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22일 오전 종로구 인의동 대한민국어버이연합 사무실에서 추선희 사무총장이 '전경련과 재향경우회 등에서 뒷돈을 받았다' '청와대 행정관 지시로 친정부 시위를 벌였다' 등 각종 의혹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추선희 사무총이 기자회견을 위해 현수막을 설치하고 있다. 어버이연합 사무실에는 이승만, 박정희, 박근혜 사진액자가 곳곳에 걸려 있다.
▲ 박정희-박근혜 부녀 대통령과 어버이연합 22일 오전 종로구 인의동 대한민국어버이연합 사무실에서 추선희 사무총장이 '전경련과 재향경우회 등에서 뒷돈을 받았다' '청와대 행정관 지시로 친정부 시위를 벌였다' 등 각종 의혹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추선희 사무총이 기자회견을 위해 현수막을 설치하고 있다. 어버이연합 사무실에는 이승만, 박정희, 박근혜 사진액자가 곳곳에 걸려 있다.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청와대 행정관의 집회 지시 의혹, 전국경제인연합회 지원금 유착에 이어 국가정보원 연관 논란까지. 일명 '대한민국어버이연합(아래 어버이연합) 게이트'가 열렸다. 2006년 설립부터 현 시점에 이르기까지 어버이연합의 족적을 쫓다보면 이들이 활동할 때마다 강조하는 '애국 보수'를 마주하게 된다.

하지만 2006년 5월 8일 어버이날 출범한 이 단체가 말하는 '애국 보수'의 기준이 무엇인지는 명확히 알 수 없다. 최근 어버이연합이 인천공항 사설주차 업체의 요청을 받고 집회를 열었다는 의혹도 제기 되면서 '직업적 시위'라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그동안 언론보도를 통해 어버이연합의 10년을 돌아봤다.

#2006년 어버이날 창단, 'DJ 햇볕 정책' 안돼!

어버이연합의 출범 초기 활동은 주로 대북 정책 비방과 국정원 수사 옹호 등 '애국 보수' 구색 맞추기에 집중됐다.

활동 시작 시점인 2006년 10월에는 김대중 정부 시절의 햇볕정책이 이들의 규탄 대상으로 올랐다. 당시 30여 명의 어버이연합 회원들은 김대중도서관 앞에 모여 "김대중 정권과 현 정권의 대북 햇볕 정책 및 유화 정책은 총체적으로 실패했다"며 집회를 벌였다.

같은 해 11월에는 국정원의 민주노동당 '일심회 사건' 수사에 맞춰 "수사를 멈추지 말고 계속 간첩을 색출하라"고 시위했다.

#2007년 대선 경선 후보, 이명박 'NO'

대선 경선이 치열했던 2007년의 한나라당. 당시 박근혜 후보와 이명박 후보 간의 경쟁에서 어버이연합은 이명박 후보 '적극 반대'에 나섰다. 그해 7월 19일 한나라당 국민검증위원회에서 열린 대선 경선후보 청문회장 앞에선 이명박 후보의 부동산 투기 의혹을 언급하며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같은 해 11월엔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대선 출마를 요구했다. 이들은 관련 집회를 열고 "정체성과 이념이 모호하고, 경쟁력이 낮은 이명박 후보에 연연하지 않는다"며 "이 전 총재의 대선 출마로 애국 정권을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2008년 11월 26일자 <경향신문> 11면에 실린 '알려왔습니다'에 따르면, 어버이연합은 '이회창 지지'를 철회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들은 <경향신문>의 '종묘 공원은 어르신들의 아고라' 기사에서 "이회창 지지자가 많은 것으로 알려진 대한민국어버이연합회"라는 문장을 "우리는 박근혜 지지자가 많은 보수 단체"로 정정해 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2008년 '삼성 특검' '미국산 소고기 수입 반대', 안돼!

일명 삼성 '떡값 검사' 논란으로 시끌시끌했던 2008년 상반기. 진실 규명 한가운데 서 있던 김용철 변호사는 어버이연합을 비롯한 보수단체로부터 신변의 위협을 받았다.

그해 3월 11일 당시 삼성 특검팀이 김 변호사를 참고인 조사하려 했지만, 어버이연합이 특검 사무실을 둘러싸고 김 변호사의 출입을 막아 섰다. 당시 이들은 타 보수 단체와 결합해 '삼성특검반대시민연대'를 만들어 특검 수사를 방해했다.

같은 해 4월부턴 전국을 '촛불'로 묶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집회에 얼굴을 내비쳤다. 이들은 집회 초기 국민적 목소리인 '수입 반대'에 동의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다시 '수입 반대'를 반대하는 '맞불 집회' 집단으로 변모했다(관련 기사 : '국민토성' 완성..."오늘은 명박산성 넘자").

