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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살균제 '가습기메이트'의 제조사인 SK케미칼이 판매사인 애경산업에 보낸 문서. 애경산업은 2011년 11월 공정거래위원회의 가습기살균제 허위표시(제품에 '인체무해' 표시) 관련 위법사실 조사에 대응하기 위해 SK케미칼 측에 이와 같은 소명자료를 요청했다.
 가습기살균제 '가습기메이트'의 제조사인 SK케미칼이 판매사인 애경산업에 보낸 문서. 애경산업은 2011년 11월 공정거래위원회의 가습기살균제 허위표시(제품에 '인체무해' 표시) 관련 위법사실 조사에 대응하기 위해 SK케미칼 측에 이와 같은 소명자료를 요청했다.
ⓒ 장하나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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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살균제 사망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원료공급업체인 SK케미칼이 2011년 11월 3일에 제품 흡입을 권장하는 내용의 소명자료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롯데마트 등 제조 업체가 사과하고 옥시 등 관련 업체에 대한 불매운동이 확산되는 가운데 원료공급업체인 SK케미칼에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장하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입수해 25일 공개한 SK케미칼의 문서에는 "이것(피톤치드)을 흡입할 경우 인체를 공격 중인 각종 병원균들이 사멸되고 상쾌한 기분을 느끼게 해줌으로써 삼림욕 효과를 일으킵니다"라며 "라벤더향은 화장품의 원료 및 향수로도 쓰이며 두통(해소)이나 신경안정제로도 사용됩니다"라고 나와있다.

제품 홍보문구에 명시된 '피톤치드'나 '라벤더향'의 효과를 나열한 것이지만, 이것은 가습기살균제품 이용 시 발생하는 연기를 흡입하는 경우를 전제로 한다. 앞서 SK케미칼은 '가습기살균제 사망 사건'에 대해 원료공급 당시 '물질안전보건자료'에 "흡연하지 마시오"라는 문구를 넣었다는 이유로 책임을 회피해 왔다.

이 문서는 가습기살균제 '가습기메이트'의 원료 제조사인 SK케미칼이 판매사인 애경산업에 보낸 것이다. 애경산업은 2011년 11월 공정거래위원회의 가습기살균제 허위표시(제품에 '인체무해' 표시) 관련 위법사실 조사에 대응하기 위해 SK케미칼 측에 이와 같은 소명자료를 요청했다.

검찰수사 빗겨간 CMIT, MIT

가습기살균제에는 주로 독성성분 4가지(PHMG, PGH, CMIT, MIT)가 들어있다. SK케미칼이 만든 가습기메이트는 CMIT와 MIT가 들어가 있는 제품으로, 옥시레킷벤키저의 '옥시싹싹 뉴가습기당번(PHMG 성분)'과 함께 인기 판매상품이었다.

CMIT와 MIT는 2012년 9월 환경부가 인체와 어류 등에 유해한 유독물로 지정한 물질이다. 환경부 산하 환경산업기술원이 파악한 바에 따르면, 두 물질이 들어간 제품(가습기메이트, 이마트 가습기살균제, 함박웃음, 산도깨비)으로 인해 총 36명이 숨졌다(피해신청 사례 136건 중 71건 피해인정).

하지만 질병관리본부는 2012년 2월 두 물질을 담고 있는 제품에서는 '폐 섬유화' 소견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때문에 CMIT, MIT 관련 피해자들은 낮은 단계의 피해 판정(3, 4등급)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해당 업체도 현재 진행 중인 검찰수사 대상에도 빗겨나 있다.

CMIT, MIT 피해자들은 폐 섬유화 증상을 보인 PHMG, PGH 피해자들과 달리 간질성 폐질환, 심장질환, 내분비, 순환기, 내장질환, 비염 등 다양한 질환을 호소하고 있다.

장하나 의원은 25일 "현재 검찰수사가 옥시 가습기살균제 제품 원료인 PHMG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라며 "CMIT, MIT 성분의 가습기살균제 제품인 가습기메이트, 이마트 가습기살균제, 함박웃음, 산도깨비 제품 사용 피해와 관련해서도 수사가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SK케미칼이 삼림욕 효과, 아로마테라피 효과 등을 강조하며 흡입을 권장하는 가습기살균제 원액을 직접 제조해 공급해왔음이 드러났다"며 "가습기메이트의 제조사이자 흡입용도인 줄 알면서 원료를 공급해 온 SK케미칼도 응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도 25일 논평을 내고 "정부는 CMIT, MIT 성분의 가습기 살균제 피해에 대해서도 조사해야 한다. 원료공급업체에 대한 조사도 실시돼야 한다"라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 SK케미칼의 해명을 듣고자 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피해자들 '가습기살균제 오적' 발표

한편 '가습기살균제 사망사건'의 가장 많은 피해사례 낸 옥시를 대상으로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누리꾼들은 사건이 발생한 2011년 이후 침묵하다가, 지난 19일 검찰조사를 전후로 잇따라 사과문을 낸 관련 업체들의 행태에 분노하고 있다.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아래 가피모)과 환경시민센터는 24일 옥시 제품 불매운동을 선언하며 관련 사건의 '오(5)적'을 발표했다. 이들이 발표한 오적과 요구사항은 다음과 같다.

가습기살균제 사망사건 오적

▲ 한국국민 죽고 다치게 한 유럽계 다국적 기업: 영국계 생활용품기업 옥시레킷벤키저(Oxy Reckitt Benkiser), 영국계 유통기업 테스코(TESCO), 덴마크기업 케텍스(KeTex) ▲ 소비자 죽고 다치게 한 한국기업, 특히 재벌들의 대형할인마트: 롯데그룹 롯데마트, 신세계그룹 이마트, 삼성그룹 홈플러스, GS그룹 GS리테일, 코스트코, 다이소, 애경 ▲ 증거조작 및 은폐하는 살인기업 비호하는 김앤장 ▲ 앞으로는 국민 위한 환경보건정책, 뒤로는 피해자 외면하는 대한민국 환경부 ▲ 연구윤리 저버리고 고용과학의 대명사 된 서울대, 호서대 교수들

요구사항

▲ 가해기업들은 사과 코스프레, 언론플레이를 즉각 중단하고, 진심을 갖고 피해자와 대한민국 국민에게 무릎 꿇고 사과하라 ▲ 무참하게 사람 목숨을 빼앗고 방치한 살인기업들과 대한민국 정부는 각성하고, 즉각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 ▲ 정부는 가습기살균제 피해신고센터를 설치하고, 3-4단계 피해자 대책을 세워야 한다. 또한 판정 대기자들에 대해서도 서둘러 판정 절차를 진행하라 ▲ 20대 국회는 가습기살균제 청문회를 개최하고, 특별법을 통과시켜라 ▲ 대한민국 검찰은 가해 기업들을 살인죄로 처벌해야 하고, 구속수사 하라 ▲ 서울대와 호서대 등은 연구 윤리를 저버린 교수들에 대해 파면하라


태그:#가습기, #살균제, #옥시, #SK케미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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