 보이고
냉장고 안의 음식을 모두 먹는 게 당연하게 느껴진다.
- 영화<브리짓존스의 일기> 중 다니엘에게 실연당한 브리짓존스의 대사


누구보다 본능에 충실한 황소자리는 배가 고프면 성질이 더러워질 수 있다. 그렇다고 맛없는 것으로 대충 한 끼를 때우는 것도 싫어한다. 그래서 황소자리들은 요리사나 요리 관련 업종에 많이 종사한다.

수십 개의 음식 프랜차이즈를 소유하고 있는 백종원(1966년 9월 4일 ☼ 처녀자리 ☽ 황소자리), 드라마 <파스타>와 함께 다양한 요리 프로그램을 두루 섭렵한 샘킴(1977년 5월 8일 ☼ 황소자리 ☽ 염소자리), 레이먼 킴(1975년 5월 5일 ☼ 황소자리 ☽ 물고기자리) 모두 황소자리다.

쉐프테이너로 인기를 끌고 있는 백종원과 샘킴 등은 황소자리다.
▲ 백종원과 샘킴 쉐프테이너로 인기를 끌고 있는 백종원과 샘킴 등은 황소자리다.
ⓒ tvn 집밥백선생 jtbc 냉장고를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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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들의 또 다른 공통점은 좀 풍만한 몸매를 갖고 있다는 것. 느릿느릿한 데다 맛있는 음식을 사랑하는 황소자리들은 비만을 조심해야 한다. 믿거나 말거나 물만 먹어도 살로 간다는 황소자리들. 백종원은 하루 두 시간씩 운동을 꾸준히 해도 살이 찌는 건 막을 수 없다고 말한다.

배용준(1972년 8월 29일 ☼ 처녀자리 ☽ 황소자리)과 먹방의 여신 박수진(1985년 11월 27일 ☼ 사수자리 ☽ 황소자리)은 골프와 요리, 와인으로 통했다고 하니 서로 내면의 황소자리를 알아본 것이 아닐까?

그러나 다니엘에게는 이미 약혼녀가 있는데다가 마크 때문에 브리짓을 유혹한 것이다. 이오가 제우스의 부인 헤라 때문에 겪은 고초를 생각해 보라. 당연히 황소자리에게 가정은 매우 소중하고 완벽한 결혼은 곧 안정감의 추구인데 바람이라니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브리짓은 다니엘과 헤어지고 조용히 신뢰를 쌓아온 마크의 품에 안기는 것이 당연하다.

황소자리 중에는 안정감의 추구를 위해 일찍 결혼하는 이들이 있다. 한가인(1982년 2월 2일 ☼ 물병자리 ☽ 황소자리)이 23살에 결혼한다고 했을 때 연정훈이 '도둑'으로 몰렸지만 그녀가 황소자리라는 것을 생각하면 왜 그토록 빨리 결혼을 했는지 이해가 된다.

반대로 이 사람이다 확신이 들지 않으면 느릿느릿 황소걸음처럼 결혼에 시간이 걸리는 경우도 있다. 나이 50에 여자친구가 생기고 결혼한 백종원처럼.

뒤끝 또한 오래 간다. 마크가 다니엘을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옛날 옛적 다니엘에게 아내를 빼앗겼기 때문이고, 해묵은 감정을 잊지 못한 두 사람은 결국 "벌써 수년 전에 했어야 할 일"이라며 주먹을 날리고 싸운다.

마크와 다니엘이 싸우는 장면은 마치 초등학생처럼 유치해 보이지만 자신의 것을 빼앗기고도 오래 참아온 황소자리의 싸움인 만큼 치열하다.
▲ 마크와 다니엘의 싸움 마크와 다니엘이 싸우는 장면은 마치 초등학생처럼 유치해 보이지만 자신의 것을 빼앗기고도 오래 참아온 황소자리의 싸움인 만큼 치열하다.
ⓒ 영화 <브리짓존스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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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소자리의 사랑에 대한 조언

지금 황소자리를 사랑하고 있다면, 꽉 잡으시라. 타고난 식도락가 기질 때문에 반찬투정을 좀 하고, 집에 오면 눕기부터 하는 게으름뱅이로 보이지만, 연애도 아닌 썸이 난무하고 삼혼 사혼이 늘고 있는 이 시대에 백년해로하는 신기한 종족이다.

