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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꿈키움중학교에서는 매주 화요일 스포츠리그로 학교가 시끄럽습니다.

총 4개의 종목이 있습니다. 피구, 스피드컵, 축구, 플라잉 윷놀이로 대결을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플라잉 윷놀이가 가장 재밌더군요. 게임 방식은 일반 윷놀이랑 똑같습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윷을 공중으로 던지는 것이 아니라 원반을 던져서 '도, 개, 걸, 윷, 모'라고 적힌 란에 넣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훌라후프로 나눠진 칸의 원하는 곳에 넣기는 상당히 힘들었습니다. 대부분의 원반이 훌라후프로 밖으로 나가 '낙'이 되는 상황이 어찌나 웃기던지요.

플라잉윷놀이판, 이곳에 원반을 던져서 들어가면 이동합니다.
 플라잉윷놀이판, 이곳에 원반을 던져서 들어가면 이동합니다.
ⓒ 김용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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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생은 4팀으로 나뉘어 게임에 임합니다. 사랑, 인성, 창의, 행복팀으로 나뉘구요. 무학년, 무반제로 모든 학생들이 골고루 섞여서 팀을 이룹니다. 반별로 나뉜 것도 아니기에 담임샘들은 모든 팀을 응원할 수밖에 없지요. 상당히 재미있습니다.

아이들은 화요일 7교시가 되면 해당 팀의 해당 종목으로 이동을 합니다. 스포츠리그를 진행할 때 할 일이 없어서 돌아다니는 학생은 한명도 없습니다. 모든 학생들이 모든 종목에서 게임을 하는 시스템입니다.

축구, 공을 따라 모두 이동하는 아이들. 남녀 구분이 없습니다.
 축구, 공을 따라 모두 이동하는 아이들. 남녀 구분이 없습니다.
ⓒ 김용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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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는 정말 재미있습니다. 우리학교 스포츠 리그의 특징은 선수구성에 남녀의 구분이 없다는 것입니다. 모든 종목에서 원하는 친구는 자유롭게 즐길 수 있습니다. 잘하고, 못하고가 문제가 아니라 함께 즐기는 것이 주 초점입니다.

선생님들은 심판을 주로 보십니다. 저도 온 학교를 돌아다니며 아이들이 선후배, 친구들과 즐겁게 게임을 하는 것을 보니 신나더군요.

이번 주로 스포츠리그는 2회째를 맞이했습니다. 7월까지 일정이 잡혀 있습니다. 스포츠리그로 인해서인지 아이들이 점심, 저녁시간에 운동장에서 공을 차러 나옵니다.

운동은 자라는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좋은 과정입니다. 땀을 흘리는 것은 그 이상의 신체적, 정신적으로 상쾌함을 선사합니다. 신나게 뛰어 논 아이들은 같이 노는 속에서 다양한 것을 배웁니다. 게임의 규칙, 협동하는 방법, 갈등해결 방법, 사람 대하기, 정당한 경쟁, 성취감 등 삶에 많은 도움이 되는 것을 자연스레 배우게 됩니다.

스피드컵쌓기를 하는 아이들, 시간이 지날수록 손놀림이 빨라지는게 신기했습니다.
 스피드컵쌓기를 하는 아이들, 시간이 지날수록 손놀림이 빨라지는게 신기했습니다.
ⓒ 김용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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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는 곧 교육입니다. 놀이는 곧 성장입니다. 놀아야 할 시기에 놀지 못한 아이는 어떤 부분에서든 불안을 안고 자랍니다. 실컷 논 아이는 마음이 그만큼 열린 상태로 성장합니다.

"학교에서 왜 아이들이 놀기만 합니까?"라고 걱정하시는 부모님들도 계십니다. 노는 것을 무시해서는 안됩니다. 놀면서 자신도 모르게 배우는 것이야 말로 참 배움입니다.

부모님들께서도 과거 어린시절을 떠올리며 미소짓는 내용 중에, 동네 친구들과 놀았던 시기가 떠오르는 분들이 많이 계실 것입니다. 노는 것은 시간 낭비가 아니라 건강히 자라는 시간 투자입니다. 친구들과 노는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고 놀이꺼리를 찾아내는 것이 바로 창의적인 활동입니다.

올해는 학교에서 시스템을 짜서 활동이 이루어지지만 언젠가는 아이들이 스스로 이런 놀이를 기획하고 함께 노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놀아라" 해서 노는 것보다 "놀자"해서 노는 것이 더 재미있기 때문입니다.

놀이는 시간낭비가 아닙니다. 아이들이 재미있고 신나게 놀 수 있게 지켜보는 것, 기회를 제공하는 것, 강요하지 않는 것, 어른들의 또 다른 역할입니다.

덧붙이는 글 | 개인 블로그에도 올릴 예정입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대해 중복게재를 허용합니다.



태그:#스포츠리그, #축구, #피구, #스피드컵쌓기, #플라잉윷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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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보다는 협력, 나보다는 우리의 가치를 추구합니다. 책과 사람을 좋아합니다. 완벽한 사람이 아니라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내일의 걱정이 아닌 행복한 지금을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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