#2009년 '5.16 국경일'·'오바마 대통령' 환영! 

2009년 11월 18일 오후 서울 세종로 미대사관앞에서 대한민국어버이연합, 반핵반김국민협의회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미국 오바마 대통령 방한 환영 및 UN대북제재, 북핵폐기 촉구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2009년 11월 18일 오후 서울 세종로 미대사관앞에서 대한민국어버이연합, 반핵반김국민협의회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미국 오바마 대통령 방한 환영 및 UN대북제재, 북핵폐기 촉구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2009년 상반기 어버이연합은 노무현 전 대통령 관련 수사에 활동을 집중했다. 노 전 대통령의 검찰 출두 30일 전, 이들은 "노무현 구속"을 내걸고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청사 앞에서 적극 수사를 요구했다.

같은 해 5월 16일엔 박정희 전 대통령의 5.16 쿠데타를 '혁명'으로 칭한 기념 행사를 열고 "멀지 않은 장래, 5월 16일이 국경일로 제정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해 11월 18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방한 했을 당시엔 'USA WELCOME'이라는 손팻말을 걸고 환영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2010년'용산 참사 국민장', '무상급식' 반대!

'어버이연합'을 키워드로 검색한 기사는 2007년 66건, 2008년 126건, 2009년 309건에서 2010년에 들어 927건으로 급증했다. 어버이연합의 도약기라고 할 수 있다. 이후 어버이연합은 매해 1000~2000개 가량의 기사에 등장했다. 관련 기사 건수의 증가만큼 이들의 활동 또한 다양한 범위에 걸쳐 수시로 진행됐다.

이들은 2010년 1월 9일 경찰의 무리한 진압 작전으로 사망한 용산 참사 희생자의 장례식에도 등장했다. 용산 참사 희생자의 장례가 국민장으로 치러지는 것에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미국산 쇠고기 보도'로 재판을 받은 PD수첩 관계자 무죄 선고에 반발해 같은달 21일 당시 대법원장 차량을 겨냥, 달걀을 투척해 입건 되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국가인권위원회에 난입해 동성애 반대 집회를 열기도 했고, 4대강을 반대하는 시민단체의 토론회를 습격해 "좌파 빨갱이를 잡아넣어야 한다"고 소리치기도 했다.

당시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의 핵심 정책이었던 친환경 무상 급식을 '포퓰리즘' 정책으로 규정, 반대 시위를 이어가기도 했다.

#2011년 '희망버스는 절망 버스'

20011년 7월 30일 오후 '대한민국어버이연합회' 등 보수단체 회원들과 영도 주민들이 부산 중구 롯데백화점 앞에서 희망버스 참가자들의 한진중공업 접근을 막기 위해 모여 정치인과 외부세력의 개입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20011년 7월 30일 오후 '대한민국어버이연합회' 등 보수단체 회원들과 영도 주민들이 부산 중구 롯데백화점 앞에서 희망버스 참가자들의 한진중공업 접근을 막기 위해 모여 정치인과 외부세력의 개입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우리는 한다면 하는 사람들이다. 기자회견 끝날 때까지 천막을 철거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저 텐트를 다 때려 부수겠다."

최근 '어버이연합 게이트'의 핵심 인사로 알려진 추선희 어버이연합 사무총장이 2011년 7월 18일 당시 한 말이다.

그를 포함한 어버이연합 회원들은 당시 한진중공업 사태 해결 촉구를 위해 희망 텐트를 치고 단식 농성을 시작한 노회찬, 심상정 전 진보신당 대표 등을 찾아가 "저들을 즉결 처분해야한다"고 외쳤다. 이들이 당시 들고 섰던 손팻말엔 '희망버스는 절망 버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이렇게 2011년은 한진중공업 사태를 둘러싼 '희망' 캠페인과 어버이연합 간 대결의 해였다고 해도 무방하다. 같은 해 7월 30일, 한진 노동자들을 응원하기 위해 출발한 희망버스를 막기 위해 도로를 점거하고 버스에 난입하기도 했다.

다음달인 8월 30일에는 보수 기독교계가 희망버스 저지를 위해 이들 단체에 1000만 원을 지원했다는 정황이 드러나기도 했다.

#2012년 'NLL 대화록 공개하라'

대선이 있었던 2012년에는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지원에 집중했다.

당시 박 후보를 겨냥, 비판 보도를 이어간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 출연진들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새누리당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 관련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내용을 문제삼자 '공개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힘을 보탰다. 이들은 그해 12월 20일, 박근혜 대통령 '당선 축하' 집회로 그해 활동을 마무리했다.