황소자리에게 "내가 좋아, 내 배경이 좋아"라고 묻지 말라. 배경까지 포함해 당신이니까. 그들은 남편이나 아내, 인간관계까지도 소유의 연장선상으로 생각한다. 브리짓이 인맥=마크를 기반으로 뉴스 기자로서 자신의 위치를 안정시키는 것처럼.

게다가 '그냥 부자' 수호(1991년 5월 22일 ☼ 황소자리 ☽ 처녀자리, 아이돌 대세 그룹 EXO의 멤버 강남 8학군 출신의 엄친아. 취미 골프. 멤버에게 잘 쏘는 수호의 지갑에는 상위 1%만 가질 수 있는 블랙카드가 꽂혀있다고)처럼, 세계 최고의 축구 갑부 데이비드 베컴(1975년 5월 2일 ☼ 황소자리 ☽ 염소자리)처럼 돈복도 타고났다.

말없이 조용하지만 섬세하고 유순하며 속이 깊은 황소자리는 사랑하는 사람과 가족을 위해서는 돈을 아끼지 않는다. 가끔 사소한 돈에 인색해보이지만 그것은 황소자리는 지구에서 통용되는 돈의 가치를 잘 아는 실용주의자기 때문이다.

그는 가족과 친구를 위해 큰 돈을 조용히 내놓을 줄 알며, 사랑하는 연인을 위해 분위기 좋은 레스트랑, 조용하고 격조 있는 음악, 풍미 있는 음식도 준비할 줄 안다.

당신이 황소자리라면 둥글둥글한 생김새에 짧고 굵은 목, 느릿한 걸음 때문에 자칫 촌스러운 아줌마, 아저씨로 보일 수 있다. 실제로 자연을 사랑하고 촌에서 사는 걸 좋아하니 서운해 하지 마시길.

김종국(1976년 4월 25일 ☼ 황소자리 ☽ 물고기자리)이나 조지 클루니(1961년 5월 6일 ☼ 황소자리 ☽ 물병자리)처럼 자칫 느끼한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점도 잊지 말라. 연애하고 놀기 좋아하는 사자자리가 자아도취에 빠져 보이거나, 상대를 배려하는 매너 좋은 천칭자리가 우유부단한 바람둥이로 보일 수 있듯이.

그래도 당신은 최고로 감각적인 로맨티스트지 않은가. 시간의 힘을 믿고, 천천히 오랜 시간 곁을 지켜준다. 양자리가 '빨리빨리'라면 황소자리는 '천천히, 천천히'고, 양자리가 화끈하게 뜨거워졌다가 바로 식어버리는 양은냄비 근성이라면 황소자리는 가장 천천히 뜨거워져서 오래 뜨거움을 간직하는 가마솥의 뚝심을 가지고 있다.

섹스 또한 마찬가지라 그들의 애무는 길고 집요하다.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성욕보다 식욕에 치우치는 경향은 좀 아쉽다.


태그:#브리짓존스의 일기, #황소자리, #르네 젤위거, #브리짓존스 베이비, #별 읽어주는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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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5년 10월 4일 생 태양과 달별자리 뼛속까지 천칭자리. 2000년부터 KBS, SBS, MBC 등에서 방송작가로 먹고 살다 엘 까미노 별들의 들판 산티아고를 걷고 내 삶의 지도 별자리 Astrology와 만나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 별자리, 글쓰기, 강연, 상담, 방송 등을 하며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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