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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정 경기도 교육감 5월 기자 간담회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 5월 기자 간담회
ⓒ 황명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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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정 경기도 교육감이 "4.13 총선 민심은 역사 교과서 국정화 폐기"라며 "국민 의견을 무시하는 역사 교과서 국정화를 중지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의 누리과정 떠넘기기와 (일부) 정치권의 교육감 직선제 폐지 방침도 이번 선거에서 심판받았다"라고 주장했다.

교육감 직선제 폐지는 새누리당이 내세운 4.13 총선 공약이다. 선거 기간 중 경기도 학부모들이 이에 반발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새누리당 소속 경기도의원들은 교육감 직선제 폐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관련기사: 경기도 총선 이슈 떠오른 '교육감 직선제 폐지').

이 교육감은 3일 오전 출입기자와의 정례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정용택 경기도 교육청 역사교육위원회 위원장이 참석해 이재정 교육감과 함께 역사 교과서 국정화를 중지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경기도 교육청 역사교육 위원회는 정부의 역사 교과서 국정화에 맞서기 위해 지난 3월 발족한 기구다. 역사적 사고력과 상상력을 키우는 역사 교육 지원을 목적으로 한다. 정 위원장은 역사 교사 출신으로 전국역사교사모임 회장과 장곡중학교 교장을 역임했다.

정용택 "우리가 필리핀보다 못하다는 말했다가 교사직 박탈"

이재정 교육감(좌)과 정용택 경기도 교육청 역사교육위원회 위원장
 이재정 교육감(좌)과 정용택 경기도 교육청 역사교육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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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교육청 기자 간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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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위원장은 국정화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역사 해석을 가로막아 역사 교육이 획일화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역사 교과서를 국가가 발행하던 박정희·전두환·노태우 정권 때는 수업 중에 한 말 때문에 교사직을 박탈당하는 경우가 있을 정도로 (분위기가 험악해서) 교사들이 자기 검열을 할 수밖에 없었다"며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할 게 국정화"라고 강조했다.

기자가 실제 사례를 묻자 "80년대 초에 한 교사가 '우리가 필리핀보다 못하다'는 얘기를 수업시간에 했는데 제자 한 명이 그 말을 자기 아버지한테 옮겼고, 이로 인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교사직을 박탈당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박정희 시대에는 '우리 국력이 70년대까지 북한보다 못했다'라는 말을 해도 용공 찬양이 됐기 때문에 말을 조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다 보니 책에 있는 것을 그대로 가르칠 수밖에 없었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정 위원장은 "(역사 교과서 국정화는) 역사적 현상을 다양한 해석 없이 하나로 묶고 사람들 머리(생각)까지 한가지로 묶으려는, 진시황제가 자행한 사상통일(분서갱유), 유신 시대에 겪었던 사상통일"이라고 비판하며 "국정화를 중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정 교육감은 "학생, 교사, 학부모가 역사교과서 국정화로 인한 역사 교육 획일화에 대한 문제점을 스스로 인식하고 해결할 수 있게끔 노력하겠다"며 국정 역사 교과서에 맞대응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밝혔다. 이어 이를 위한 경기도교육청의 역사교육 방향을 설명했다.

역사 교육 방향은 ▲ 다양한 역사교재를 활용한 수업으로 학생의 역사적 상상력과 사고력을 키울 수 있는 다양한 역사교육 지원 ▲ 역사교사 동아리 활성화와 역사교육 네트워크 구축 ▲ 역사교육과정 재구성 역량 강화연수 ▲ 학생 역사 동아리 지원 ▲ 독도 교육 강화와 일본과 중국의 역사 왜곡 알리기 등이다.


태그:#이재정 교육감, #정용택 위원장, #역사 교과서 국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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