#2013년 '손석희'부터 '황우여'까지

2013년 손석희 JTBC 보도부문 사장과 황우여 전 교육부 장관이 어버이연합의 '저격 대상'에 올랐다.

어버이연합은 '손석희 석사 논문 표절 진실 규명 집회'라는 이름으로 손 사장을 겨냥했다. 이같은 논란의 출처는 극우 보수 논객 변희재씨가 발족한 <미디어 워치>의 산하기관인 연구진실성 검증센터를 통해 제기됐다.

연말인 12월 9일에는 당시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가 국정원개혁특위 구성에 합의한 것을 두고 황우여 대표를 형상화한 조형물에 불을 붙이는 '화형식'을 열기도 했다. 조형물의 머리엔 '새누리당'을 '새머리당'으로 조롱하기 위한 닭 가면이 붙어 있었다.

#2014년 세월호 유족 규탄

대한민국어버이연합과 나라사랑실천운동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올레스퀘어 앞에 모여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는 유가족과 단식농성단을 비난하자, 지나가는 시민들이 귀를 막으며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이날 보수단체 회원들은 "유가족 분도 있지만 유가족 뒤에 있는 대한민국을 어지럽게 하는 선동꾼들이 있다"며 "세월호 참사를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좌익세력을 반드시 척결 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한민국어버이연합과 나라사랑실천운동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올레스퀘어 앞에 모여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는 유가족과 단식농성단을 비난하자, 지나가는 시민들이 귀를 막으며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이날 보수단체 회원들은 "유가족 분도 있지만 유가족 뒤에 있는 대한민국을 어지럽게 하는 선동꾼들이 있다"며 "세월호 참사를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좌익세력을 반드시 척결 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2014년, 세월호 참사는 어버이연합에게도 '규탄의 대상'이 됐다.

이들은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이중적인 태도를 보였다. 처음에는 추모와 진상규명에 동의하는 듯 보였지만 시간이 지나자 세월호 유가족을 비난하기 시작했다.

어버이연합은 그해 5월, 세월호를 소유했던 청해진해운을 '물류대상' 수상자로 선정한 인천시를 규탄하며 '책임자 처벌'이라는 사회 기류에 동참했다. 같은 달 10일엔 동아일보사 앞에서 세월호 희생자 추모 집회를 열기도 했다. 정부가 세월호 참사 책임자로 지목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소재 제보에 1천만 원의 현상금을 걸기도 했다.

그러나 참사 초반 보인 어버이연합의 세월호 추모 분위기는 채 반년을 넘기지 못했다. 이들은 '세월호 유가족 일상 복귀 촉구 집회', '유민이 아빠 김영오씨 규탄 집회', '세월호 농성장 철거 촉구 기자회견' 등을 연달아 열며 유가족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해 전국을 누비며 국민에게 호소하는 세월호 유가족들을 향해 "선동 세력"이라는 말도 서슴지 않았다.

최근 <시사저널> 보도를 통해 당시 세월호 집회에 참석한 탈북자단체 회원들에게 어버이연합이 일당을 지급한 것이 공개됐다.

#2015년 박근혜 대통령의 적은 어버이연합의 적?

대한민국 어버이연합을 비롯한 보수단체 회원들이 2015년 7월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 어버이연합 "배신정치 유승민 물러가라" 대한민국 어버이연합을 비롯한 보수단체 회원들이 2015년 7월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2015년 어버이연합은 박근혜 대통령이 '배신의 정치'라고 낙인 찍은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주요 타깃으로 삼았다. 이들은 그해 6월 29일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 '유승민 원내대표 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어버이연합은 "유승민은 박근혜 대통령을 배신했다"면서 "유승민을 둘러싼 호위무사는 국민 심판을 받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해 박근혜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했던 역사 교과서 국정화 전환에도 두팔을 걷고 나섰다. 이들은 '올바른 역사교과서 집회'라는 이름으로 10월 초부터 집회를 시작해 국정화 확정 고시일인 11월 3일까지 시위를 이어갔다. 고시일에는 '확정화 고시 지지 집회'를 열었다.

2015년 연말, 어버이연합은 세월호 진상 규명 저지에 다시 집중했다. 특별조사위원회 '해체 촉구'에 이어 12월 15일엔 '특조위 퇴출'로 나아갔다. 

어버이연합은 각종 의혹이 보도되기 시작한 지난 11일까지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한일협상 타결 환영 집회, 테러방지법 지지 기자 회견, 4.16 세월호 참사 2주기 전문가 토론회 반대 집회 등, '애국 보수'의 얼굴로 정부와 여당의 정책 기조에 편승한 집회와 기자회견을 끊임 없이 이어왔다.


태그:#어버이연합, #청와대, #전경련, #국정원
댓글37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